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TGC 칼럼] 알고리즘 시대에 지혜를 찾아서

사진: Adi Goldstein on Unsplash

알고리즘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는 알고리즘이 아첨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 알고리즘은 내가 듣고 싶은 유쾌한 거짓말을 한다. 왜 그럴까? 알고리즘을 만드는 똑똑한 사람들은 내가 가진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의 돈, 관심, 투표를 원한다. 이익을 위해서든, 칭찬 또는 권력을 위해서든, 세상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아첨하는 이 일에 투입된다.

알고리즘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알고리즘이 관심을 기울이는 건 오로지 하나, 우리 결정에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최대한의 시간 동안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쉼 없이 가장 확실하게 나의 관심을 끄는 주제를 화면에 띄운다. 나를 화나게 하고, 두렵게 하고, 흥분시키거나, 또는 존경심을 우러나게 하는 것들 말이다. 알고리즘의 아첨은 긍정적인 확언을 부드러운 방식으로 또는 내가 항상 의심했던 것이 맞았다며 나를 안심시키며 확인시킨다.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고 또 하나님보다 더 똑똑하다고 알고리즘은 속삭인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를 다시 현실로 인도한다. 알고리즘이 거짓으로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진실을 말하고 우리를 올바르고 지속적인 성취의 길로 안내한다. 하나님 앞에 선 나는 우상숭배와 죄의 현실에 직면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발가벗겨졌지만, 동시에 값없이 사랑받는다는 복음 안에서 기뻐한다. 나는 하늘 아버지의 양자가 되었고 영원히 의롭다 함을 받았다. 이제 하나님의 가족이 되어 온전히 용서받았지만 그게 끝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영광을 향해 나아가는 힘든 성화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알고리즘 아첨의 시대에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영광과 이웃의 유익을 위해 내 삶을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을까? 일곱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1. 지혜롭겠다고 결심하라

전도서를 설교하면서 나는 우리 교회 가족에게 지혜의 실제적인 정의를 제시했다. 지혜는 하나님의 영광과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진리를 능숙하게 분별하고 또 적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분별력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 분별은 개발해야 할 기술이다. “인간의 간교함과 속이는 간계”에 속지 않으려면, 영적으로, 감정적으로, 또 지적으로 성장해야 한다(엡 4:14-15). 예수님을 더 오래 따를수록, 우리는 더 지혜로워질 것이다.

2. 진리의 중재자로 말씀을 의지하라

우리 복음주의자는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을 고백한다. 성경만이 최종 권위이자 진리의 표준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 사이에서조차 악명 높은 성경 문맹(biblical illiteracy)은 우리를 “엉터리 정보 시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만든다.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에 보내는 시간과 성경 읽는 시간을 비교할 때, 우리가 진짜 성경이 최종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는 걸까? 패트릭 밀러(Patrick Miller)가 지적했듯이 오늘날 많은 교인의 “진정한 멘토는 알고리즘”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하나님이 진짜로 내게 말씀하시는가?”라는 질문 형식으로 포장된, 기만적이고 아첨하는 메시지의 공격을 받고 있다(창 3:1). 알고리즘이 주는 아첨의 매력에 저항하는 첫 번째 단계는 하나님이 실제로 내게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똑바로 아는 것이다.

3. 인터넷 탐색 기술을 연마하라

“속지 말라”는 권고가 아니라 명령이다(고전 6:9, 15:33, 갈 6:7, 약 1:16). 잘 속는 건 경건한 게 아니며, 순진한 건 고귀한 게 아니다. 사실 속는 것은 죄가 될 수도 있다. 신자라면 내부에 거짓말 탐지기를 장착하고 수시로 작동시킬 의무가 있다.

효과적인 제자도는 이제 다음과 같은 훈련 항목이 필요하다. 디지털 문맹 수준, 비판적 사고, 측면 읽기, 진리 삼각 측량, 논리적 오류 식별, 논리적 오류 판별, 사실 확인, 그리고 일반적인 온라인 거짓 정보 및 허위 정보 방지 피하기. 알고리즘 시대를 맞아 우리는 검색(search)과 조사(research)를 구분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목소리는 편견을 강화하는 전문가에 더 집중하라고 우리를 설득한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서 무엇보다 증거부터 자세하게 살핀다. “송사에서는 먼저 온 사람의 말이 바른 것 같으나 그의 상대자가 와서 밝히느니라”(잠언 18:17).

4. 인터넷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라

내 자동차를 수리할 거면 3주 전에 약속을 잡아야 한다는 정비공의 말에 나는 일단 약속을 잡았다. 그러나 유튜브 영상에서 수리 방법을 찾아서 내가 직접 고쳤고, 바로 정비 약속을 취소했다. 나는 인터넷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은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은혜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당신이 지금 이 글을 읽는 것도 아마 알고리즘을 통해서일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는 참되고 존귀하며 그리스도를 높이는 많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은 지상명령 수행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된다.

5. 음모론에 도전하라

구약과 신약은 모두 정보를 흩뜨리고 분열시키며 파괴하기 위해 고안된 음모론에서 시작한다. 창세기에서 뱀은 하나님을 남자와 여자의 가장 큰 유익을 빼앗기 위해 음모를 꾸민 음모자로 비난한다(창 3:1). 마태복음에서 산헤드린은 제자들이 공모하여 예수님의 시체를 훔쳤고 더불어 이기적인 운동까지 시작했다는 음모를 꾸몄다(마 28:13).

오늘날의 회의론자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부정하고 기독교의 부상을 막기 위해서 종종 음모론의 형태를 도입한다. 그리스도인이라고 공언하는 사람들이 음모론에 사로잡혀 속기 쉬운 것으로 널리 알려진다면, 우리는 거짓 이야기를 부추기고 교회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주범이 될지도 모른다.

6. 정치를 유쾌한 거짓말이 널린 지뢰밭으로 여기라

지뢰밭은 때로는 건너야 하지만 또 때로는 피해야 한다. 지혜는 그 차이를 안다. 그리스도인이 공공영역에서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하지만, 잘못된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각별한 경계를 요구한다.

정치적 당파주의의 첫 번째 희생자는 진실이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는 증거는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거기에 반박하는 증거를 억누르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많은 것이 걸려 있는 상황이라면, 정당한 목적 달성을 위해 불의한 수단 정도는 얼마든지 정당화할 수 있다는 유혹까지 받는다.

상대방의 이중 잣대는 눈을 부릅뜨고 보지만, 정작 나 자신의 잣대에는 눈을 멀게 만드는 게 당파적 정치이다. 알고리즘의 아첨은 양극화를 부추기고, 문화적 격차를 넓히며, 나아가서 교회의 평화까지 교란한다.

7. 겸손하게 진리를 적용하라

세상은 더 이상 성경 인용, 비판적 사고, 알고리즘 분석, 그리고 사실을 확인하는 순진한 바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무리 진리를 분별하는 데 능숙하더라도, 정작 내 삶에 진리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다면 오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 10:16). 뱀의 지혜에서 비둘기의 순진함을 빼버리면 남는 것은 위선에 찬 양이다.

예수님이 말하는 비둘기가 그렇다고 가장 똑똑할 필요는 없다. 비둘기는 분주함에 휩쓸리지 않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도 않는다. 또한 정확하게 자신을 판단하고 있으며 언제 무익한 논쟁에서 벗어나야 하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기 인식이 있다. 더불어 모든 분야에 전문가가 될 필요를 느끼지 않으며, 모든 사람의 오류를 수정하거나 소셜 미디어에 모인 국가적 차원의 무지에 굳이 나까지 기여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무엇보다 예수님이 원하는 비둘기는 누군가의 주장을 논박하기 전에 먼저 자세한 내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성령의 능력을 받아서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를 실천하는 비둘기는 “합리성”(reasonableness)을 가졌다는 평판을 얻는다(갈 5:22-23; 빌 4:5). 성령으로 충만한 삶은 알고리즘이 쏟아내는 아첨으로 가득한 세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복음기도신문]

그리스도인이라고 공언하는 사람들이 음모론에 사로잡혀 속기 쉬운 것으로 널리 알려진다면, 우리는 거짓 이야기를 부추기고 교회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주범이 될지도 모른다

스티브 베이트먼(Steve Bateman) | First Bible Church(Northern Alabama)에서 30년 넘게 목사로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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