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의 항구도시 마르세유가 마약 밀매 조직간 총격 사건이 난무하는 ‘범죄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마르세유는 1960년대부터 마약 거래의 중심지로 ‘악명’을 날리기 시작했다.
코르시카 마피아가 주도한 이른바 ‘프렌치 커넥션’이 아시아에서 재배한 헤로인을 마르세유를 통해 미국으로 밀수출하면서다.
약 400여개의 마약 거래 지점이 남아있다고 알려진 마르세유는 오늘날에도 마약 밀매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지 경찰과 치안판사에 따르면 갱단인 ‘요다’와 ‘DZ 마피아’ 간 영역 다툼이 극에 달하면서 지난해에만 마약 관련 살인 사건이 49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 늘어난 수치다.
살인 발생 건은 올해 들어서는 조금 잦아들기는 했지만, 대마초에 이어 코카인 공급도 늘어난 데다 마약 거래가 시골 작은 마을로까지 침투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불법 마약 근절과 관련한 정부의 노력을 보여주기 위해 마르세유를 두차례나 방문했으며, 지난 3월에는 마약 거래 장소로 알려진 곳을 급습하는 ‘클린 스트리트 캠페인’ 등을 홍보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마약 밀매 사안을 다루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입해 경찰과 법 집행 요원들을 추가로 고용했지만, 마약 거래가 급증하면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상원의원들은 이달 프랑스가 불법 마약으로 침몰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보고서 발간을 위한 조사를 공동 진행했던 제롬 듀레인 상원의원은 경찰과 법원이 엄청난 양의 마약 밀거래에 압도당하고 있다며, 마약 밀매상들이 연간 35억유로(약 5조2천471억원)에서 60억유로(약 8조9천950억원) 상당의 수입을 얻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듀레인 상원의원은 “경찰이 마약 갱단과 싸울 만큼 충분히 무장돼있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불균형적인 싸움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클린 스트리트 캠페인처럼 조직의 피라미만 잡는 것은 효과가 없으며 두목을 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약 관련 폭력 문제는 이달 초 무장 강도가 노르망디에서 죄수 호송 차량을 덮쳤을 때 더 심각한 이슈로 부상했다.
당시 공개된 영상을 보면 무장 갱단은 대낮에 죄수 호송 차량을 들이받은 뒤 이른바 ‘플라이’로 불리는 마약상 머리 무함마드 암라를 빼내 달아났다.
이후 경찰이 대규모 체포 작전을 펼쳤지만 암라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이번 사안은 프랑스 우익 정치인들 사이에 이른바 ‘멕시코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프랑스 상원도 보고서에 갱단의 폭력이 심화하는 것뿐 아니라 법 집행자와 공무원들 사이에 부패가 퍼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FT는 강력 마약 범죄가 이제는 아비뇽이나 그 인근의 님처럼 더 작은 도시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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