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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야구와 윷놀이

사진: Unsplash의 Jose Francisco Morales

며칠 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우승하며 정상에 올랐다. 구단주도 선수들도 팬들도 감격과 흥분의 도가니였다. 20대에 LG의 우승을 봤던 사람이 이제는 장년이 되었고, 장년 때 LG의 우승을 보았던 사람이 어느덧 노인들이 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승리의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서 고래고래 고함을 치는가 하면, 나이든 사람들 중에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서 꺽꺽 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다른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참 미안한 말이지만, 그러고 보니 우리 가정도 3대에 걸쳐 LG 팬이었다. LG와 KT가 자웅을 겨누는 다섯 번의 시합은 울고, 웃고 괴성을 지르며 서로서로 부둥켜 안고,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완전히 신들린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내 편의 승리가 바로 나의 승리로 착각하는 일종의 대리 만족이라고나 할까?

사실 나는 운동과는 열 촌이 넘는다. 내가 대학 다닐 때 체육 점수는 늘 60점이었다. 겨우 과락을 면하고 턱걸이한 셈이다. 나는 본래 병약하게 태어났고, 일제 강점기에 먹을 것이 없어 소나무 껍질을 벗겨 <송구 떡>을 해 먹던 아이였다. 그러니 발육이 잘되지 않아 4세까지 일어서지를 못했다. 또한 해방은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지구상에 가장 가난했고, 6.25 전란으로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도시락을 싸간 일도 없고 미국의 구호물자 옷을 줄여서 입고 미국에서 보내 준 분유를 물에 타서 먹으면서 소년 시절을 보내야 했다. 나는 하도 병약해서 목이 너무 가늘어 보이니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성구야! 너 목 떨어질라! 조심해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래서 나는 체육 시간이 제일 싫었다. 그런데 내가 장년이 되고 난 후에 가끔 <야구>와 <축구>를 T.V를 통해 참 재미있게 본다.

최근까지 나는 T.V를 잘 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종편 방송의 뉴스를 보지 않는다. 요즘 누가 종편 방송의 뉴스를 보는 분들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방송들은 말 그대로 편파 방송이고 고약한 이데올로기와 인본주의 사상을 방송하고 있었다. 몇 해 전에 어느 방송의 음악 프로그램의 배경에는 북한의 인공기처럼 생긴 것을 띄웠다. 그래서 나는 방송국에 항의를 했고, 방송국 직원은 ‘윗선에 알아보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요즘 종편 방송국들이 국회 중계방송을 여과 없이 방송하고 있는데 참으로 기가 막힌다. 정책 질의는 거의 없고 장관을 불러놓고 이놈 저놈 하지를 않나, 인신공격으로 상대에게 무안을 주고,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마치 상대를 죽일 듯이 욕하고 빈정대는 국회의원들은 다음번 선거에는 꼭 심판이 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더구나 사기 치고, 거짓말 하고, 돈 해먹은 사람의 동영상을 방송에서 특종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상식 밖의 인물들이 국회의원이랍시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청문회 후보자를 몰아세우고 면박을 주는 것을 민주투사로 부각시키는 것도 참으로 꼴불견이다. 그러던 차에 이번 야구는 모든 이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나는 야구의 룰도 모르고 할 줄도 모르지만, 오래전에 미국 L.A에서 박찬호 선수가 나오는 ‘LA다저스팀’을 구경한 것이 야구장에 간 것이 처음이었다. 경기는 참 재미가 있었다.

40년 전의 일이다. 당시 MBC 청룡의 사주는 이웅희 사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웅희 선생은 언론인이면서 정치가였다. 그는 후일 문공부 장관을 거쳐, 용인에서 국회의원만 내리 3번을 했던 정치 9단이다. 1980년대 초 내가 대학 총장이었을 때, 정신 문화원 지도자 교육을 받은 바 있다. 그때 나는 이웅희 당시 MBC 사장과 한 조가 되어 며칠을 같이 보낸 것이 생각난다. 당시 이웅희 사장은 우리에게 MBC 청룡(오늘의 LG) 을 말하면서, ‘야구가 참 재미있는 것이 꼭 윷놀이와 같다. 한순간에 순위가 뒤바뀌고 한 방의 홈런으로 역전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것이 야구다’라고 했다. 즉 윷놀이도 상대방의 말이 앞서가다가도 우리 쪽에서 갑자기 <모>와 <윷>이 나오면 상대를 단번에 집어삼키고 세를 역전시키는 재미와 감동은 야구와 윷놀이가 닮았다는 것이다. 물론 야구는 투수와 타자들의 고른 실력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야구공도 둥글고, 야구 배트도 둥글게 생겼으니 한 번의 홈런, 한 번의 안타가 전세를 바꾸는 짜릿한 재미는 불안한 현대인들에게는 인기 있는 스포츠이다. 하지만 우연한 한방, 우연한 안타를 기대하고 살면 안 될 것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한 방에 기대를 걸고 도박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더구나 민주화를 구호로 30여 년 동안 써먹은 방법으로 또다시 국회의원에 출마해 엉터리 사기술로 국민을 사지로 몰아가려는 자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들은 한방을 기대하고 사기로 돈을 끌어모으고, 온갖 미사여구와 허풍으로 사람들을 속이면서 홈런을 기대하는 정치꾼들은 이제는 배제해야 된다고 본다. 그리고 기독교계에서도 착실한 성경 연구와 경건 훈련을 쌓아서 세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일꾼을 키워야지, 자기희생도 없고, 세상의 소금과 빛도 못되면서 우연의 한방이 있을 것이라는 축복의 기대를 가르치면 안된다.

‘야구는 윷놀이와 같다!’는 이웅희 사장의 말이 오랫동안 기억된다. 그러나 인생은 야구도 아니고, 윷놀이도 아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말씀과 성령을 따라서 거룩한 걸음을 걸어야 한다.

<역전인생>은 <오직 말씀>과 <오직 성령>을 따라 사는 자에게 주어질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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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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