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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통신] “스웨덴보다 태국이 더 좋습니다”

▲ 카렌 난민 출신의 스웨덴국적의 사역자 애투토.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스웨덴은 세계적인 복지국가이다. 자녀출산과 양육을 국가가 보장한다. 고아원이 없고 의료비 걱정도 없다. 교육은 대학까지 무료이다. 전국민을 위한 연금제도 1913년부터 시행되었으니 100년이 넘었다. 모든 국민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복지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다. 태국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1인당 국민소득(GDP)을 보면 알 수 있다. 2019년 스웨덴의 개인당 소득은 5만 7000달러인 반면 태국은 7800달러이다. 수치로만 하면 스웨덴 국민이 태국 국민보다 7배는 더 잘 산다. 세계에서 가장 안정된 국가 중 하나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는다. 스웨덴 시민권을 가진 학생의 이야기이다.

“스웨덴보다 태국이 더 좋습니다.”

태국이 스웨덴보다 더 좋다는 그의 말은 일반적인 생각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애투토(Eh Toot Taw)는 실로암 신학교 4학년 학생이다. 그는 카렌족이지만 스웨덴 시민권자이다. 버마의 카렌 지역에서 전쟁으로 그의 가족은 2001년 태국으로 피신해야 했다. 그는 태국 서부 국경에 위치한 ‘노포’라는 난민촌에 있었다. 2006년 그의 가족은 스웨덴과 UN의 도움으로 스웨덴으로 이주하였다. 이제 15년이 되었다. 그는 4년전에 모국어인 카렌어로 신학공부를 하기 위해서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실로암 신학교에 왔다.

그는 눈에 띄는 학생이었다. 그 학년에서 유일하게 결혼하여 부부가 함께 공부하고 있고 스웨덴 시민권이라는 것이 특별했다. 뿐만 아니라 남을 잘 배려하고, 예의가 바른 학생이다. 앞으로 스웨덴에서 스웨덴어로 신학공부를 한 후 디아스포라로서 사역을 할 예정이어서 눈 여겨 보는 학생이다. 애투토와는 거의 1년만에 만난다. 올해 졸업하면 스웨덴에 돌아가서 스웨덴 언어로 신학을 더 공부할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올해 예정대로 스웨덴으로 돌아가 공부할 계획이에요?” 나의 질문에 예상과 다른 대답을 한다.

“사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1년 더 태국에 머물다가 갈 것 같습니다. 지금은 스웨덴보다 태국이 더 좋습니다.”

복지 대국이며 선진국인 스웨덴보다 개발도상국인 태국이 더 좋다고 하였다. 코로나 때문이다. 스웨덴의 코로나의 상황이 심각하여 돌아가는 것에 대하여 주위에서도 걱정한다. 적어도 지금은 태국 상황이 스웨덴보다 훨씬 안전하다. 통계를 보면 명확히 나타난다. 2021년 1월 25일 발표한 스웨덴의 총확진자는 54만 7166명이고 사망자는 1만 1005명이다. 1일 평균 확진자는 거의 4000명이다. 반면 태국은 확진자가 1만 3637명 사망은 75명이며, 1일 평균 확진자는 200명 정도이다. 인구는 태국이 6800만 명이고, 스웨덴이 1000만 명 조금 넘는다. 동일한 인구로 비교하면 스웨덴의 확진자가 태국보다 270배가 많다. 사망자는 거의 1000배이다. 코로나라는 상황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런 뜻밖의 이야기가 처음이 아니다. 태국이 스웨덴보다 더 좋다는 내용을 이전에도 들은 적이 있었다. 첫째는 그의 부모님의 고백이다.

“부모님들은 태국을 스웨덴보다 더 좋아합니다.”

난민 자격을 얻고 스웨덴에 갔고 선진국의 시민권이 되었지만 그들에게 여전히 낮선 땅이었다. 친인척이 거의 없다. 기후가 너무 춥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고향이 너무 그리웠다. 세상에서 소위 개발되지 않은 태국의 국경이 그들에게는 더 좋은 것이다. 아버지는 2년 전에 돌아와서 친적들과 같이 살고 있다. 태국 거주 비자도 이미 만료가 되었다. 아버지는 스웨덴으로 다시 가지 않을 것이다. 어머니도 조만 간에 돌아온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태국의 국경의 시골 카렌 마을이 선진국 스웨덴보다 더 좋은 것이다.

또 한 경우가 있었다. 그것은 스웨덴 침례교 소속으로 파송받아 태국에서 사역을 하던 오또 선교사의 말이다. 2018년 8월에 총회관계자들과 선교사와의 만남에서였다.

“태국의 카렌교회가 저의 스웨덴 침례교회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건강합니다.”

그는 스웨덴 침례교회 교단이 파송한 마지막 선교사였다. 그가 태국에서 선교를 하는 동안에 스웨덴 침례교단은 없어졌다. 다른 교단과 합하여 연합교단이 되었다. 스웨덴 침레교회만으로 교단을 이루어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선교사역을 지원하는데도 어려움이 생겨 결국 그의 가족도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카렌침례교회가 스웨덴교회보다 더 역동적이라는 이야기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태국 카렌침례교회의 영적인 역동과 성장이 그에게는 부러운 모습이었다.

1년여 전만해도 스웨덴은 태국보다 훨씬 안전한 국가였다. 지금은 코로나 한 가지만으로 태국이 어떤 면에서 더 안전하게 되었다. 코로나 19는 선진국의 전통개념을 바꾸어 놓고 있다. 인간이 만든 조직과 국가의 안전도가 얼마나 허약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고로 안전하고 좋은 나라 같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 한 가지를 통하여 치명적인 취약성이 드러났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언제나 옳지 않다. 상식이란 것도 늘 동일하지 않다. 우리가 이해하는 관점도 늘 동일하지 않다. 선교에서도 그럴 수 있다. 선교지의 교회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어떨까?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파송하는 국가로서 우리 한국교회가 현지 교회보다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아프리카 교회를 생각할 때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대부분 한국교인들의 생각 속에는 아프리카는 여전히 선교사가 필요하고 우리가 가서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다.

그런데 아프리카교회의 실상은 일반적인 한국교회 교인들의 이해와는 매우 다른 얼굴들이다. 세계적인 영국의 방송 BBC에서 2009년 제작한 세계 기독교(A History of Christianlity)의 역사에서 아프리카교회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놀라게 한다. 옥스퍼드 대학교 교회사 교수인 다이아매이드(Diarmaid MacCulloch)는 아프리카 교회를 아주 정확하고 강한 어조로 표현한다.

“21세기 세계 기독교의 중심은 아프리카 교회들입니다.”

그의 평가는 객관적인 증거를 기초로 한다. 한국에서 대부분 가난하여 연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교회로 인식을 하지만 현재 가장 역동적인 교회들이 밀집된 곳이 아프리카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놀랍다. 사하라 북부는 이슬람이 득세하지만 이 이하의 기독교의 부흥은 놀라울 정도다. 소위 경제적으로 후진국인 교회가 후진성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더 역동적인 경우가 많다. 하나님의 교회의 역동성을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수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는 우리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한다. 관점의 전환을 요구한다. 인간의 조직과 질서가 영원하지 않다. 인간이 만든 안전의 개념도 한 가지 사건만으로도 기둥부터 흔들거린다. 코로나로 실감하고 있다. 이것은 이 땅이 온전한 복음이 더 필요함을 말해준다. 그것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소식이다. 인간의 조건과 풍조와 사건에 흔들리지 않은 나라이다. 선교란 영원한 나라를 이 땅에서 맛보게 하는 것이며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제는 안전하였지만 오늘은 불안전한 소식이 아니다. 애투토 형제는 아마 1년을 이곳에 더 있고 난 뒤 스웨덴으로 갈 것이다. 난민촌에서 자유도 직업도 미래도 없었던 그가 스웨덴으로 간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다. 연약한 소수민족 출신 난민을 통해서도 영원히 변하지 않은 나라는 전파될 수 있다. 이것이 복음의 신비이다. 세계적인 선진국 스웨덴의 취약성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애투토가 스웨덴에서 선포할 영원히 견고한 나라의 신비함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계속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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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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