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화론을 수용하며 그 관점에서 성경 해석을 시도하는 유신진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유신진화론적 시각에서 집필된 우종학 교수(서울대 물리천문학부)의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이하 무크따, IVP刊)에 대해 창조과학 전문가인 이재만 교수(창조과학선교회)가 반론을 제기했다. 본지는 이재만 교수의 글을 요약, 연재한다. <편집자>
‘사실(fact)’이라는 단어가 있다. 한 마디로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말한다. 예를 들면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인 별, 지층, 화석, 생물, DNA 등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연구 대상을 데이터(data)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데이터들은 자신이 언제,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서 현재 모습을 갖추었는지 말을 하지 않는다. 이들이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들을 보며 ‘해석(interpretation)’하게 된다.
과학자, 데이터를 해석하는 자
그러므로 말을 하고 있지 않는 데이터를 보며 해석해야 하는 것은 창조과학자나 진화과학자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과학자들이 어떤 화석을 하나 발견했다고 하자. 이 화석은 데이터이다. 이 데이터를 가지고 진화과학자들은 수억 년 전 진화의 과정에 있던 생물로 해석한다. 한편 창조과학자는 성경에 나오는 격변적 심판의 결과로 해석한다.
이와 같은 현실 때문에 기원이나 과거 역사에 대한 정리는 데이터와 해석의 차이가 모호할 경우 정리하는 자신도 헷갈릴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혼돈을 야기시킨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과서나 과학잡지를 보면 그것이 데이터인지 해석인지 거의 구분 없이 나열되어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잘못된 용어사용은 과학이라는 단어와 관련된 서술 속에서 일어난다. 저자는 “진화론=과학”이라는 전제 하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개한다. 즉 “진화론”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어야 할 문장에서 저자는 계속 “과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과학은 진화론보다는 훨씬 포괄적인 단어다. 과학이란 단어를 쓸 때는 어떤 지식체계도 될 수 있고, 방법론적인 과정이 될 수도 있다. 반면에 진화론이란 앞에서 설명했듯이 데이터에 대한 해석일 뿐이다.
“크리스천이 과학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를 풀고 과학을 거부하기 보다는 수용해서 하나님의 창조를 이해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p.11) 책 전체를 보면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이 “과학”이라는 단어는 “진화론”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과학이 아니라 진화론을 수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진화론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제시될 때 마치 그것이 객관적 사실이라는 지위를 확보한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것을 분별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과학이라고 하면 독자들의 머릿속에는 교과서에서 배우던 ‘중력의 법칙’, ‘보일의 법칙’, ‘유전 법칙’과 같은 것들이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진화론은 데이터의 해석일뿐
“생물의 변화과정을 연구하는 진화 이론 자체는 무신론 혹은 유신론이 아니라 그저 과학이란 말이다. 무신론이나 유신론은 과학에 대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p.37) 이 문장만 보면 진화론이 생물의 변화과정을 연구하는 과학이라 말하지만, 저자는 진화 과정을 인정하는 것을 과학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어떤 사람도 진화되는 현장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진화론은 하나의 해석이다.
이와 같이 용어의 오용을 알고 보면 이 책에서 진화론과 과학에 대한 그릇된 용어 사용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책의 소제목에서 과학이라는 단어를 계속 반복적으로 사용했지만 책 내용을 읽어보면 모든 과학이란 단어를 진화론으로 바꾸면 더 정확한 제목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이재만 | 창조과학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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