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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바른 말하면 징계 받는 정치

사진: Nycholas Benaia on unsplash

우리나라에 <말>에 대한 속담이 20여 가지나 있다고 한다. 그중에 몇 가지를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 “길은 갈 탓이요 말은 할 탓이다” 등등… 성경에도 말의 실수가 없으면 온전한 사람이라고 했다. 말 한마디 잘못해서 직위가 해제되고, 인생을 망치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자기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국회는 말로써 토론하는 곳인데, 말을 못 하도록 하는 것은 우습다.

필자는 목사요, 교수였으니 평생을 말하고 글 쓰는 일에 매달린 사람이다. 설교를 한다고 청중들이 설교자의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그리 흔치 않다. 대게는 설교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기식대로 이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래전 어느 집회에서 나는 설교 도중에 <결코 내 힘으로는 안됩니다>라고 했는데, 어느 분은 그 말을 <결코 맨 입으로 안됩니다>라고 듣고서 혼자 파안 대소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 말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말을 듣는 사람이 가진 선입 주견이나, 비판의식 같은 것이 있을 때, 전하는 자의 말을 정반대로 들을 수 있다.

말은 소통이다. 그런데 소통에는 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바디랭기지도 있다. 입만 말이 되는 것이 아니고, 눈빛도 말이 되기도 한다. 또한 유튜브, 카톡, 이메일 등도 역시 말이다.

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바른 말이 있는가 하면 틀린 말도 있다. 아름다운 말도 있지만 추한 말도 있다. 진실한 말도 있지만 거짓된 말도 있다. 또 말에는 반드시 그 사람의 사상도 있다. 말을 지나치게 잘하는 사람은 신뢰할 수 있는지 의심이 간다. 이처럼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요 인품이다.

최근 우리나라 어느 정치 지도자는 참으로 말하는데 도가 트인 듯하다. 항상 미꾸라지처럼 잘도 빠져나가고, 상대가 공격하면서 유죄를 인정하라 하면, ‘장군 하면 멍군’하듯 말로 둘러대고, 상대의 허를 찌르고, 말로 상대를 교란 시킬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시선을 엉뚱한 데로 돌리도록 하는데 참으로 천재적인 인물이다.

하기야 오늘의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법 가지고 장난치면서 말로 서민들을 울리고 웃기는데 모두가 천재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같은 당에서도 바른말을 하면 제명 처리되는 수가 있다. 의원들 중에 국가의 장래를 바라보고, 참마음과 진실한 마음으로 발표한 말을 당의 목표와는 다르다고 징계를 받는단다.

그러니 우리 정치권은 일종의 집단 이기주의, 집단 체면 술에 걸려있다. 국민들이 볼 때는 가장 진솔하고 국익에 합당한 말인데도, 그 당의 입장과 목표와는 반대된다고 징계한단다. 그러니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말 한마디 뻥긋 잘못하면 공천에 떨어질 수 있으니 극히 말조심하면서 정당 안에서조차, 할 말도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눈치만 살피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특히 의석수가 많은 정당에서 당을 이끄는 지도부가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입에 담을 수 없는 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원 모두가 일치단결하여 철통 옹위로 일관하면서, 아무도, 그 누구도 양심적인 발언 한마디 못하는 의원님들이 정말 국민의 대변들이 맞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거기에는 양심을 가진 의원들은 없는지? 그들 모두가 다시 공천을 받고, 다시금 금뺏지를 달고 엄청난 세비와 혜택을 받고, 10여 명의 비서관들을 거느리며 정치가로서 떵떵거리며 살려나 보다. ‘가만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생각으로, 오직 다음 선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자들의 집단이 아닐는지… 그러면서 이자들도 말이 많다.

정부를 공격하고 국민들을 선동하는 데는 모두 일심동체가 되어 있다. 그들은 국가 기관의 요소요소에 뿌리박은 동지 자들에게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은근슬쩍 비판의식을 고조시키고, 정부 돈을 받으면서 반정부 시위를 하도록 윙크를 보내고 있다.

요즘은 직접 말을 하지 않아도 SNS를 통해서 가짜 뉴스를 만들어, 할 말, 못할 말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그러면 모든 언론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쓰고, 언론은 그들의 입이 되고 말이 되어 여론을 충동질하고 세상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그러니 양심적인 애국자들도 얌전하게 입 다물고 있을 때가 아니다.

프란시스 쉐퍼 박사의 <철학은 철학으로, 논리는 논리로, 시스템은 시스템으로 맞서야 한다>는 말처럼 잠자고 있는 국민들을 깨워야 한다. 오늘 우리 시대는 말 대신 SNS가 지배하는 세상이니, 온라인 공간에서도 힘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사회주의자들이 설치해 놓은 덫에 걸려 자유대한민국은 씻지 못할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이 살아있으려면,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깨어있어야 하고 살아있어야 한다.

그런데 교회에서도 양심적이고 성경적인 말을 하면 징계받는 세상이고 왕따 당한다. 그저 아무런 말도 안 하고, 말썽부리지 말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살고 그러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세뇌하고 있다. 그러나 <중도>는 기회주의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한 마디로 이 시대는 선지자적 메시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우선 먹기에 곶감이 달다’는 식으로, <복음>, <십자가의 길>, <하나님의 주권> 대신에 좋은 말, 아름다운 말, 부드러운 말, 인기 있는 말, 복된 말, 축복의 말, 긍정의 말을 쏟아내면서 교회를 안정시키고 성도들을 길들이고 있는 한국교회의 직업적 목회자들의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다.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마 5:37)

<Yes면 Yes이고, No면 No여야 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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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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