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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여성들의 아픈 이야기를 듣는 것이 회복의 시작”

▲ 인스타그램. 출처: unsplash

지난해 졸업과 함께 친구들과 다음세대 선교사로 부름을 받고 캠퍼스 사역에 대한 기대를 품고 O국에 입국했다. 그러나 한 달 후, 코로나로 인해서 학교 수업은 온라인 강의로 바뀌어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다. 곧 지나갈 줄 알았던 코로나가 길어지며 캠퍼스 사역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졌다. 그때 미디어선교를 접하게 되면서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해보기로 했다.

이곳의 젊은이들은 특히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한다. 나와 친구들은 각자 이곳에서의 일상생활을 공유하며 현지인들과 인스타그램으로 소통을 시작했다. 이곳에는 한국 청년이 희귀하다보니 신기해하며 관심을 갖고 다가온다. 인스타그램에서 만난 친구들은 주로 한류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었다. 한류는 선교를 위한 선물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직접 그 현장을 경험하고 있다.

요즘 O국에서는 케이팝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현지인들이 큰 커뮤니티를 이루어서 함께 모여 춤추고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며 한국어를 배우기도 한다. 덕분에 많은 친구들은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마음을 열어준다.

이렇게 교제하면서 평화로워 보이는 이 땅에 많은 아픔과 숨기고 싶어 하는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됐다. 특별히 이슬람 문화 아래서 아파하는 많은 여성들을 만나게 되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친구부터 모든 관습을 당연하게 여기는 친구들까지 다양했다.

한 친구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족 간의 약속으로 이루어졌던 약혼이 깨지고 동시에 일터에서 차별을 당하며 퇴사를 하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친구는 대가족과 친척들 사이에서 힘들었던 순간들을 털어놓았다. 분노에 휩싸여 어린 아들을 폭행하는 삼촌을 막았다는 이야기, 아버지에게 맞아 피투성이가 된 친척 오빠를 보게 된 이야기 등 기사로만 보았을 법한 사건, 사고들이었다. 가족 간의 불화, 부모님의 이혼, 자유 없는 결혼부터 외출까지 그들의 아픔을 직접 듣고 보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친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사역으로 인식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사건으로 주님이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주셨다. 어느 날 한참 나이가 많은 언니와 만나 학교 과제를 했다. 그날 언니는 자신의 가족과는 관련이 없는 외국인인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언니의 상황과 어려움을 들으며 마음이 참 아팠고, 무슨 말을 해주어야 위로가 될까 고민도 많이 했다. 결국 어떤 인간적이고 따스한 위로보다도,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자고 결론을 내렸다. 많은 일을 겪은 언니에게 내가 믿는 하나님에 대해 나누고 함께 기도해주었다. 그리고 그날을 기점으로 한 명과의 만남이 복음이 흘러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 후로는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인스타그램 친구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함께 기도해준다. 어느 정도 관계가 형성된 친구들에게는 우리의 개인적인 믿음과 신앙을 나누기도 한다.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이곳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자리임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된다. 비록 직접적으로 복음을 나누기는 힘들지만, 주님이 어린 우리를 통해서 그 친구들에게 그분의 향기를 흘려보내고 계심을 믿는다.

코로나로 우리가 기대했던 캠퍼스 사역은 할 수 없었지만 주님은 새로운 문을 열어주셨고 언택트 시대에 새로운 방법인 SNS로 청년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더욱 많은 영혼들을 만나게 하실 주님을 기대한다. [복음기도신문]

O국=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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