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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온라인 빵으로만은 살 수 없다

▲ 사진: cksbca.net 캡처

2020년 3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시행되자 많은 교회가 발 빠르게 라이브 스트리밍과 비디오로 전환했다. 팬데믹 이전까지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는 교회는 22퍼센트였다. 그러나 몇 주 만에 그 수치는 66퍼센트로 급증했고, 개신교 목사의 92퍼센트가 영상 설교나 예배를 제공했다.

팬데믹이 사그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교회의 수가 늘어났으며,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목소리가 있지만 온라인 예배라는 관행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게 거의 분명하다. (Pew Research의 새로운 설문 조사는 라이브 스트리밍에 대한 교인들의 관점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한 세대 이전에 대형 교회들은 이미 찬란한 일요일 아침의 텔레비전 방송에 필적할 만큼 응집력 있고 매력적인 예배 방송에 능숙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사역을 하는 모든 교회가 주장하듯, 전문적으로 잘 포장한 교회 콘텐츠는 지역 교회의 영향력을 넓힐 뿐 아니라 설교자와 성경 교사의 영향력까지 확장한다. 

보충제는 대체물이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예배에는 단점이 있다. 우리는 오늘날 미국인들을 괴롭히는 문화적 질병인 “대체주의”(substitutism)에 취약하다. 이는 조슈아 미첼이 쓴 American Awakening에 나오는 용어이다. 그는 쉬지 않고 쉬운 대안과 지름길을 찾아 헤매는 우리의 열망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 단어를 사용했다. 이는 또한 보충제를 아예 대체물로 만들기 좋아하는 우리의 경향을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미첼의 책에 온라인 교회나 라이브 스트리밍 예배에 관한 언급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는 소셜 미디어와 우정과 같은 다른 영역에서 ‘대체주의’가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이 분야에서 대체주의에 대한 그의 진단을 살펴보고, 그의 통찰을 예배에 적용해보자. 

소셜 미디어는 고작해야 실생활에서 이미 알고 있는 관계를 향상할 뿐이다. 미첼은 이렇게 설명한다. 

소셜 미디어는 우리의 기존 우정에 보충제가 될 수 있다. 악수, 등 토닥이기, 포옹 등을 통해 우리가 진정한 친구인지 확인할 수 없을 때, 오랜 친구와 연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 이 보충제를 통해서 우리는 친구라는 존재감을 느낀다. 그러나 기존에 만들어진 우정이라는 역량이 없이 단지 보충물만으로는 결코 존재감을 만들어낼 수 없다.(xxiii)

즉, 우정은 진짜이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는 보충제에 불과하다. 그러함에도 소셜 미디어가 우정이라는 느낌을 주는 유일한 이유는 당신이 이미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단지 온라인에서만 아는 존재를 향해서 “친구”라는 말을 쓰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비타민은 정기적인 식사가 반드시 함께 할 때만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는 보충제이다. 사람이 비타민만으로는 살 수 없다. 비타민이 식사를 좋게 만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 그 자체이다. 식사가 핵심이다. 비타민이 도움을 줄 뿐이다. 

용기가 넘치는 경험 많은 전사를 상상해보라. 무기를 손에 쥐는 순간, 그의 전투 능력이 향상되고 승리에 대한 열정도 커질 것이다. 그렇다고 무기가 그 사람을 전사로 만드는 건 아니다. 무기가 용기를 주는 것도 아니다.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나 비겁한 사람이라면, 똑같은 무기를 손에 쥔다고 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우리의 능력을 갉아먹는 지름길

이게 문제이다. 진짜를 보충제로 대체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진짜로 좋은 것을 제공하는 “역량” 그 자체를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서 미첼은 이렇게 경고한다. 

오늘날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방대하고 겉보기에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련의 유혹들이다. 살면서 당연히 치러야 하는 노력 없이 지름길로도 얼마든지 성취할 수 있다는, 전혀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한다는 것이 이 유혹 속에 숨은 위험성이다. (xxv)

비타민이 식사를 대체할수록, 우리는 점차 훌륭한 음식을 요리하고 잔치를 벌이는 능력을 잃을 것이다. 소셜 미디어가 단순한 보충제가 아니라 진짜 우정을 대체하게 된다면, 우리는 결국 얼굴을 보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능력 자체를 잃을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친구”와 더 많이 “연결”된 소셜 미디어 시대에 왜 외롭다는 사람의 비율이 증가했는지 궁금한 적이 없는가? 바로 대체주의 때문이다. 보충제에 너무 매료된 우리는 진짜 식사를 하지 못한 지 너무나 오래되었다. 우리는 앞으로 점점 더 이상 미덕과 사랑을 기반으로 한 풍부하고 깊은 우정을 쌓는 데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진짜 우정이 어떤 것인지도 아예 모르게 될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온라인 예배나 텔레비전 설교 시청이 언약 공동체로 모인 신자들의 물리적인 모임을 대체할 수 있는 진짜 대안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 아프거나 출장 중일 때야 온라인 예배라는 보충제에 감사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유익은 오로지 진짜로부터만 나온다. 온라인 예배는 진짜 예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진짜 경험의 맛을 보게 할 뿐이다. 진짜 식사에 대한 보충제일 뿐이다. 

지름길의 유혹

삶의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지름길이 주는 매력은 신앙의 문제에서도 항상 존재하는 유혹이다. 우정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교회 생활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과 함께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을 누리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교회 생활의 어려운 수고를 피하도록 돕기 위해 고안된 보충제에 달려가는 사람에게서 거룩함과 의로움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다. 영적인 성장은 오로지 합당한 수고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수준 높은 온라인 예배 제공이라는 선한 일에 종사하는 교회들에게 진심으로 찬사를 보낸다. 단, 이것이 보충제라는 점만은 꼭 기억하자. 단지 보충제일 뿐이다. 교회마저 대체주의에 빠지는 순간, 다음 세대는 영적으로 빈곤하게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교회 생활” 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조차 남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복음기도신문]

원제: Man Shall Not Live by Online Bread Alone

트레빈 왁스 Trevin Wax | LifeWay Christian Resources의 신학과 커뮤니케이션학과의 부학장이며 Wheaton College의 외래 교수이고, The Gospel Project의 편집자이다. ‘디스 이즈 아워 타임’, ‘일그러진 복음’, ‘우리시대의 6가지 우상’, ‘Gospel Centered Teaching’을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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