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조상국 칼럼] 시간‧재정의 손실에도 불구, 함께 하는 이유… “예수님 사랑 때문”

그루지아의 한 거리. 사진: 조상국 제공

비즈니스 선교 현장 이야기(1)

20년 조금 넘게 의류 유통업을 하며 작은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복음을 만난 이후 비즈니스 영역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게 되었다.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브랜드의 한국총판을 얻게 된 일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우리는 당시 중국과 홍콩을 오가며 수입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안정적인 아이템을 찾고 있던 중에 홍콩에서 한 브랜드 매장을 발견하고 중국에 있는 본사에 이메일을 보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수주회장으로 초대를 받았다.

그때만 해도 우리 회사 규모로 한국 총판권을 얻기에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주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순종하게 되었다. 예상 못한 일이 일어났다. 그동안 꽤 많은 한국의 패션 중견 기업들이 그 회사에 문을 두드렸지만 매번 성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가장 작은 우리 회사와 계약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렇게 중국 브랜드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매년 4번의 수주회를 참여하며 관계를 이어갔다. 수주회에는 전 세계의 바이어들이 참여했다.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대륙, 중동과 아시아까지 꽤 많은 나라의 바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곳에서 많은 ‘열방의 민족’들을 만나게 되었다.

복음을 만난 내게 그곳은 ‘낚시터’와 같은 곳이었다. 아내와 함께 매번 중국 출장을 갈 때마다 우리의 마음은 항상 ‘한 영혼’을 향했다. 한 사람을 위한 하나님의 마음으로 복음을 나누고 주님께 인도하고 싶은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나의 눈은 ‘외국인’들에게 주목됐다. 그중 러시아와 그루지아 사람들을 만났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주님의 마음을 따라 그들에게 다가가게 되었고 관계 맺기가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그루지아의 두 친구에게 눈길이 쏠렸다. 그루지아 사람들은 백인이지만 아시아의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인의 정’을 이해하는 민족이었다. 백인들은 한국인의 정에 대한 의미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들의 언어와 문화는 우리의 언어와 문화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루지아의 백인은 다른 백인들과 많이 달랐고 오히려 아시아의 정서와 너무 가까워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관계를 시작하게 된 두 그루지아 친구들의 별명은 ‘안나’와 ‘티나’였다. 꼭 자매처럼 보였지만 사업 파트너의 친구 관계였다. 매년 대여섯 번의 중국 방문을 통해 이 두 사람의 마음을 계속해서 두드리게 되었다. 우리는 먼저 인사를 건네거나 식사시간에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마음이 쉽게 열리지는 않았다. 그렇게 3~4년의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우리도 ‘안되나 보다’하며 포기하려 했던 그때 두 자매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보였다. 그것은 그루지아 두 친구가 ‘홍콩’마켓을 둘러보기 원하는데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그곳에 믿을 만한 연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이미 한동안 홍콩 바닥을 뒤지고 다녔던 경험이 있는 우리가 그곳에 함께 가줄 수 있다는 의사를 건넸다. 처음에는 그럴 필요 없다고 하면서 사양했지만, 우리의 극성을 자매는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홍콩뿐만 아니라 같은 여행 일정에 한국방문까지 스케줄을 잡았다. 그리고 다음 중국 방문 때 함께 스케줄을 맞추고 움직이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계획대로 홍콩과 한국의 일정을 위해 약 10일간 함께 먹고, 함께 이동하고, 함께 머무는 시간들을 가지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우리의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었다. 사실 이러한 일정이 우리에겐 주님의 마음이 아니라면 시간적인, 재정적인 ‘손실’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시간을 통하여 그들의 마음을 열고 진짜 이야기, 즉 복음을 전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임을 믿었기에 행복했다.

우리는 홍콩에서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함께 걸어 다니며 시장조사를 하고 한국에서 밤 시장을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아이템을 찾고 있는 그들의 통역과 가이드를 자처했다. 그렇게 홍콩과 한국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나서 두 자매가 그루지아로 돌아가는 날, 공항 라이드를 위하여 친구들이 묵고 있는 숙소로 찾아 갔다. 모든 짐을 싸고 이제 출발하기 전, ‘안나’라는 친구가 물끄러미 우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냥 가면 되는 거야?’라고.

안나의 질문은 이런 말이었다. 우리가 그동안 자기들을 위해 일해 준 가이드 비용에 대해 말해 달라는 것이었다. 친구들 때문에 홍콩을 가고 한국으로 오는 여러 비용들과 이리저리 밤낮없이 그들을 위해 가이드를 해준 우리의 수고에 대한 보상을 말하는 것이었다.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우리가 왜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아무런 대가없이 둘을 섬겼는지, 지난 몇 년 동안 말하고 싶은 한 가지를 말했다. 아내는 조용히 그루지아의 두 친구에게 진짜 우리가 주고 싶은 한 마디,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 사랑 때문이야.”라고 전했다.

주님의 사랑을 전하게 됐을 때, 아내와 나는 감격스러웠다. 한 영혼을 사랑하시되 죽기까지 사랑하신 주님의 사랑이 그렇게 많은 시간을 인내와 기다림으로 친구들을 기다려주셨다. 오랜 시간, 이 친구들의 마음이 열리고 복음을 나눌 수 있기를 기다렸는데 마침내 주님의 사랑을 전하게 되니, 나도 아내도 말할 수 없는 감격과 기쁨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시간을 통해 우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주님을 만나고 이제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하여 우리가 만난 복음을 깊이 나누게 되었다.

하지만 그루지아의 친구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마저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그러나 주님의 섬김을 돈으로 바꿀 수는 없었다. 그렇게 친구들은 의아해 하면서 자신의 나라 그루지아로 발길을 돌렸다. 우리는 이 시간을 통하여 좀 더 가깝게 되었고 이후에는 출장 중에 만나는 짧은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서로를 더욱 알아가며 친근한 사이가 되었다.<계속> [복음기도신문]

조상국 | mission 대표. 1997년부터 의류 유통업에 종사해왔다. 2017년에는 선교단체 oikonomos mission을 설립하고 비즈니스 영역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청지기’를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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