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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작년에 834명 처형…2015년 이후 최다”

▲ 이란 도심의 벽화.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히잡시위’ 연관 사형집행 현재까지 9건…마약 관련 처형도 급증
인권단체 “국제사회 무관심에 사형 집행 늘어”

이란 당국이 작년에 834명을 처형, 2015년 이래 가장 많은 사형을 집행했다고 AFP 통신이 5일 보도했다.

노르웨이에 있는 이란 인권단체 이란인권(IHR)과 프랑스에 본부를 둔 사형 반대 단체인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해 하나로'(Together Against the Death Penalty·ECPM)는 공동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란의 작년 처형 건수는 2022년에 비해서도 43%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년간 이란의 연간 사형 건수가 800건을 넘은 경우는 작년과 2015년(972건) 두 차례에 불과하다고 이들 단체는 덧붙였다.

IHR과 ECPM는 2022년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한 뒤 반정부 시위가 전역으로 번지자 이란 당국이 사회 전반에 공포감을 확산시킬 목적으로 사형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HR의 마흐무드 아미리 모그하담 대표는 작년에 집행된 834건의 사형 집행 건수는 “충격적”이라면서 “사회에 공포를 불어넣는 것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이란 정권의 유일한 방도이며, 사형은 이란의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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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일을 쓴 채 테헤란 시내를 걷는 현지인 여성.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이란에서는 23세 청년이 2022년 반정부 시위에서 경찰관을 숨지게 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교수형을 당하는 등 그동안 2022년 ‘히잡 시위’와 관련해 남성 9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최근에는 마약 관련 사건 등 다른 혐의와 관련한 사형 집행 건수도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HR과 ECPM은 성명에서 “특히 우려할 만한 것은 2023년에 마약 관련 처형이 471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숫자는 2020년의 18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약 관련 혐의로 처형된 사람 가운데에서는 이란 남동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발루치족이 167명에 달해 작년 전체 사형 건수의 20%를 차지했다.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 전체 인구에서 소수 수니파인 발루치족이 약 5%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이런 비율은 엄청난 것이라고 이들 단체는 설명했다.

ECPM은 이와 관련,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제대로 된 대응 부족이 이란 당국에 ‘그릇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란에서 대부분의 처형은 교도소에 국한돼 이뤄지지만 작년에는 7명이 공개 처형됐다고 AFP는 전했다.

아울러, 사형당한 여성은 최소 22명으로 지난 10년 사이 최다를 기록했으며, 이들 가운데 15명은 살인 혐의로 처형됐다.

인권 단체들은 배우자와 친지의 학대에 저항해 살인을 저지른 이란 여성들이 교수형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AFP에 따르면 이란은 교수형으로 사형을 집행한다.

작년 집행된 사형 가운데 이란 공식 매체가 발표한 건수는 전체의 고작 15%에 불과한 실정으로, 나머지는 IHR이 자체 취재원을 통해 확인했다고 AFP는 덧붙였다.

모그하담 IHR 대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면서 이란에서 벌어지는 처형에 국제사회가 합당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이란 당국의 더 많은 사형 집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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