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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전문가들, “조력존엄사법안, 안락사나 다를 바 없어… 반인륜적 법 반대”

사진: ladbible.com 캡처

“의사의 조력을 받아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하자는 조력존엄사법안은 생명 경시를 가져오는 비윤리적인 법이다”

복음법률가회(상임대표 조배숙)와 성산생명윤리연구소(대표 이명진)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조력존엄사법안은 고통을 끝내기 위해 목숨을 끊게 한다는 위험한 안락사 법안과 다를 바 없다며 법안 철회를 촉구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조력존엄사법 제정 시도를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안규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반인륜적이고 생명 경시를 촉발하는 비윤리적인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차후라도 선의를 가장하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경시하는 무책임한 법안 제출은 재발돼서 안될 것”이라며 “안 의원의 법안 철회와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의된 조력존엄사법은 말기환자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환자 중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의사의 조력을 받아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하자는 법이다. 그러나 복음법률가회와 성산생명윤리연구소가 이 법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안락사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조력존엄사라는 용어의 정의가 모호해 현재 법안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의사의 조력을 받아 치사량의 약물 투여로 자살하는 행위를 의사조력자살이라고 한다. 더욱이 법안(안 제20조의7)에서도 의사의 ‘자살’ 방조죄 적용을 배제한다고 밝힌 바, 조력존엄사의 행위가 자살로 연결돼 안락사법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둘째, 이처럼 한번 안락사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경우, 생명 경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미 안락사를 합법화한 나라의 경우, 처음에는 엄격히 대상을 제한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치매노인, 식물인간 상태, 불치병에 걸린 영유아들에게까지 안락사 대상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셋째, 고통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다고 하지만, 환자들의 자기결정권에 다른 뜻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실이 공개한 법안 설문조사에 따르면 법안 찬성자의 13%가 고통 때문에 안락사를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환자들은 (계속된 치료로) 가족에게 어려움을 주는 것에 대한 부담, 사회적으로 의미없는 인생은 죽는 것이 낫다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법안이 허용될 경우, 고통과 무관하게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죽음에 내몰릴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자칫 ‘죽을 권리’가 ‘죽을 의무’로 둔갑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1일 이슈와논점 1973호에 조력존엄사 논의의 쟁점과 과제를 통해 찬반론과 해외입법사례를 제시하며, 현재 의사조력자살을 허용하는 국가는 전세계적으로 소수이며, 생명권을 죽음 선택의 자기결정권과 연계하는 논의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안 의원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일부 개정법률안(조력존엄사법)은 지난 6월 15일 발의된 이후, 소관위원회로 회부되지는 않았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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