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상황화”(contextualizing)를 합리화하기 위해 교회의 마케팅 전문가들이 가장 흔히 인용하는 구절들 중의 하나는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쓴 편지이다. 고린도전서9장에서 바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자신의 전략을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는 것이라고 요약하고 있다. 그가 이 구절을 통해서 진정으로 말하고자 했던 바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유대인들에게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에 있는 자 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에 있는 자이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고전 9:19~23)
이 짧은 인용문의 첫째 문장에서 바울은 자신이 무얼 말하고자 하는 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는 여기서 자신이 전하는 복음의 메시지를 타협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그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말하고 있다. 그는 복음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전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 심지어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종으로 드리게” 될지라도 –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 본문의 핵심은 영혼들을 얻기 위한 그의 열망에 있다. 그는 이것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 따라서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목적이었다.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바울은 자신의 모든 권리와 특권, 자신의 신분, 자신의 지위, 자신의 생계, 자신의 자유,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놓고자 했다. 복음을 더 널리 전하는데 기여하는 일이라면, 그는 어떠한 권리도, 어떠한 요구도, 어떠한 특권도 주장하려고 하지 않았다.
바울의 삶과 사역은 정확히 여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는 세상에서 환영 받기 위해 복음을 수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대신 그는 영혼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구원받는 일에 스스로가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모든 일에 조심했다. 그는 여기서 타협이 아니라 개인적인 희생의 자세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그는 결코 모든 사람이 회개와 믿음에 직면하여 스스로를 바라보도록 요구하는 확실한 복음의 메시지를 희석시키려고 하는 게 아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사랑에 의해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고린도전서 8장부터 10장까지는 모두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본문은 바로 이러한 문맥의 흐름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 고린도 교회의 성도들은 그리스도인의 자유의 본질과 범위에 대해 한창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자유를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는데 사용하기를 원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를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불평하면서 율법주의적인 사고에 편향되어 있었다.. 바울은 이러한 반목 가운데 있는 두 그룹의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과 다른 이들을 섬기는데 사용되어야 함을 상기시켜 주고 있었다.
이런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 좋은 사례가 있다. 고린도 교회 사람들 중 어떤 사람들은 틀림없이 바울에게 그들이 우상에게 드려졌던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 질문했을 것이다(8:1). 그런 고기들은 종종 이방인들의 신전들에서 시장으로 유통되어 값싸게 판매되었다. 바울은 그들에게 그런 고기가 본질적으로는 고기일 뿐 먹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그것이 다른 그리스도인의 양심에 걸림이 되는 일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그런 일은 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의 대답을 요약하고 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말고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하라”(고전 10:31~33)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이 가진 자유를 어떻게 사용했는가?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고전 9:19).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자유와 인간적인 권리를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자유가 복음 전파의 기회와 다른 사람들을 자유케 하는데 기여할 수만 있다면, 그는 기꺼이 그 자유를 포기하고자 했다. [복음기도신문]
존 맥아더 (John MacArthur) |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 교회 담임목사
GTK칼럼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경의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 목사와 GTK 협력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고하는 커뮤니티인 Grace to Korea(gracetokorea.org)의 콘텐츠로, 본지와 협약을 맺어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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