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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통신] 소수민족 카렌, 선교의 주역으로 나서나

제공: 오영철 선교사

‘자선교화(Self-Missiologizing)’는 선교지에서 선교사의 사역 중 가장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지 교회가 스스로 선교하는 교회가 된다는 것이다. 해롤드 풀러(Harold Fuller)는 선교지 교회와 선교사의 관계를 설정할 때 4단계로 나눈다. 개척자(Pioneer), 부모(Parent), 동역자(Parter), 참여자(Participant)이다. 참여자 단계는 현지 교회가 자립을 넘어서 선교에 참여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교회는 ‘선교’의 부르심을 받았다. 형태와 방법은 달라도 결국 선교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태국카렌침례총회도 이런 부르심에는 예외가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상황속에서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교사로서 나의 주 관심사이다.

오늘 현지교회에서 선교세미나를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예기치 않은 일이었다. 준비도 안된 상황이어서 매우 엉성한 세미나였다. 이전에도 학교에서나 교회방문에서 선교에 대한 의견을 나눈 적은 있었다. 주로 내가 선교에 주제를 꺼내고 그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선교세미나에 대한 부탁을 직접 받았다. 나의 선교사로서의 여정에서 매우 의미있는 부탁을 받은 것이다.

2021년 3월 13일부터 매홍손에 있는 여러 교회를 방문했다. 처음 방문한 므앙노이 교회는 특별한 목적이 있었다. 선교에 대한 나눔 때문이었다. 지난 2월, 치앙마이에서 믈라예 담임 목사와 만났다. 그는 신학교를 위한 므앙노이 교회의 헌금 전달 때문에 연락을 해왔다. 만나 자연스럽게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사역을 들으면서 이미 그 교회는 선교사역(mission minisries)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들은 그것을 선교사역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내용상 이미 성숙한 선교하는 단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어도 네가지 영역이었다.

첫째는 주위에 있는 라후족(Lahu)교회를 방문하고 격려하고 있다. 둘째는 미얀마 카렌 실향민(Displaced People)을 위한 특별 후원을 하고 있다. 셋째는 방콕에서 태국교회를 위한 목회자에게 쌀과 일부 필요를 지원 하고 있다. 넷째는 자비량 선교에 관한 것인데 그 교회 청년 두명이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타이족 선교를 위함(Tent Maker missionary)이다.

태국카렌침례총회가 선교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 모델이 필요한데 므앙노이교회가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교회를 방문하고 기존 선교사역의 의미를 나누고 싶었다. 가능하면 성도들이 선교비를 따로 헌금하도록 하고, 교회안에 선교회를 조직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주민족인 타이민족선교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도 나누고 싶었다. 공식적인 모임보다는 교회지도자들과 자연스러운 의견 나눔을 생각한 것이다.

3월 13일 토요일에 동료선교사와 같이 도착하니 믈라예 목사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러면서 선교에 대한 나눔방법을 제안했다. 주일 오전 9시부터 여전도회가 주관하는 예배가 있는데 그때 나누어 달라는 것이다. 선교세미나를 해달라는 것이다. 나는 토요일 저녁이나 주일 예배 후에 지도자들과 만남을 예상했다. 설교는 선교에 대한 주제로 준비하였지만 선교세미나를 준비하지는 않았다. 부랴부랴 나누게 될 주제들을 정리한다. 이럴쭐 알았으면 PPT 자료를 만들어 잘 준비하였어야 했다. 준비를 잘 하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14일 주일 오전 9시부터 선교세미나가 진행이 되었다. 먼저 무앙노이교회의 헌신에 대한 감사를 했다. 이교회는 매년 6만 받(2000달러)을 총회상회비로 태국카렌침례총회로 보내고 있다. 교회 십일조의 10%를 보내는 것이다. 그것에 대하여 감사인사를 전했다. 만약 이 교회처럼 총회(Thailand Karen Baptist Convention)안의 다른 교회들도 한다면 1년 총회 수입은 1400만 받(47만 달러)이다. 이 정도면 자립이 가능하고 총회 차원의 선교도 가능하다. 이어서 태국카렌침례총회의 현 상황을 설명하였다. 태국에서 가장 큰 교단이 되었다. 그 원인은 조상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우리는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되어 엄청난 변화앞에 있음을 상기시켰다. 도시화, 태국화, 세속화 그리고 세계화는 바로 앞에 왔고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청년들이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이들이 건강한 신앙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 선교적 기회가 된다. 문제는 많은 카렌 청년들이 정체성과 신앙의 큰 혼란속에 있다. 큰 위기이며 기회이다. 교회의 선교적 부르심에 대하여 나누었다. 세계교회의 변화와 우리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선교에 참여할 수 있을지를 나누었다. 어린아이들도 선교에 참여하여야 하고 기도와 헌금의 중요성을 설명하였다. 구체적으로 태국의 각 지역에 있는 교회와 협력하여 태국교회목회자 지원을 도전하였다.

이어 예배시간에는 요한복음 20장에서 예수님이 선교적 도전을 주는 말씀을 나누었다. 유대인들이 두려워 저녁에 문을 잠근 연약한 제자들에게 선교사명을 주셨다. 선교훈련을 받지 않았고 재정도 조직도 없는 연약한 제자들에게 선교사명을 주셨다. 우리처럼 연약한 소수부족공동체도 선교적 사명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선교는 우리의 힘이 아니라 성령과 부활의 능력으로 가능함을 나누었다. 얼떨껼에 시작한 엉성한 선교세미나는 이렇게 하여 마무리하였다.

예기치 않은 기회였다. 엉성한 선교세미나였지만 그 의미는 특별하다. 25년 선교사의 여정에서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이들이 선교의 대상이 아니라 선교의 주체로서 도전을 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보다 더 낫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안에 하나님이 선교적 가능성을 준비시켜 놓으셨다. 이미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그 사역의 의미를 해석해주었다.

선교사의 역할 중 하나가 주창자(advocate)이다. 현지인들이 못보는 것을 보게 하는 것이다. 현지인들이 해야 할 일을 선교사가 대신 하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안된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 현지인들이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지 않고 선교사를 의지할 수 있다. 선교지에서 이런 현상은 쉽게 볼 수 있다. 선교사가 더 훌륭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선교사도 현지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선교를 배워야 한다. 역할이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 이 교회 담임인 믈라예 목사의 아들은 이미 선교사의 역할과 능력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쁘라찬’이라는 31세의 목회자이다. 방콕에서 2020년 1월에 교회개척을 하였다. 개척한지 1년여가 되었는데 이미 자립하고 있다. 24명의 교인들은 상당수가 중산층이다. 2020년 헌금이 100만 받(3만 3000달러)이 넘는다. 선교사가 가서 배워야 할 교회이다. 소수부족 목회자가 타이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개척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교사와 현지교회가 서로 배워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자선교화(Self-Missiologizing) 에 대한 나눔은 선교사로서 흥분되는 순간이다. 이제 내가 선교사로서 해야 할 마지막 과제이기 때문이다. 엉성한 세미나이지만 그 의미는 결코 엉성하지 않다. 생각지 않은 기회는 하나님의 섭리속에 있음을 확신한다. 분송목사와의 대화는 하나님의 준비한 만남이었다.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축복이다. 소수부족 카렌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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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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