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복음을 만나니까, 아주 단순해 지더군요”

약속장소인 강남 신사동으로 가는 길.. 문자가 왔다.“제가 모자에 기타를 들고 있어요. 예배마치고 바로 와서…”문화 미디어에 종사하는 이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고 다니는 문화미디어엔터테이먼트(이하 문미엔)의 이성호 목사. 그는 인터뷰 내내 이렇게 말했다. 십자가 복음! 그거면 돼요.

– 어떤 분이신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부모님 따라 유년시절을 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생활하다 대학입학 때 한국으로 들어왔어요. 모태신앙 출신으로 집안에 목사님 열분, 선교사님 한 분 계십니다. 아버지는 장로님, 어머니는 권사님. 그런데 저는 어릴 적부터 교회가 싫었어요. 예배시간이 끔찍했고, 찬양도 싫고, 설교가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어요. 20대까지 그렇게 살았어요. 세상에서 노는 거 좋아하고, 교회는 열심히 다니긴 했지만 종교 생활이었죠. 93년도 대학 2학년 때 수련회를 통해 주님 만나기 전까지 말이에요.”

– 그때 목사가 되기로 결심한 건가요?
“목사가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경영학과를 다녔는데.. 그냥 돈 벌고, 평범하게 누리며 사는 게 저의 꿈이었으니까요. 저에게 부르심이나 소명을 묻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그런 영역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어요. 복음을 만나니까 아주 단순해지더군요. 이것밖에 할 게 없었어요. 수련회 때 선교사로 콜링 하는데 ‘주님, 저 좀 써주세요’라고 고백하며 저를 주님께 드렸어요. 한 마디로 자원입대한 거죠.”

– 자원입대 후 주님이 삶을 어떻게 이끄셨나요?
“주님 위해 살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되었어요. 사회생활을 하고 신학을 할지 바로 신학을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신학대학원에 들어갔죠. 동시에 교회 사역이 시작됐어요. 때론 좌절도 있었고, 도망치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주님을 찾는 길밖에는 없었어요. 그리고 2002년 분당 샘물교회를 섬기게 되었고, 7년 동안의 시간을 보낸 후 문미엔을 개척하게 되었어요. 만약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에요.”

– 어떤 시간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충격이었어요. 담임 목사님의 섬기시는 모습에 늘 도전을 받았죠. 그곳에서는 누구도 특별하지 않았어요. 서로 섬기는 리더십을 보며 정말 그런 삶이 가능함을 보았죠. 사회에서도 칭송받을 만큼 정직하고, 모범이 되는 교회 모델이었어요. 그런데 2007년 아프간 사건을 겪으며 달라졌죠. 개인적으로 그 사건을 통해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사건이었어요.”

– 조금 더 자세히 나눠주시겠어요?
“순교가 주님의 영광이라는 거 다 알겠는데… 당장 내가 좋아하는 선배(고 배형규 목사)와 그리고 함께 한 분들의 그 일을 겪으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그 잔인한 탈레반에 대해 화가 나기도 하고, 하나님께 대해 원망감도 생기더군요. 인간적인 고통은 피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신기하죠. 그런 상황 속에서 주님을 향한 고백은 오히려 새로워졌거든요. 그때 비로소 주님이 일하시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어요. 교회에 많은 프로그램들이 들어와 사람이 좋아하도록 맞춰진 사역을 하던 무렵이었는데, 그 사건이 저의 인식을 크게 뒤집은 계기가 됐죠.”

– 어떤 변화를 경험하셨나요?
“매일 수 천통씩 교회 사무실로 전화가 왔고, 인분, 달걀 등을 던지는 이들을 보았어요. 오해와 비방을 받았지만 정말 그것 때문에 화가 나거나 힘들진 않았어요. 오히려 이런 마음이 들더군요. 세상으로부터 미움 받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그것을 생각하지 않았지, 그게 비정상이구나. 교회가 세상에서 잘 보이고 싶어 하는 것이 곧 세속주의구나.

그때 주님이 제게 주신 메시지는 단순했어요. ‘너 사람 살리고 싶니? 너 열매보고 싶니? 다른 길 없다. 죽는 것이다. 너가 죽지 않으면 어떤 부흥도 없다. 사람이 몰려온다 하더라도 그건 부흥이 아닐 것이며, 너의 열매가 아니다. 너가 일하는 원리는 한가지다. 순교의 원리다.’ 이후 그게 저의 사역의 원리가 되었고, 문미엔 사역도 그와 동일한 원리로 섬기게 되었죠.”

– 그 원리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엔터테이먼트의 영향력은 현대시대에 말할 수 없이 강력하죠. 이것이 사람의 생명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할 정도로 파워풀하다고 생각해서 저도 처음에는 여기에 복음을 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주님이 그것을 뒤집으셨죠. 아주 쿨(?)하시게. “나 엔터테이먼트 안써!” 세상에서는 영향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세상의 영향력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이 아니었어요.

연예인들의 인기나, 한류열풍이 선교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전 세계적으로 인간을 숭배하도록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었죠. 이것을 도구로 하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주님은 오직 십자가만을 사용하신다는 확신을 주셨어요. 그리고 저도 주님께 쓰임 받으려면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함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그 메시지를 문미엔에서 전해요.”

– 그 영역에 종사하는 분들이 듣기 쉽지는 않았겠는데요?
“어떻든 그렇게 권면해요. ‘영화 한편으로 떼우듯 하지 말고 복음의 삶을 주님께 드리세요. 그리고 화려한 디지털 시대에 철저하게 아날로그로 일하시는 주님께 아날로그의 영성으로 무장하세요.’라고 말해요. 왜냐하면 세상의 영향력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흐를지 모르지만 하나님 나라의 영향력은 밑에서 위로 흐르니까요.

세상의 개혁은 중심에서 일어나지만, 하나님 나라의 개혁은 세상의 변두리에서 일어나거든요. 우리가 변두리 영성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엔터테이먼트는 버림받을 수밖에 없어요. 주님께 쓰임 받으려면 철저하게 그 영성으로 무장하는 것뿐이에요. 인기를 버리고 오직 십자가를 짊어지는 길. 선교의 도구는 사람이지 문화적인 요소가 아니거든요. 무식하고 불편해 하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주님이 하시는 것을 바라봐요.”

– 이 영역을 뛰어드신 계기라도 있었나요?
“제가 땜빵에 은사가 있는가 봐요. 제 나이에 주례도 땜빵한 적 있었으니까요(웃음). 2005년에는 어떤 회사인지도 모르고 선배 목사님 대신 신우회 모임에 갔는데 그곳이 연예기획사였어요. 그게 제가 이 영역에 발을 디디게 된 시점이에요. 원래 비정부기구(NGO) 훈련 받고 2006년도 말. 캄보디아 선교사로 나가려고 했어요.

그 때 주님께 백지로 맡기고, 2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며 아프간 사건을 겪었죠. 그리고 2008년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 사건을 보며, 그것도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사건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아내와 기도하다가 ‘가장 목자가 없는 곳으로 가라’는 마음에 순종하게 됐어요. 복음은 교회용이 아니라 전 세계용이다. 너의 강대상은 여기가 아니라 세상이다. 주님이 저같은 세리들과 창녀들에게 찾아와서 커피 마시며 복음을 전하시다가 바리새인들에게 욕 먹으셨던 것이 그려지면서 아.. 이게 내 일이구나 깨닫게 되었죠.”

– 문미엔 사역을 소개해주세요.
“저희 사역의 목표와 부르심을 한마디로 하면, 이 영역을 선교지로 삼고 이 영역에 계신 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복음의 용사가 되게 하자. 그게 전부예요. 그래서 이 영역에 있는 분들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복음으로 섬기는 거에요.”

–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나눠주세요.
“세속적인 가치관 때문에 이 땅에는 번영신학의 뿌리가 깊어요. 그 덕분에 복음증거를 위해 이 영역에서 정상이 돼야 하고 돈, 실력, 권력, 힘을 갖춰야한다고 해요. 그건 속임수예요. 연예인들 중 상을 타서 주님께 영광 올리며 고백 하는 것, 그래야 사람들이 복음을 믿게 될 것이라는 착각도 하죠. 사람들은 결코 그것 때문에 믿지 않는데도 말이에요. 주님의 영광도 그렇게 드러나지 않아요. 자기만 드러날 뿐이죠. 저는 복음의 원리를 믿어요. 낮은 자를 들어 높은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

그런 메시지가 싫어서, 이 모임을 나간 분도 계시지만 복음 앞에 반응 하고 복음과 기도로 세워지고 있는 모습도 봐요. 제 일은 돌아다니며 되도록 많은 사람을 만나는 거에요. 주님이 성육신하셨듯이 무조건 찾아가요. 영화인, 방송인, 연예인, 소속사, CEO 등 다양해요. 최근은 패션업계도… 문미엔 지체들과 함께 다양하게 개척해 나가고 있는데요. 복음 나누고.. 소그룹 성경공부모임 하고 찾아가서 만나고 그들과 함께 울고 웃고, 그렇게 사역을 해요.”

– 그동안 사역하시며 기억나는 분이나 믿음의 고백이 있으신지요?
“믿음의 원리대로 우직하게 순종하자고 했는데 때로 믿음과 상반되는 역할이나 광고 등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계세요. 자신만 희생하는 건 괜찮은데 함께 일하는 분들까지 손해가 끼치니까 결정하기 난감한 때도 있죠. 마치 복음은 그 모든 일에 대해 간과하고 강요하는 것처럼 들려지겠더군요. 그런데 그럼에도 선택하고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선택에는 당연히 대가지불이 뒤따르기도 하죠. 그렇게까지 주님 앞에 순종했으면 주님이 뭔가 보답을 해주시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되기도 해요. 그런데 우리 주님 정말 쿨하세요. 우리가 흔히 이용하게 되는 보상제도까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자리로 이끄시더군요. 아무 보답도 안해주세요. 왜냐하면 복음 하나면 충분하기 때문이에요. 정말 현실적이에요. 입이 바싹바싹 타들어갈 때가 있죠.”

– 기도제목을 나누어주세요
“더 복음앞에 날카롭고 냉정하게 설수 있도록. 사역자로 먼저 그 기준에 견고히 서도록. 미혹하는 시대속에 문미엔 사역이 십자가 복음. 이 복음 하나로 충분하다는 가치를 붙잡고 끝까지 걸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정말 복음의 증인들이 세워지길 기도해요. 하나님이 잘해주셔서 잘 됐다는 간증 말고, 하나님께 순종했더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인해 한 영혼이 살았습니다. 이런 간증 듣고 싶네요. ‘순종해서 망했지만 그로 인해 모든 스탭들이 주님 믿게 되었어요’라는 간증. 그리고 복음의 칼을 사랑 없이 휘두르면 죽어요. 사랑이 더욱 넘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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