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인터뷰에 응한 임명희 집사는 마음에 부담이 있다고 했다. 자신은 한 것이 없고 주님이 하신 일 밖에 없다고…. 기도하고 인터뷰에 응하기로 한 6월 어느 날 경기도 자택으로 방문했다. 여느 가정과 같이 평범한 한 가정의 주부, 한 교회의 집사로 외견상 평탄해보이는 임 집사의 고백은 깊은 수렁에서 그를 강권적으로 끄집어내신 하나님의 손길이 보였다.
– 어떻게 하나님을 만나게 되셨나요?
“20대 초반에 교회에서 솔리스트를 뽑는다고 해서 처음으로 교회에 나가게 됐어요. 제가 성악을 공부했거든요. 불교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교회와는 상관없이 살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은혜죠. 단지 돈 때문에 교회 갔다가 주님을 만났으니까요. 그러나 복음을 만나기 전까지는 오랫동안 힘든 삶을 살았어요.”
돈 때문에 교회 갔다가 주님 만나다
– 어떤 힘든 삶이었죠?
“저는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피해의식이 있었어요. 엄마와 떨어져 살고 싶어서 28살에 결혼했어요. 일종의 도피였죠. 그런데 결혼은 여우굴에서 나와 호랑이굴로 들어간 격이었어요. 연애할 때 남편은 제게 참 잘해줬어요. 그런데 결혼한 이후, 남편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기 어려웠어요. 하도 긍정적 말을 못 듣다보니까 결혼하고 10년쯤 됐는데 남편에게 세탁기를 옮겨달라고 말하는 데 3일이 걸릴 정도였어요. 얘기를 하려면 두근거려서요. 그때는 남편이 들어오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저는 그때 두려움과 자기연민, 인정과 평판에 꽉 묶여 있었어요. 우울증 때문에 병원도 갔지만 약에 의존해서 내 의지대로 할 수 없게 될까봐 약은 한 번 먹고 다시 먹지 않았어요. 주님이 아니면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 네. 담담하게 말씀하셔서 어려운 상황이 실감은 잘 되진 않지만, 쉽지 않은 상황을 보내셨군요.
“만족이 안 되고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계속 울며 살았어요.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죽으려고 생각했어요. 계속 우울한 삶을 살았기에 저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을 이해해요. 한창 우울증이 심할 때는 누군가 제 귀에다 대고 ‘너만 죽으면 다 끝나. 너만 죽으면 다 해결돼. 편해져.’ 이렇게 얘기를 하는 듯 했어요. 자살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높은 데 올라가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해요. 코끼리를 어릴 때부터 묶어 놓으면 세 발짝 이상은 못 움직인데요. 누가 꺼내주지 않으면 절대 못나오죠. 제가 그런 상황이었죠. 우울이 깊어질 때는 뇌도 무기력해지는 것 같았어요. 어떤 때는 전화번호가 외워지지 않아 번호 하나 보고 하나씩 누르곤 했죠. 학대를 받거나 정신적 고통에 있는 사람들은 누가 건져내주지 않으면 나올 수 없어요. 그러나 이제 알아요. 주님은 우리를 구해내실 수 있어요. 저도 그런 것을 겪어봤으니 그런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주님이 그들을 향해 얼마나 아픈 마음을 갖고 계신지도 알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제 기도할 수 있어요.”
– 우울증이 이렇게 심각한 거군요.
“자살하는 사람들이 죽은 뒤에 어떤 벌이 기다리고 있을지 안다면 절대 죽지 않을 텐데요. 다 끝난다고 생각하니까 죽는 거잖아요. 사탄은 우리를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하잖아요. 빨리 죽으면 그 영혼이 구원받을 기회가 없으니 사탄입장에서 소원성취겠지요.”
– 그 어려운 터널을 어떻게 뚫고 나오셨나요?
“그저 자식의 성공만 바라며 살았어요. 남편에게 받은 스트레스는 아이들에게 흘러가게 됐어요. 그러다 이혼을 결심했어요. 아이까지 힘들게 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즈음 제가 주님을 만나게 됐어요. 어느 날 교회에 갔는데 권사님이 보였어요. 그분의 믿음이 너무 좋아보여서 집에 돌아와 기도했어요. ‘주님, 저는 왜 믿음이 없을까요. 저도 권사님처럼 잘 믿게 해주세요.’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성경은 목사님만 읽는 줄 알았어요. 전혀 말씀도 안보고 기도도 안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때 진심으로 하나님께 구했어요. 그런데 며칠 후 주님이 기도하는 중에 만나주셨어요. 일방적인 만남이었어요. 제가 무엇을 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었죠. 내가 밤새 부르짖고 금식해서 만나주신 게 아니었어요. 내 마음 중심이 주님을 만나고 싶어 했는데, 주님이 은혜로 저를 만나주신 거였죠.”
죄인임을 깨닫자 임한 하나님의 은혜
–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그때 정말 갑자기 제게 은혜가 임했어요. 이유도 알 수 없이 성경이 믿어지기 시작했죠. 갑자기 예배하고 싶고, 기도하고 싶고, 갑자기 기쁨이 제 마음에 차고 넘쳤어요. 이전과는 너무 달랐어요. 계속 말씀을 보고 교회에 가고, 기도하면서 살았어요. 주님이 너무 좋아서 몇 시간씩 방에 들어가서 춤추면서 찬양했어요.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 만큼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어요. 그러고 나니 남편이 변하더군요. 그때 주님을 만나면서 알았어요. 이게 연단이었구나. 주님을 만나고 난 뒤 한 일 년 정도 남편이 한 주에 2~3번 외식을 하면서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말했어요. 이런 일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주님이 하셨다고 밖에는 다른 표현이 없네요.”
– 정말 주님이 하셨네요. 집사님을 만나주신 것도 부군이 변한 것도요.
“주님 만나고 3년 정도 지나서 남양주로 이사를 왔는데 신앙 훈련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 김용의 선교사님 강의를 듣게 되면서 순회선교단을 알게 됐어요.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당장 할 수 있는 훈련이 복음학교였어요. 처음 복음학교에서 강의를 들으면서는 내가 죄인인 것도 잘 몰랐어요. 주님 만난 기쁨 때문에 기쁘기만 하지 내가 존재적으로 죄인이라는 사실은 잘 몰랐어요. 이후 선교관학교나 중보기도학교를 하면서 알게 됐어요. 내가 어떤 죄인이고, 은혜가 무엇인지 주님이 가르쳐주셨어요.”
– 그렇게 복음을 알아가게 되신 거군요.
“훈련을 받으면서 어떤 자매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것을 들으면서 속으로 ‘나는 그렇게 안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저를 보게 됐어요. 제 모습에 제가 깜짝 놀랐어요. 난 그 자매처럼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런 저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인간이 다 있냐. 어떻게 이런 나눔을 들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지?’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하나님을 만나고도 해결되지 않은 판단과 탐욕, 음란과 같은 죄들이 여전히 있는 것 같은 답답함에 새벽예배 가서 울면서 기도했어요. 2주가 되었을 때 주님이 마음속에서 ‘너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하셨어요. 그때 알았죠. 내가 원래 죄인이구나. 그러고 나니 십자가가 이 죄에서 구원해내신 기쁜 소식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됐어요.”
– 점점 더 깊은 복음의 진리를 경험해 가셨군요.
“주님을 만나고 결심했어요. 이제는 내 형편과 상황 때문에 울지 않고 주님의 은혜 때문에만 울겠다고요. 주님이 아들을 죽이시면서 날 구원해주신 은혜 때문에 이제는 다른 건 필요가 없었어요. 정말 중요한 것을 소유하고 알았는데, 이제 주님의 제자로 사는 거죠. 이제는 우울하던 저의 옛 생명이 죽었잖아요. 그래서 죽은 옛 자아의 현상에 반응할 필요가 없었어요. 물론 여전히 지금도 힘든 일이 있죠. 남편이 화낼 때면 보이는 현상엔 반응이 안 되다가도 한 번씩 옛 습관이 저절로 나와요. 그러면 다시 복음 앞에 서는 거죠. 그리고 주님이 남편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요, 남편을 위해 기도할 마음을 부어주세요. 그 영혼을 구원하고 싶은 마음을 주시고 남편을 구원받아야할 영혼으로 보게 하세요.”
– 부군은 신앙생활을 하시나요?
“남편은 모태신앙이에요. 그러나 교회에 다니면서도 술을 많이 마셨어요. 남편도 이 복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복음학교에 갈 수 있도록 8개월 정도 기도했어요. 물론 남편은 그런 이야기를 하면 화를 냈죠. 하루는 원서 내는 마지막 날이었어요. 남편과 점심 약속을 하고 회사 근처로 갔어요. 복음학교 원서를 들고서요. 그런데 남편이 당장 돈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당신은 복음학교를 가고 돈은 주님께 기도해서 구하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사람에게 꾸지 말고 저보고 하나님한테 구해오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 금액만큼 정확히 주님이 주셨어요. 남편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고는 그렇게 복음학교를 가게 됐죠.”
내가 변하자 남편도 변했다
– 그런데 그 재정을 어떻게 주님이 주셨죠? 궁금하네요.
“그 일이 있기 얼마 전에 계좌를 개설하러 은행에 갔어요. 그런데 가서 보니 15년 전에 청약적금을 들었던 통장이 있었던 거예요. 당시 남편이 적금을 하라고 해서 들어놨는데 그걸 잊고 있었던 것이죠. 사실 10년 전에 사업실패로 빚을 많이 지고 있던 터라, 그 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 아마 그때 다 썼을 거예요. 그런데 주님이 이 때를 위해 15년 전에 적금을 들게 하셨다고 생각이 됐죠. 너무 완전한 주님이세요.”
– 정말 놀랍네요.
“감사하게도 남편이 복음학교 이후에 저와 함께 훈련을 더 받았어요. 처음에 훈련학교에 같이 가자고 얘기했더니 한 달 벌어서 한 달 먹고 사는데, 해외 아웃리치를 2주 다녀오면 어떻게 먹고 사냐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못 가겠다고 하더군요. ‘주님한테 맡기면 주님이 해주신다. 주님한테 맡기고 가자.’고 했죠. 그런데 그때, 남편이 지방으로 출장을 갔는데 그 주에 다음 달에 필요한 재정까지 벌게 해주셨어요. 남편은 그렇게 하나님을 경험하고 아웃리치를 다녀왔어요. 남편은 일도 할 수 있고 돈 벌게 해주시는 게 주님의 은혜라고 얘기해요. 하나님을 두려워해요.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하나님이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요. 바라기는 우리 부부가 더욱 완전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주님을 섬기다 주님을 만나면 좋겠어요. 이렇게 기도할 때면 주님은 또 제게 우리 교회와 우리 가족의 구원을 위해 더 기도하게 하세요.”
교회와 가정의 기도자로 심으시다
– 교회를 위해서 어떻게 기도하세요?
“우리 교회에서 말씀으로 기도하는 모임을 하고 싶었어요. 열방을 위해서 기도하고 싶었는데, 집사님 한 분이 함께 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분은 대학 다닐 때 선교단체 있다가 결혼하고 지금까지 교회에 안 다니다가 우리 교회에 오게 되셨어요. 그분이 함께 기도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어요. 그래서 3월부터 함께 말씀기도를 하고 있어요. 지금은 열방을 품고 말씀으로 기도하는 느헤미야52 기도를 하게 됐어요. 어느 날 목사님이 모든 민족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설교하셨어요. 그래서 모든 민족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느헤미야52 기도책자를 목사님에게 보여드렸어요. 마침 이번에 선교단과 연결된 아웃리치팀이 우리 교회에 방문해서 이 기도를 하게 됐어요. 기도하는 동안 저희 집에서 머물게 됐는데요, 너무 감사하죠. 이 기도를 드디어 교회에서 함께 할 수 있게 됐어요.”
<이상 229호에 게재>
– 주님이 집사님을, 그리고 부군을 만나주시고 기도하는 것에 응답해주시는 일들이 놀랍고 감사하네요. 마지막으로 기도제목을 나눠주세요.
“주님이 저를 가정의 사역자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사실 주님을 만났을 때 뭔가 해야 될 것 같았어요. 신학교를 가던지, 선교지를 가던지요. 그래서 기도했는데 주님이 가라고 하면 가고 있으라고 하면 있어야지 하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렇게 가정으로 부르시고 가정과 교회와 모든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으로 서야겠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주님 만날 그날까지 믿음의 경주를 계속 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주님 안에서 주님의 마음으로 기도하며 날마다 승리하며 살도록 기도해주세요.”
[복음기도신문]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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