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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복음, 정말로 궁금한 것에 답하게 하라

사진: Pixabay

언젠가 나의 선생님 한 분이 학계 저명인사인 독일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젊은 시절, 그가 신학교 교수로 근무할 때에 틸리히의 공개 강의 후 토론 진행을 맡았다고 한다. 학생들이 질문을 시작하자, 초청 강사인 틸리히는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번번이 학생들의 질문을 재구성하고 수정하는 것이었다.

그는 결국 용기를 내어 “틸리히 교수님, 그것은 그 학생의 질문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실제로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 답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요청했다. 틸리히는 즉각적이고도 단호히 “아니요. 그들이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 부분적으로 맞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식의 대응은 학생들이 틸리히를 완전히 배척하고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수가 답이다, 그런데 질문이 무엇이었더라?

댄 스트레인지(Dan Strange)는 그의 책 ‘복음과 문화 사이 ’(Plugged In: Connecting Your Faith with What You Watch, Read, and Play, 두란노)에서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은 위에 예로 든 틸리히와 같이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예수가 답’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문화의 영향에는 귀를 막고 있어서 때론 사람들이 묻지도 않은 것을 대답하기도 한다. 물론 인간은 죄로 오염되어 있기에 ‘죄인 된 내가 어떻게 거룩하고 공의로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로 지낼 수 있을까?’라는 가장 궁극적인 질문을 하지는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댄 스트레인지가 이 책에서 보여주듯,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모든 인간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반 은총을 통하여 ‘나는 누구인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진정한 기쁨과 성취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라는 제법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모든 문화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매체’(보고, 읽고, 재생할 수 있는)를 쏟아 낸다. 댄 스트레인지는 내가 본 가장 쉬운 접근 방식으로 기독교적인 문화 분석 수행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우리에게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 다양한 매체로 이루어진 문화 속에서 특정 답변을 구분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다음, 그런 답변에 대해 비평하되 기본적인 그들의 열망을 확인하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해소한다. 결과적으로는 그들의 질문에 대해 진정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그들을 예수께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전복적 성취

여기에서 사용된 방법은 20세기 선교학자들에 의해 체계화된 것이다. ‘전복적 성취(Subversive Fulfillment, 갈망하는 바를 만족하게 하지만 전혀 다른 방법이나 생각하지 못한 대상을 통해 만족하게 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복음이 비기독교인들에게는 그들의 갈망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충분히 충족시키고 있다는 의미에서 이런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라는 명칭은 그 접근법을 완벽하게 설명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우리의 복음이 기본적인 인간의 갈망과 열망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종교나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동시에 그들이 가진 갈급함을 해소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거짓 우상에 대하여 지적하고 비평하여야 한다. 전복적 성취는 종교 다원주의 또는 종교 무관심 주의가 보이는 오류도 피해 나간다. 죄를 일반적인 비난의 대상으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문화 가운데에 나타날 수 있는 우상의 형태와 연관 지어 다룬다. 구원은 그냥 선포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속에서 우상을 향해 만족을 얻고자 하는 바를 대체할 수 있는 구체적 희망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댄 스트레인지는 이러한 방법을 21세기로 가져옴으로 독자들이 잘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것은 바울이 성경에서 보여준 방식이라는 것을 그는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그러나 이 접근법은 단순히 복음주의적인 대화를 위한 전략만은 아니다. (확실히 복음 중심적인 대화의 전략이기도 하겠지만….) 댄은 또한 그리스도인들이 사는 세상에서 매일 생성되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와 매체들을 이해함으로써 세상을 위해 충실하게 사는 것이 아닌 세상 안에서 충실하게 사는 방법을 보여준다.

더욱이 그는 설교와 교육, 제자 훈련 및 대화 등 우리의 모든 의사소통을 포함하는 접근 방식에서도 널리 적용할 수 있는 ‘전복적 성취’를 촉구하고 있다. 그것은 결코 “나는 절대적으로 옳고 당신은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며 사람들에게 상처 주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기독교가 얼마나 현대적이며 우월한 종교인지를 보여주라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는 긍정적인 인정과 반박을 모두 포함한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그들의 일반적인 노력이 실패했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인간이 경험하는 고난의 의미, 주변 환경에 영향 받지 않는 만족감, 사랑과 공동체를 훼손하지 않는 자유, 스스로 벗어나 망가지거나 배타적이지 않고 자신을 세우는 정체성, 올바른 정의에 대한 생각, 수치심과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 죽음까지도 담대히 받아들일 수 있는 희망 등에 관한 것을 복음적 용어로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에게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그들의 일반적인 노력이 실패했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라

우리 주위에는 세속적이고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복음 선포를 대중이 필요로 하는 것이나 그들의 질문과 연결하도록 제안하는 책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기독교 이후의 서구 문화에서 그저 도피자로 살든지 아니면 세상에 동화되지 않고 충실하게 살 수 있도록 알려 주는 책들도 있다. 이 책, ‘복음과 문화사이’는 실제로 이를 실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귀한 책이다. <The Gospel Coalition | www.tgckorea.org 제공>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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