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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빈민식당 그리고 두 소녀 이야기

▲ 빈민식당을 찾은 현지 아이들. 왼쪽에서 두 번째 여자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소녀. 사진: 원정하

오늘은 임성경, 이수현 선교사님의 아들 하원이와 차오, 김유나 선교사님의 아들 데이브를 데리고 봄베이 빈민 자선 식당으로 출동했습니다.

이곳에서 평소처럼 많은 분들에게 식사와 절제회 전도팩(금주금연 팸플릿+만화전도책자+껌 세 통)을 나누던 중, 기쁨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사진: 원정하

바로, 늘 굴다리 밑에서 맨살로 흙바닥에서 거칠게 먹고살던, 그리고 아무 날 아무 시간에 와도 근처에 있다가 빈민식당에 들어 오던 한 아이가 예쁜 교복을 입고 온 것이었습니다. 혹시 쓰레기통에서 주워입기라도 한 것인가 해서 보니, 목에 아이디가 걸려 있고 이 아이의 사진과 이름과 적혀 있더군요. 목이 콱 막힐 정도의 감동이었습니다. 이 아이는 최소한 걸인이나 매춘녀가 되지는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전해왔고 앞으로도 전달할 만화전도책자를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되겠구나 하는 기대도 생겼습니다.

자신하기는, 지금 아홉살인 이 아이의 지난 2년여의 성장기 중 영양 섭취, 특히 단백질 섭취의 큰 부분은 이 빈민식사 사역을 통해 공급되었을 것입니다. 또 이로 인해 식비가 저축되었기에 부모도 아이를 정부 학교라도 보낼 수 있게 되었으리라고도 추측됩니다.

이제 학교를 본격적으로 다니며 성장해 가면서 이곳에 올 날도 점점 줄어들텐데, 더욱 부지런히 다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진: 원정하

그런데 한 편으로는 다른 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역시 저랑 밥을 먹는 여아 중 키가 커서,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아무래도 임신한 것 같았습니다. 이 아이의 사진은 게시물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교육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누더기를 입고 어린시절을 굴다리 밑에서 보내다가 막 키가 자라고 몸이 예뻐지려는 찰나에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이렇게 된 듯 합니다. 장난감 갖고 놀며 어린 아이들과 재잘거리는 걸 보면 그냥 키 좀 큰 어린이 같은데 말이지요.

각각 고1, 중3인 하원이와 데이브보다도 확실히 어린 아이의 배가 확연하게 볼록했습니다. 게다가 오늘 식당에서 장난감과 절제회 전도팩, 삶은 계란 열 개만 받았을 뿐 아무것도 먹지 않았거든요. 다만, 제가 잘못 본 것이거나 기생충이나 복부비만 등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계속 다니고 만나다 보면 확실히 알게 되겠지요. 길거리 아이들에게는 드문 일이 아니니 속상할 뿐입니다.

사진: 원정하

빠르면 만 열다섯 전에도 임신하고 출산하며 어이없을 정도로 짧은 어린시절이 끝나버립니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열악하고 어두운 삶 속에 오십 조금 넘어 수명이 다하는 그들입니다. 그들의 힘든 인생이 마쳐질 때 누군가 그나마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그래도 저와 함께 했던 빈민식사때였다고 할 것 같습니다.

한 식당에서, 자주 보던 두 소녀의 희망과 슬픔을 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 그 이름을 다시 불러봅니다.

사진: 원정하

이 아이들의 가장 행복한 시간 속에 제가 있고, 복음의 기회가 있음이 감사합니다. 어떻게라도 한번이라도 더 만나고 돌보며 달려가겠습니다!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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