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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자녀들을 위해 성경을 필사하다(마지막회)

▲ 성경필사. 사진: 유튜브 채널 CBSJOY 캡처

[정전협정 70주년 특별기획]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32.끝)

그동안 매호마다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시며, 열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6.25전쟁이 발발하던 때 16세에 학도병으로 참전한 한 소년이 종전 이후, 가정을 이루고 한국 근대화시대의 주역으로 살며 하나님을 만나 주님 품에 안긴 우리 시대 아버지의 고백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을 발견하는 은혜를 함께 누렸습니다. <편집자>

하루는 집사람이 자손들에게 물려 줄 재산은 없지만 성경말씀을 친필로 기록해 유산으로 주고 싶다며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나도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성서문고에서 용지를 구입하고 2001년 11월 초부터 3년을 작정하고 성경을 쓰기 시작했다. 한 가정에 한 세트(신약 1권, 구약 2권)씩 선물하려면 3년 동안 18권 분량의 글을 써야한다.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 시간씩 성경을 필사했다. 내가 신약을 쓰면 집사람은 구약을 쓰고 한 가정 분이 완성되면 두 번째는 내가 구약을 쓰고 집사람이 신약을 쓰기로 약속했다. 3개월이면 한 가정 분이 완성되었다. 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겨 복사를 할까 생각도 했지만 집사람은 손수 써야 의미가 있다며 아이들 모두에게 필사해 주자고 했다.

1차로 완성된 것은 은주가 아는 곳에 맡겨 직접 제본해 가져왔다. 순서에 따라 큰 아들 국헌 가정에 성경사본을 전달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계획대로 3년 동안 18권의 필사 성경을 완성하였다. 자녀들 모두에게 신.구약 필사 성경을 선물하게 해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를 드린다. 우리 생애에 가장 의미있는 일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시간

2011년 12월 25일, 오늘은 아기 예수님의 생일이고 국헌의 59번째 생일날이다. 아내가 아이들을 초대해 집에서 생일잔치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모두 16명이나 모였는데 세 째 사위 박서방이 불참하여 서운했다. 식사를 마친 후 모두 동네 노래방으로 이동하여 오랜만에 나도 향수 어린 노래를 마음껏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11년 한해는 참으로 고달프고 지루한 해였다. 두 번의 암수술에, 다섯 번의 다리 수술을 받았다. 뒤돌아보니 바다에서의 조난과 지하 탄광에서의 인재, 전쟁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일들, 무사히 아내를 만나 귀한 자녀들을 주셔서 행복하게 살아온 날들…. 80년 인생여정을 동행하시며 지켜주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남은 날도 지켜 주실 것을 확신한다. 고관절 수술 후유증도 날로 호전됨을 감사드리며 대망의 2012년을 맞이한다.

사랑하는 국헌아 은자야 은숙아 은주야 그리고 완순아 철이야 저 멀리 속절없이 흘러간 세월 동안 아버지는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하였다. 지극한 너희들의 정성을 가슴에 담고 다시 못 올 이 세상을 떠나려고 한다. 그동안 하나밖에 없는 너의 어머니 극진히 모셔라. 정말 사랑한다. 잘 있거라. 2012년 12월 25일 못난 아버지가. <끝>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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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학 | 1934~2013. 충남 단양 생(生). 학도병으로 6.25전쟁 참전. 삼미그룹 총무과장 정년퇴직. 서울 노원구 국가유공자수훈회 사무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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