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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칼럼] 작은 겨자씨 한 알

[고정희 선교사의 주님이 사랑하는 것(4)]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니라 (삼상16:7)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는 작은 교회를 다녀왔다. 죠이풀교회에 다니시는 집사님의 소개로 서울 증산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오게 되었다. 1층 현관문을 들어오는데 조금은 한국말 억양과 다른 여자 분이 말을 걸었다.

‘혹시 일본에서 오신 선교사님들이세요?’

같은 건물 2층에 일본에서 온 아는 동생이 살게 되어 자주 오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가 죠이풀 집사님에게 며칠 후에 일본 선교사님이 오실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한다. 본인도 일본에서 살던 교포인데 결혼을 하면서 한국에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에 있는 재일 조선인 억양에 가까워서 놀랐다.

집이 가깝다고 하면서 잠깐 다녀오겠다며 서둘러 가셨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초인종 소리가 나서 현관문을 열었더니 좀 전에 만난 교포여자 분이었다. 양손에 무언가를 가득 들고는 ‘먹을 것이 없을 것 같아서요. 집에 있는 것을 좀 가져왔습니다.’ 하며 정겹게 웃으신다. 마스크를 했지만 착한 미소가 느껴졌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비닐을 열어보니 크고 작은 감자, 참외 두 개, 크로와상 빵, 모시떡이 소담하게 담겨져 있었다. 마음이 푸근해졌다. 이렇게 우리는 이웃이 되었다. 다음날 직접 만들었다며 예쁜 마스크를 가지고 또 오셨다. 나는 얼마 전에 나온 책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를 읽어보시라고 드렸다. 일본에 사는 재일조선인들에게 소망과 복음을 주시는 하나님 이야기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뒤 초인종이 울렸다. 교포 여자분이었다.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책을 다 읽었다며 남편과 함께 만나고자 제안하셨다. 바로 길 건너에 상가 2층에 집이 있는데 남편은 가정교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주일에 그 가정교회 예배에 참석하기로 약속을 했다. 오늘 그 가정교회를 다녀왔다. 어제 사둔 자두를 가지고 갔다. 거실에는 아이 ,학생, 모두 합쳐 10명 남짓 성도들이 찬양을 하고 있다. 일본어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몇 달째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우리는 일본어 찬양에 가슴이 뭉클했다. 말씀도 일본어로 통역하고 있다. 일본 땅의 황무함을 보아 달라고 그 작디 작은 자들이 기도를 한다. 고사리 같은 두 손을 모은 일본 아이와 엄마가 있다. 그리고 70년이 넘도록 그 땅에서 소외와 약함과 외로움과 상처를 지닌 조선인을 위로해주시라고 기도를 한다. ‘주님! 이렇게 일하시는 군요.’ 주님이 일하심은 항상 내 생각을 뛰어넘으신다. 사실은 좀 전에 이 교회를 찾아오는데 옆에 정말 큰 교회가 있었다. 우리 부부는 높고 웅장한 교회 건물을 한참을 바라 보았다.

‘주님, 이렇게 크고 웅장한 교회 옆에 낡디 낡은 보이지 않는 작은 교회가 있네요.’

예수님이 태어나신 말구유 같은 초라한 건물이었다. 들어가는 입구가 뒤쪽에 조그맣게 있어 겨우 찾아 들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 말구유 같은 초라한 교회 안에서 작은 자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작은 자들의 기도가 저 하늘까지 울리고 있다. 천국은 작은 겨자씨 한 알 같다라는 말씀이 참 소망이 되었다.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니라 (마13;31~32)

주님! 작은 겨자씨 한 알로 충분히 일하시고 있는 당신을 찬양합니다.
오늘도 열방의 작은 자들의 기도로 일하시는 당신을 찬양합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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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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