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갈림길 72시간 지나…“희망은 여전히 있다”
내무장관 “주택 3만1천채 피해…규모 더 늘 수도”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강타한 지진으로 숨진 희생자가 닷새째인 12일(현재시간) 3천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사의 구조·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8일 발생 이후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을 넘긴 터라 사망자 수는 계속 늘 전망이다.
피해 지역 현장에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갇힌 실종자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한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모로코 국영 일간지 ‘르 마탱’에 따르면 내무부는 전날 오후 7시 현재까지 규모 6.8의 이번 지진으로 2천862명이 숨지고 2천562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 1960년 최소 1만2천명이 숨진 아가디르 지진 이후 가장 큰 피해로, 규모 면에서는 관측 기록이 있는 1900년 이후 120여년 만에 최강 수준이다.
사망자는 하루 만에 740명 늘었다. 진앙이 위치한 알하우즈주에서 1천604명이 사망해 가장 피해가 컸고, 타루단트주가 976명으로 그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대부분인 2천854명이 매몰돼 숨진 것으로 파악돼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망자 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모로코 정부는 실종자 수에 대해서는 어떠한 추정치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재해로 인산 사망자가 1만∼10만명에 달할 가능성도 21%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현지 군과 민간 구조대는 스페인·영국·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의 구조대와 함께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피해가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알려진 아틀라스산맥 산간 마을 아미즈미즈에서 수색 작업에 나선 스페인 군 긴급구조대(UME)의 알베르트 바스케스는 “(잔해 속에서) 사흘이 지나도록 살아 있는 사람은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은 여전히 있다”고 덧붙였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지진으로 끊긴 도로가 일부 복구되면서 생존자들을 위한 식량과 물, 담요 등 구호품을 싣고 산간 피해 마을로 가는 수송 차량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그러나 구조대나 구호품의 도착이 지연되는 일부 지역에서는 현지 주민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마라케시에서 서남쪽으로 약 300㎞ 떨어진 미시라트 마을의 모하메드 아이틀키드는 구조대나 구호 요원의 부재를 지적하며 “지진 이후 희생자 수를 세고 간 게 정부 관계자의 유일한 방문”이라고 말했다.
지진으로 집을 잃거나 여진의 공포 속에 훼손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임시 대피 시설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중세 고도 마라케시 인근에는 이재민 수용을 위한 대형 텐트가 설치됐다.
여기에는 공용 샤워 시설과 화장실은 물론 의료지원을 위한 인력과 장비도 마련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피해가 큰 산간 마을 공터 곳곳에도 텐트가 설치돼 생존자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압델루아피 라프티 내무장관은” 이번 지진으로 약 3만1천 채의 주택이 피해를 봤다”며 “피해 규모는 더 늘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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