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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국 칼럼] 종이 종 다운 행복한 회사생활

ⓒ unsplash

“상전들아 너희도 그들에게 이와 같이 하고 위협을 그치라 이는 그들과 너희의 상전이 하늘에 계시고 그에게는 사람을 외모로 취하는 일이 없는 줄 너희가 앎이라”(엡 6:9)

보통의 회사는 대표를 최상위 권위자로 여긴다. 그것이 ‘세상’이 말하는 통상적인 회사의 흐름이다. 그러나 ‘임원’들은 일반직 그룹과 구분된다. 그리고 임원진 그룹과 사원 그룹은 오직 한 사람 ‘대표’의 권위 아래 존속하는 곳이 ‘회사’이다.

회사는 그래서 상향식 권위의 체계로 흘러간다. 사원은 대리에게, 대리는 과장에게, 과장은 부장에게 이런 식으로 맨 꼭대기에 ‘대표’를 위하여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지금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모습이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결국 이런 흐름이다.

‘그리스도인이 경영하는 회사’는 다른가? 똑 같은 흐름이다.

그리스도인의 회사도 동일하 구조를 가지고 상향식 권위의 구조에 순응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난 구조’라고 생각한다.

외부적인 모습은 ‘세상 회사’나 ‘그리스도인 회사’나 동일하다. 그러나 내부의 흐름이 정 반대이다. 그리스도인이 경영하는 회사는 상향식 방향이 아닌 ‘하향식’ 방향의 모습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결국 세상의 회사와 다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 경영자에게 가르치신 말씀이 있기 때문이다.

“상전들아 의와 공평을 종들에게 베풀지니 너희에게도 하늘에 상전이 계심을 알지어다” (골로새서 4:1)

즉, 대표라 할지라도 그위에 ‘하늘의 상전’되신 주님이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고 아래 사람들에게 ‘의와 공평’을 베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이유는,

“종들아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에게 순종하되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골 3:22)

경영자의 주인이 ‘하늘의 상전’이라면 경영자는 ‘종’의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종의 모습은 다름아닌 모든 일에 있어서 육신의 상전들에게 하듯 하지 않고 성실한 마음으로 회사를 돌아보아야 한다.

결국 ‘상전의 자리에서 군림’하는 권위적인 자리가 ‘대표’가 아니라 ‘종의 자리’에서 회사의 지체들을 섬기는 경영자가 바로 ‘그리스도인 경영자’라 말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세상의 가치’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가치다. 누가 세상에서 아랫사람과 부하직원을 ‘상전 대하듯 하며 더 나아가 눈가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섬길 수 있겠는가?

결코 복음을 만난 경영자가 아니라면 이 걸음을 단 한 발자국도 땔 수 없다.

우리 회사의 최고 권위자는 ‘주님’이시다. 그런데 나는 자주 상전을 잊고 살 때가 있다. 그 뜻은 ‘내가 상전 노릇’을 자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공동의 목적’ 즉,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해 일하는 공동체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직원들 모두가 ‘그리스도인’이다. 대충 믿는 사람들이 아니라 ‘나 죽고 주님 내 안에 사신’ 복음이면 충분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래서 섬김과 권위가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대표인 나’이다. 섬기기 보다는 섬김을 받으려 하는 사람이 될 때가 많다는 이야기다.

우리 회사 사무실은 선교단체 사무실을 겸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청소를 대행해주시는 분이 없다. 그 말은 곧 우리가 청소를 하고 회사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때로 나는 지체들의 수고를 보고 가만히 있을 때가 많다. 내가 나서면 지체들이 어려워 할 것 같고,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내가 대신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할 때가 종종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마음은 ‘종’의 마음이 아닌 속임이다.

또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회사 일을 돌보며 모든 일을 기쁨으로 해 나가는 지체들을 보는 건 나에겐 큰 기쁨이다. 내가 이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복이라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지체들의 ‘섬김’에 비하면 나는 너무 높은 자리에 있다.

차를 타다 주는 섬김, 물을 가져다 주는 섬김, 식사를 위해 준비해 주시는 섬김, 모든 것을 먼저 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섬김, 언제든지 스쳐가듯 말해도 그대로 순종해주는 섬김, 회사에 어려움이 있을 때 대표에게 불평하지 않는 섬김, 실수하고 교만하더라도 믿음으로 섬겨주는 섬김… 이루다 말 할 수가 없다.

내가 아무리 위대한 일을 했다고, 회사의 대표라고 해서 내가 ‘섬김을 받을 만한 자’라고 인식하는 것은 ‘그리스도인 경영자’로서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나는 회사안에서 또 한 사람의 ‘사원’으로서 회사를 섬기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세상 사람들도 부장님이 커피 한 잔을 아래 직원에게 타다 주면 ‘너무 감사해 하며 행복해’한다면 그리스도인 경영자는 커피뿐 아니라 무엇이든 섬길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그리스도의 복음에 빚진 경영자의 태도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나도, 많은 그리스도인 경영자들도 이러한 ‘섬김을 받는 것에 익숙하다’. 특별히 경영자들은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참된 복이라는 것을 깨닫기 쉽지 않다. 모두가 그렇게 ‘교육’ 받았고 그래야만 회사가 잘 돌아가고 위계질서가 잡힌다는 ‘잘못된 교육’ 때문이다.

역시 내 자신도 이런 섬김의 자리에 익숙치 못하다. 너무 오랫동안 섬김의 자리가 아닌 섬김을 받는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에베소서 6장 9절의 말씀을 묵상하며 경영자의 자리가 바로 ‘종’의 자리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신 후 ‘하늘 상전’을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회사 안에서 존재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전에 버릇없던 종이 아니라 이제는 겸손한 종으로 서는 노력을 지체들이 보며 격려도 해주고 관심도 갖아 주는 것 같아서 행복하다. 상전의 자리에서 떠나 종의 자리에 서니 우리 미션 공동체는 더 가까워지고 행복한 회사생활을 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위아래 소통이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서로를 섬기기 시작해보라! 그것도 위에서 아래로 섬겨보라!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의 모든 면이 밝아지고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종은 종 다워야 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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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국 | 1997년부터 ‘mission’이라는 의류 유통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17년에는 oikonomos mission 단체를 설립하고 비즈니스 영역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청지기’를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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