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김명호 칼럼] 미묘한 성경 해석학 9

ⓒ 안호성

“진심으로 진리를 알고자 원한다면 그런 생각을 가진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더욱 세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단순한 철학의 문제라면 그것으로 충분할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전 존재가 걸려 있는 생명의 문제가 아닌가!”

파스칼,『팡세』(Pensées)에서

성경을 해석할 때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문자(文字), 문법(文法), 문학(文學), 문맥(文脈)에 의한 해석 방법 가운데 두번째 문법적 해석을 다루고자 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독하고 하나님께서 진리를 찾아가는 기쁨을 심령안에 주시기를 기도한다.

영어를 배운 경험이 있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문법 그러면, 영어의 문법이 복잡해서 머리를 흔들 것이다. 그러나 영어 문법과는 달리 히브리어가 최고의 슈퍼 이지(super-easy) 언어인 만큼, 히브리 문법 역시 매우 심플하다는 사실을 꼭 알기 바란다. 이 말이 글을 읽는 독자의 마음에(사 40:2)까지 이르기를 기도한다!

아담 창조 후 다른 것 아닌 “언어”로 대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면서 흙으로 사람을 빚어 최초의 인간을 창조하셨다. 그렇게 인류의 조상 아담 안에 생기가 그 코에 들어가자 생령이 된 후(창 2:7) 곧 하나님은 다른 것이 아닌 그와 “언어로”(히: לָשׁוֹן) 바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성경은 그 언어가 어떤 언어인지는 기록하지 않고 있다(창 11:1).

히브리어로 “언어”(לָשׁוֹן)는 “혀”(לָשׁוֹן)라는 말과 같아서 히브리어로는 문자로 기록된 “언어”(לָשׁוֹן=라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 소통이 되어질 수 있으나 가장 정확하고 중요한 인간의 기본 의사 표현은 “언어”(言語)이다.

언어는 사고, 사상, 사유(思惟)의 표현

인간은 모두, 언어를 가지고 말하고, 듣고, 쓰고, 읽고 살아간다.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자기 의사를 표현한다. 언어는 곧 사고이고, 사상이다.

20세기 현대 언어학의 아버지라 일컫는 노암 촘스키(Abraham N. Chomsky)는 언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자 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이미 언어적인 내재 능력을 주셨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가 세운 언어학 용어를 빌리자면, 언어의 심층 구조(Deep structure)가 외부 구조(Surface structure)로 표현된다고 믿었다. 따라서 그는 언어가 인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말씀은 하나님(요 1:1)

성경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가? 언어로 기록된 성경을 통해서이다. 하나님이 말씀 하셨다는 성령의 확신은, 신비적인 망상(妄想)이 아니라, 성경이 그 분의 말씀이라는 사실에 근거한다. 따라서 성경이 기록된 언어의 문자와 문법을 아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문법”(文法)이란 말의 구성 및 운용상의 규칙(manual)인데 문법이 없이는 언어가 운용되지 않으며 인간의 의사소통도 불가능하다. 현대 언어 철학자들이 언어를 인간이라까지 했듯이, 사도 요한의 말을 빌리자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다(요 1:1).

성경은 하나님 말씀이요 “그 말씀이 바로 하나님이다”는 사도 요한의 신론(神論)과 성경관(聖經觀)에 관한 표현은 하나님과 말씀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음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성경과 하나님 말씀은 동반(同伴)하며 예수 그리스도와 말씀은 항상 동반(同伴)하며 성령 역시 항상 말씀과 동반(同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말씀을 떠난, 바른 성경관을 벗어난 신론, 기독론, 성령론 언제나 그릇된 길로 갈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세계와 인간에 대한 가장 근본적 문제들을 이성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인 철학과 언어는 사실 한 맥을 형성하고 있어서 분리할 수 없다. 그래서 현대 언어 철학은 언어를 그 민족의 독특한 사유(思惟)의 표현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촘스키는 언어가 인간이라고 까지 했다. 충분히 이해되고 공감이 간다.

히브리 문법의 중요성

다른 언어의 문법과 비교해 볼 때 히브리어 문법은 문법 다움을 가지고 있다. 그 시작이 다른 언어와 다르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쓴 언어를 시작으로 해서 여러 고대 언어와 헬라어와 라틴어를 비롯 고전어들, 영어 독어 불어 등 여러 현대 언어를 보면 문법의 틀에서 히브리어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대부분 명사에서 시작하고 특히 현대 언어는 동사로 시작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히브리어는 관사에서, 정관사에서 시작한다.

성경 히브리어의 교과서라 말할 수 있는, 와인그린(Weingreen)의 문법책, A Practical Grammar of for Classical Hebrew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59), 성경 히브리어의 최고의 내용을 담은 주옹-무라오카(Jouon & Muraoka)의 책, A Grammar of Biblical Hebrew (Roma: EPIP, 1996), 그리고 글린어트(Glinert) 현대 히브리어 책, The Grammar of Modern Hebrew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9)을 보면 히브리 문법 처음이 “정관사”(The definite article)로 시작한다.

정관사란?

정관사(The definite article)가 무엇일까?

정관사라는 문법을 우리가 바로 정의 하기는 어려워도 어렸을 때 영화관에서 영화를 다 보고 끝나면 항상 화면에 큼지막하게 나온 “The End”를 모두가 다 기억할 것이다.

아주 아주 오래 전, 고 2 때 중간고사를 보고 단체로 영화관에 갔다 보고 나오다 나의 친구가 “더 엔드”라고 발음해, 공주 사대를 나온 황OO 수학 선생님께 혼난 일을 난 기억하고 있어서 영어 그 단어, The End를 잊을 수 없다 ㅎㅎ. 왜 그 끝? 이 끝, 저 끝, 그 끝, 왜 하필이면 “디(The) 엔드(End)”일까? 우리 말로는 영화 끝 그래야지, 영화 그 끝, 이상하지 않는가!

나는 요즘 일본어를 배우면서 “코소아도([맛이]고소하죠?) 이 네 단어를 반복하는데 여념이 없다. 이것, 저것, 그것, 정관사와 가깝고 먼 지시 대명사의 표현을 말이다.

우리 학교 영어를 가르치시는 선교사님에게 물어 보았더니 정관사는 어려워요 말한다. 영문학과 교수였던 친구에게 물었다. “The End”의 의미를?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 “The End” 의미는 잠시 내려놓고… 내가 이해한 대로 써야 할 것 같다.

정관사란 어떤 명사를 특별하게 한정할 때 쓰는 명사나 형용사와 관련된 문법이다. 예를 들어, 여자 그러면 다수의 여자가 될 수 있지만 그 여자 그러면 특별하게 한 여자에 한정되어진다. 그래서 정관사가 있고 없고에 따라서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서, 개역 개정은 시편 1편을 이렇게 시작한다. 복 있는 사람은… 그러나 히브리 시편은 정관사가 있어서 한정된다. 복 있는 “그” 사람은… 복 있는 사람은 너나 나나 모두가 될 수 없다. 복이 아무에게나 아무렇게 굴러가지 않는다. 이렇게 한정이 되면 “그” 사람, 특별한 사람이 된다. 이 글을 읽는 사람 또한 특별한 그 사람이 될 것이다.

거짓된 이즘(-ism)에 대한 강력한 도전이자 선포!

무엇이든 시작이 중요하다.

이렇게 히브리 문법이 다른 언어와 달리 독특하게 시작한 차이의 의미는 무엇인가? 히브리어 첫 번째 문법은 정관사로 시작한, 바로 그건, 진리를 희석시키고 왜곡시켜 허물려고 하는 이 세상의 거짓된 이즘(-ism)에 대한 강력한 도전이자 선포다.

“세상의 거짓된 이즘(-ism)에 대한 강력한 도전이자 선포!” 이 한 줄의 문장에 히브리 문법의 중요성이 다 담겨 있다. 영어 속담처럼, 모든 것이 반짝인다고 해서 다 금이 아닌 것이다(All that gliters is not gold, William Shakespeare).

위에서 언급 했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처음 기록된 정관사로 시작된 히브리어 문법안에 문법 다움의 면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면에서 히브리어 문법은 하나님께서 복음을 담아 놓은 귀한 그릇이다. 그래서 히브리어 한 자(字) 한 자(字), 문자(文字)가 중요하고 그 문자안에 의미를 담아 놓은 문법(文法)이 중요하다.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 점 일 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마침내 다 성취되리라.(마 5:18)

To be Continued 계속됩니다. [복음기도신문]

김명호 | 헤브론선교대학교 성경언어대학 교수. 복음과 기도의 기초 위에 성경의 원어 연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한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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