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허브 홍콩에서 중국이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한 이후 헤지펀드 운용자금이 올 들어 4월까지 310억 달러(약 37조 원) 빠져나갔고, 해외 계좌를 개설하려는 사람들도 큰 폭으로 늘어 자본이탈이 본격화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조사업체 ‘유레카 헤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에서 영업 중인 헤지펀드는 420여 곳으로, 동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헤지펀드가 많은 싱가포르의 80개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다.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6위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 활동하는 헤지펀드와 금융 트레이더들은 국가보안법이 홍콩 자치권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영업중단과 철수를 고려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100조 규모 헤지펀드의 33% ‘해외 이탈‘
또한, “홍콩 헤지펀드의 운용자금은 일본·싱가포르·호주 헤지펀드의 운용자산을 합친 것보다 많은 910억 달러(약 108조 6200억 원)에 달한다”며, 시장조사업체 ‘이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우한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홍콩에서는 올 들어 4월까지 310억 달러(약 37조 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헤지펀드 업계 관계자들은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 자유로운 SNS 활동과 인터넷 접속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투자할 때는 객관적인 언론 보도와 정보에 의존하는데 국가보안법 때문에 홍콩의 자유언론들이 겁을 먹게 된다면 투자결정 과정이 (중국의) 선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시민들, 역외 계좌 개설과 미국달러 환전 증가
홍콩 시민들 또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역외계좌 개설에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HSBC·스탠더드차터드·씨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따른 우려로 역외계좌를 개설하려는 홍콩 시민들의 문의가 지난달에 비해 25~30%가량 증가했다”고 지난8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역외계좌 개설은 실제 2주에서 한 달이나 걸릴 만큼 체감상으로는 크게 증가했으며, 국가보안법 때문에 미국이 홍콩을 제재할 경우 홍콩달러를 더 이상 자유롭게 환전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해 미국 달러와 영국 파운드로 자산을 환전하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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