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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칼럼] 예수의 비유들: 비유(parable)를 통한 하나님 나라 가르침 1

ⓒ 안호성

기독교학술원장이자 샬롬나비 상임대표인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가 역사적 예수 연구 시리즈를 정리한 기고문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I. 예수의 비유들

예수의 인격과 사역 안에서 이미 현실화된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예수는 한편으로는 메시아적 권능적 치유사역으로써 귀신을 쫓아내고 병자들을 고치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능력적 임재를 증시하시고, 다른편으로는 설교와 가르침 사역으로써 다양한 비유들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과 미래적 임박성을 설명하신다. 하나님 나라(βασιλεία τοῦ Θεοῦ, basileia tou theou, the Kingdom of God)는 예수의 설교와 가르침과 치유사역의 주제였다. 하나님 나라는 신구약의 주제요, 역사와 우주의 주제이며, 지구상에 사는 인류 개인 삶의 목적이기도 하다.

예수의 비유는 여러가지 다른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주제를 가르치나 이것들은 모두 통합적인 주제인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The Kingdom of God to come)에 집중되고 있다. 저자는 예수 비유를 주제 별로 하나님 나라 비유, 잃은 것 비유, 선한 목자 비유, 불의한 자 비유, 부유한 자 비유, 슬기로운 종 비유, 포도원 품꾼 비유, 종말론적 잔치 비유로 나누어 성찰해 보기로 한다. 이 다양한 주제들은 하나의 통합적인 큰 주제인 예수의 인격과 사역 안에서 현재한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고 있다.

1. 하나님 나라 비유

1) 씨뿌리는 자 비유(13:1-9; 4:3-9; 8:4-8)

(1) 복음의 씨는 다양한 심령의 밭에 뿌려진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씨뿌리는 자(the Sower) 비유”로 설명하신다: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뿌릴새 더러는 길 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고, 더러는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해가 돋은 후에 타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더러는 가시떨기 위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서 기운을 막았고,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육십 배, 어떤 것은 삼십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마 13:3-9).

하나님 나라의 비밀은 예수 자신이며, 이 비밀들은 그의 메시지와 사역의 효과들이다. 하나님 나라 비밀은 복음의 메시지 전파와 치유 사역이라는 복음의 씨를 통하여 뿌려진다. 씨가 뿌려져서 자라고 결실하는 데는 여러가지 장애물이 있다. 길가에 떨어진 씨들은 공중의 새들이 보이는대로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 흙이 얇은 돌짝밭에 떨어진 씨들은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싹이 나오나 해가 돋아 올라 비취면 뿌리가 없어 말라죽어 버린다. 가시떨기에 떨어진 씨들은 싹이 나오나 가시가 자라서 그 기운을 막아서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다. 옥토에 떨어진 씨들은 자라 무성하게 되어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거두게 된다. 이처럼 씨가 길가에 떨어져 새에 의하여 먹어 치우거나, 돌짝밭에 떨어져 말라 죽거나, 가시떨기에 짓눌러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옥토에 떨어져 결실하는 다양한 모습은 하나님 나라 복음의 씨가 뿌려지는 사람들의 마음의 상태와 같다.

(2) 씨 뿌리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뿌리는 것이다.

예수는 씨 뿌리는 자(the Sower) 비유의 의미를 해석하신다: “아무나 천국 말씀을 듣고 깨닫지 못할 때는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나니 이는 곧 길 가에 뿌려진 자요, 돌밭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즉시 기쁨으로 받되,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시 견디다가 말씀으로 말미암아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날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 가시떨기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들으나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에 말씀이 막혀 결실하지 못하는 자요,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깨닫는 자니 결실하여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육십 배, 어떤 것은 삼십 배가 되느니라”(마 13:19-23).

예수의 해석에 의하면 씨를 뿌리는 자는 말씀을 뿌리는 것이다(막 4:14). 예수는 복음의 씨가 뿌려진 심령의 다양한 상태를 묘사하신다. 길가에 뿌려진 자는 천국 복음을 듣고 깨닫지 못하는 자들이다. 이는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메시지를 빼앗아 가는 것이다. 마태가 악한 자라고 표현한 것을, 마가는 사탄(막 4:15)이라고 말한다. 돌밭에 뿌리운 자는 말씀을 듣고 즉시 기쁨으로 받으나 뿌리가 없어 잠간 견디다가 말씀으로 말미암아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날 때에 넘어지는 자(막 4:16-17)다. 가시떨기에 뿌리우는 자는 말씀을 들으나 세상의 염려와 재리의 유혹과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치 못하게 되는 자(막 4: 18-19)를 뜻한다.

예수의 인격과 사역 안에서 시작된 하나님 나라는 인간과 사회 안에서 여러가지 시련과 박해를 거치면서 자란다. 복음의 씨는 결국 장애와 어려움을 극복하는 자들의 마음과 이들이 이루는 공동체 안에서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맺는다. 마태복음에서는 마가복음에서 언급한 “너희가 이 비유를 알지 못할진대”(막 4:13)와 달리 제자들이 하나님의 은총을 힘입어 비유의 뜻을 깨달은 사람들로 표시된다: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마 13:11a)

2) 가라지 비유(13:24-30)

(1) 하나님 나라는 추수때 알곡과 가라지가 분리되는 것 같다

예수는 가라지(the Weeds) 비유로 말씀하신다: “천국은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과 같으니, 사람들이 잘 때에 그 원수가 와서 곡식 가운데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더니, 싹이 나고 결실할 때에 가라지도 보이거늘, 집 주인의 종들이 와서 말하되 주여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아니하였나이까 그런데 가라지가 어디서 생겼나이까. 주인이 이르되 원수가 이렇게 하였구나 종들이 말하되 그러면 우리가 가서 이것을 뽑기를 원하시나이까. 주인이 이르되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들에게 말하기를 가라지는 먼저 거두어 불사르게 단으로 묶고 곡식은 모아 내 곳간에 넣으라”(마 13:24-30).

씨 뿌리는 자가 좋은 씨를 밭에 뿌렸는데 밤에 원수들이 와서 가라지를 덧뿌리고 간다. 그리하여 싹이 나고 자라날 때 알곡과 가라지가 함께 보인다. 종들이 길쌈을 하면서 가라지를 뽑겠다고 주인에게 말한다. 그러나 주인은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고 말한다. 주인은 가라지를 뽑으려다 알곡까지 뽑을까 염려하는 지혜를 말한다. 주인은 추수까지 함께 자라게 두고 추수 때에 가라지를 먼저 거두어 불사르게 하고 알곡은 곳간에 넣는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가라지는 밀밭에서 곡식과 함께 자라는 독보리를 일컫는데, 검은색 열매를 맺을 때에 구분이 된다. 이렇게 가려낸 가라지는 땔감으로 사용된다. 가라지는 마구 뽑을 것이 아니라 검은 색 열매를 맺어 알곡과 구분이 될 때 제거되는 것 처럼 때가 되면 지혜롭게 제거되어야 한다.

(2) 역사의 종말에는 가라지의 분리됨이 있다.

예수는 제자들의 요청을 받아 이들에게 가라지 비유를 해설하신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인자요, 밭은 세상이요 좋은 씨는 천국의 아들들이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이요,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마귀요 추수 때는 세상 끝이요 추수꾼은 천사들이니, 그런즉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사르는 것 같이 세상 끝에도 그러하리라. 인자가 그 천사들을 보내리니 그들이 그 나라에서 모든 넘어지게 하는 것과 또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거두어 내어,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 그 때에 의인들은 자기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리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마 13: 37-43).

복음의 좋은 씨 뿌리는 자는 인자인 예수요 그의 제자들이다. 밭은 복음의 씨가 뿌려지는 세상이다. 좋은 씨들은 천국의 아들들, 선인(善人)이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 악인이다.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마귀, 사탄이며, 추수 때는 이 세상의 끝인 종말 때다. 추수꾼은 천사들이다. 이 세상은 그냥 돌고 도는 영겁 회귀(die ewige Wiederkehr)하는 것이 아니라 종말 때를 향하여 가고 있다. 이 비유에서 예수는 역사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역사의 마지막에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천사들은 이 세상에서 “모든 넘어지게 하는 것과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거두어 내어 풀무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게 되는” 심판이 일어 날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이를 신화적인 진술이라고 간주하나 이 비유는 문자 그대로 받아야 한다.

이 비유는 “세상 심판의 비유”(마 25: 31-46)와도 연결되어 해석되어야 한다. 임금이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고 이들에게 합당한 판결을 명하신다: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 그들은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마 25:33-34, 45-46). 예수는 여기서 역사 종말 심판의 두가지 결과에 관하여 언급하고 계신다.

하나는 의인들을 위하여 마련된 영생의 길이요, 다른 하나는 악인을 위하여 마련된 영벌의 길이다. 이 비유는 역사의 의미와 목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영생과 영벌은 맹목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 역사의 과정 속에서 우리 각자가 어떠한 삶을 사는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결정적인 것은 “지극히 작은 자”에 대하여 어떻게 했느냐에 달려 있다. 역사 종말에는 두가지 종류의 판결이 있다: 영생과 영벌의 판결이다. 선인은 영생으로 악인은 영벌로 들어간다. 심판이 없다면 우리의 역사과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선을 위한 고난과 박해에 대한 보상도 없으며 우리의 도덕 윤리적 행위에 대한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3) 가라지는 미리 제거할 것 없다. 하나님의 심판에 맡겨야 한다.

비유는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알곡을 거두는 데 있어서 그릇된 인본주의적 행동주의를 경계한다. 좋은 씨를 뿌린 자리에 가라지가 자라난 것을 보고 낙망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이 천사들을 통하여 추수 때에 알곡과 가라지를 분리하실 것이며, 가라지는 불에 던지시고 알곡을 거두실 것이다. 가라지를 분리해 내는 것은 교회의 지도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천사가 한다. 심판 시에 가라지는 가려질 것이다. 인간 스스로 가라지를 제거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의 의미는 하나님이 정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종말론적 심판을 기다리면서 오늘 우리의 선한 일에 힘쓰야 한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 지극히 작은 자에 대한 구제와 돌봄을 하나님은 자신에 대한 경외요 존경으로 보신다는 점이다. 종교적 신앙과 경건이란 이웃, 특히 소외된 자들에 대한 긍휼과 사랑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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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 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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