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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풍요 속 악성 빈곤의 교육현장

▲1960년대 초등학교 교실 풍경. 출처: 경남 양산교육지원청.

며칠 전 인도에서 오랫동안 사역하다 잠깐 입국한 한 선교사님을 만나, 자녀를 현지 초중등 과정의 사립학교에 보내며 겪었던 시간을 들을 수 있었다.

사립학교라는 말에 뭔가 특별한 대우와 관행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 학교들은 규모와 운영에서 천차만별이었다. 이들 사립학교의 월간 수업료는 1만원부터 수백만원에 이를 정도로 다양했다. 그 선교사님이 자녀를 보낸 학교의 등록금이 월 5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그나마 선교사들이 설립한 학교여서 안전한 환경을 기대하며 선택했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이 학교의 교실은 너댓평 정도 되는 교실에 30명 정도의 학생을 수용한다. 그리고 교실 안에서는 양쪽 벽에서 두 과목의 수업이 동시에 진행된다. 1대 1은 고사하고, 수업 자체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집중하지 않으면 뒤편에서 들려오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려,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반해 월 수백만원의 학비를 받는 학교는 어마어마한 규모와 시설에서 요트, 승마, 골프와 같은 레저 수준의 스포츠 환경과 호화로운 시설에서 고급 엘리트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인도의 갑부들 자녀와 영국 등 외국 학생들도 있다고 했다. 심지어 학생 한 명당 하인을 몇 명 이하까지로 제한해야 입학할 수 있는 학교도 21세기에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 인도의 공립학교는 어떨까? 의무교육과정인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은 교사들을 거의 만날 수 없다고 했다. 박봉의 교사 월급으로 생활이 어려운 교사들은 본업보다 부업을 위해 사립학교 교사나 다른 경제활동으로 살아가고 있다. 학생들은 경비 같은 학교 운영요원에 의해 점심 식사 정도를 제공받을 수 있으나, 수업을 거의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만약 학생들을 안타깝게 여긴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자원봉사 교사요원이 있다면 이들의 도움을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공립학교 교사들이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것은 훗날, 정년퇴임 이후 지급되는 연금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모든 곳이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다. 어떻든 이 선교사님은 그러한 인도의 교육환경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자녀들에게 아픔을 안겨주기도 하고, 현재는 자녀를 위한 또다른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그가 경험한 인도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환경은 이처럼 척박했다.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로 있다가 1947년에 독립했다. 불과 우리나라보다 불과 2년 뒤에 독립했으며, 현재 세계에서 1위의 인구 보유국으로 많은 자원과 인적 인프라를 자랑하고 있다. 지금도 미국 실리콘밸리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인도계 미국인도 적지 않다. 글로벌 리더로 활동하는 인도계 엘리트들은 어쩌면 최고급 교육환경에서 자랐거나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공을 거머쥔 인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인도 서민들이 겪고 있는 자녀를 위한 교육환경은 이처럼 척박했다.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필자는 한 학급에 80명의 학생과 오전반 오후반이 존재하던 시대에 학교를 다녔다. 6.25전쟁 전후로 거의 노천이나 천막만을 두른채 수업이 진행되던 우리나라의 교실풍경에 그래도 엄청난 변화가 있는 시절에 학교를 다닌 셈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뒤늦게 그런 은혜의 시간이 우리 세대에 허락됐음을 깨닫게 됐다.

이에 반해 지금 의무교육인 초중등학교 교정은 너무나 풍요롭다. 인조잔디로 깔린 운동장에 온갖 실험실습을 할 수 있는 교육환경에 자신에게 주어진 학생들을 위해 헌신을 각오한 교사들이 즐비하다. 더욱이 인구감소국으로 접어든 우리나라 제도권 교육현장은 지역마다 학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낼 정도로 인프라 수준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에게 허락된 이 같은 교육환경이 저절로 시간이 지남에따라 허락이 되었을까? 그렇지 않다. 교육을 백년지대계로 여기며 사활을 걸고 다음세대 교육을 위해 진력한 교육정책입안자들과 교사들, 학부모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뤄졌다. 어느 누구 한 사람만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현실을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다음세대들이 자라나고 있는 학교현실에서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 교권이 무너지고,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뉴스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는 오늘 누리는 이 현실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긴 결과가 아닐까? 오늘 누리는 풍요를 너무 당연히 누릴 기득권으로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내게 손해가 될라치면 거센 목소리로 불공정과 불의를 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그만 불이익을 보지 않겠다는 이기주의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과도한 요구와 민원, 소위 ‘갑질’이 횡행하고 있다. 또 일부 교사들은 자신의 편협한 정치적 이념을 다음세대에게 주입, 왜곡된 가치관의 제자들을 양성했다. 오늘이 있기까지 피눈물을 흘리며 노력해온 온국민의 수고와 열심과 인내가 이처럼 이기적인 학부모와 교사들에 의해 교육현장이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또 그동안 이러한 우리의 실상을 외면한채 성공지상주의를 추구해온 우리의 욕망을 돌이키지 않고는 이 현실을 타개할 수 없다.

1948년 건국과 함께 우리나라 건국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초등교육과정을 의무교육을 지정, 문맹률을 떨어뜨리고 자유와 민주주의의 의미와 진정한 독립을 위해 다음세대 교육에 목숨을 걸었다. 자원이 없는 이 조국을 아름답고 부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땀흘린 순종의 결과로 오늘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오늘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버지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말하리로다(신명기 32:7)

오늘 우리에게 허락된 이 모든 환경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감사함을 모르는 인식은 풍요 속의 악성 빈곤을 낳을 뿐이다. [복음기도신문]

김강호 (본지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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