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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칼럼] 나, 낙태했다고 고백해야 할까요?

ⓒ 복음기도신문

두 번의 아픈 낙태까지 포함하고 있는 내 과거 성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종종 여간해서 사라지지 않는, 낙태의 여파를 처리하고 싶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럴 때면 나는 커피 한 잔을 따라주고 그들이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 하도록 들어준다. 그러면서 나도 내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은혜와 지혜로 치유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 대해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짧은 글 하나에 낙태라는 큰 사건을 겪은 한 사람이 느끼는 모든 뉘앙스를 다 전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약에 당신도 과거에 낙태를 한 적이 있다면,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눌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그 전에 생각해야 할 몇 가지를 제시하려고 한다. 

1. 낙태에 대해서 몰라도 얼마든지 당신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다

나는 열여섯 살 때 낙태를 했는데, 그 순간 나의 정체성이 영구적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이런 내 부끄러운 과거를 모르면 누구도 나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확신에 나는 무모할 정도로 지나치게 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되었다. 새로운 친구, 첫 데이트, 청소년 목회자, 대학 시절 사역처 직원은 모두가 다 나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최선의 상황을 놓고 생각하면, 그들이 나를 제대로 사랑한다고 확신하도록 돕기 위해서라도 나는 그들에게 나 자신을 정직하게 다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그들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기 전에 그들로 하여금 나를 거부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런 식의 과잉된 공유(oversharing)는 상처를 치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 스스로 진실이라고 생각한 사실, ‘나는 오염된 여자야’라는 얘기를 나는 반복해서 하고 있을 뿐이었다.

스물다섯이 되어서 교회에 다시 출석함으로,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서의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어서야 나는 과거 성 경험과 낙태가 규정한 과거의 인생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너희 중에 이와 같은 자들이 있더니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받았느니라”(고전 6:11).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에게 입양된 자녀로서 새로운 출생 증명서를 받았다. 새로운 출생 증명서에 굳이 과거에 대한 주석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

현명하고 건전한 방식으로 과거를 공유하려면 그 과거가 여전히 내 이야기의 일부이지만 더 이상 나를 이루는 정체성의 하나는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해야 한다.  어둡고 슬픈 내 개인사를 굳이 시시콜콜 알리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은 얼마든지 나를 바로 알고 사랑할 수 있다. 

2. 당신 힘으로는 죄값을 치를 수 없다

무모한 과잉 공유도 모자라서, 내게는 아예 더 큰 환경에서 과거를 공유할 기회가 생겼다. 사람들은 좋은 간증을 듣기 좋아한다. 나는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를 널리 공유할 수 있는 간증 기회에 뛰어 들었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고통스러운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최대한 건강한 방식으로 낙태를 처리하려고 노력하는 과정 중에서도 나는 주님이 이런 내 이야기를 어떻게 사용하실지를 놓고 씨름했다. 

낙태라는 과거를 가진 사람들은 어쩌면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생명존중(pro-life) 운동에 동참할 준비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낙태라는 악과 고통스러운 결과에 대해 확실하고 또 직접적으로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 자신을 포함해서 낙태를 겪은 많은 여성들이 가진 착각 중 하나는 낙태 이야기를 나눔으로서 과거의 죄를 보상받을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다. 내 간증이 낙태로 사라질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구원받은 생명 때문에 내가 죽인 생명에 대한 죄값을 치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것이다. 나는 결코 낙태의 죄값을 지불할 수 없으며,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많은 행동주의도, 아무리 많은 생명을 구한 아기의 숫자도, 내가 들려주는 낙태 이야기에 인생이 바뀐 최고의 ‘청교도’조차도 내가 지은 죄를 보상할 수는 없다.

오로지 완전하고 죄없는 대속자만이 그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 믿음으로 예수님을 바라볼 때만 구원받을 수 있다. 어떻게 간증할까를 고민하는 중에도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이미 우리를 의롭다고 하셨음을 기억해야 한다. 

3. 당신의 이야기는 치유를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낙태가 우리를 정의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커다란 수치와 갈등의 원천이 될 수는 있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을 그 갈등 속으로 초대했을 때, 그들은 나 자신보다 훨씬 더 잘 나를 도와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기독교인 상담사와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다. 낙태는 심각한 죄이자 트라우마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진리라도 어둡고 고통스러운 곳까지 꿰뚫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숙련된 상담가라면 동정심과 인내로 그런 과정을 용이하게 하도록 도울 수 있다. 

나는 또한 신앙 초기부터 나의 멘토이자 친구였던 몇 명의 경건한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상담사와 함께 나를 지원했고,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와 데이트를 할 때 언제 어떻게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분별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결혼하기 전에 배우자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두려워했고, 또 지금은 지금대로 과거에 대해 소통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애쓰는 여성들과 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픈 과거에 관한 대화는 어렵다. 그렇기에 비밀은 최대한 숨기라고, 그러지 않으면 버림받을 거라고 사탄은 우리 귀에 속삭인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은 더 이상 정죄받지 않음을(롬 8:1, 33–34).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배우자들은 은혜로 응답할 것이며, 그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우리 마음 속에서 그리스도의 치유 사역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어려운 순간에도 남편에게서 사랑과 지원 그리고 진리의 확인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지금 빛 가운데에서 걸을 수 있다(요일 1:7).

누군가에게는 과거 낙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벅차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억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의 정체성은 안전하다. 그는 당신의 죄값을 모두 지불했다. 게다가 그는 또한 당신을 가족으로 만들었다. 이제 당신은 더 이상 혼자서 그 짐을 짊어질 필요가 없다.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 목사님은 당신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목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양심이 무거워질 때 마다 방해받지 않고 목사님에게 달려가서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았다는 진리를 다시금 상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목사님은 목사님 대로 당신의 과거를 알게 됨으로 좀 더 민감함을 가지고 설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눔으로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더 큰 치유와 자유를 경험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 이야기 속 어두운 부분을 언제, 어떻게 공유해야 하는지를 식별하는 것도 훨씬 더 쉬워졌다. 

누군가에게는 과거 낙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벅차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억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의 정체성은 안전하다. 그는 당신의 죄값을 모두 지불했다. 게다가 그는 또한 당신을 가족으로 만들었다. 이제 당신은 더 이상 혼자서 그 짐을 짊어질 필요가 없다.[복음기도신문]

켄드라 달 | 작가. 교회에서 제자양육 진행. www.tgckorea.org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협약에 따라 본지에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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