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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부요한 시간을 누린 한국교회에 고난이 오는가?

리처드 웜브란트 지음 | 순교자의 소리 옮김 | 순교자의 소리 | 188p | 2019

해방 이후 자유세계 속에서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 참 부요한 시간을 누려왔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을 통과한 ‘순교자의 소리’ 창시자 리처드 웜브란트의 ‘지하교회를 준비하라, 지금!’이라는 외침이 너무나 희미하게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박해를 받으리라”(딤후 3:12)고 말씀하신 주님은,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딤후 1:8)고 말씀하셨다. 박해와 고난은 하나님 나라의 부흥을 꿈꾸는 복음의 증인된 우리에겐 반드시 다가올 필연(必然)이라는 것을 주님 앞에 서서 인정하게 된다.

‘지하교회를 준비하라’에서 웜브란트 목사는 14년 수감생활 중 3년 동안 지하 9m아래 독방에 갇혀있을 때의 경험을 나누었다. 한 마디도 들리거나 말해 본 적이 없고, 책도 없었으며 바깥세상 목소리는 멈춰버렸던 그때. 교도관들마저 신발 바닥에 천을 씌웠기 때문에 다가오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이 주입한 약물 때문인지 성경 말씀도 다 잊었다. 어느 날 그는 주기도문을 잊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된다는 것만 간신히 기억이 났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의 자리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또한 그는 다짐했다. 자신은 ‘절대 예수 그리스도를 2000년 전에 십자가에 달리신 분으로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예수님이 신령한 육신으로 겪으신 고난을 내 삶의 현실로 만들고 싶다.’고 말이다.

고난에 대비하는 일상 생활에서의 훈련

자유 세상 가운데서 살다가 루마니아에서처럼 단 하루만에도 대대적인 탄압이 있을 수 있다며 지하교회를 준비하고 고난에 대비하기를 강조하는 그가 일상적인 생활과 사역 속에서 스스로 어떤 훈련과 연습을 했는지를 책 곳곳에서 보게 된다.

일례로 그가 루마니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보낸 주일 아침에 교회가 아닌 동물원에 청소년 열댓 명 정도를 데리고 가서 사자 우리 앞에 서서 말했다. 너희 믿음의 조상들은 믿음 때문에 저런 사나운 짐승들 앞에 던져졌다고. 너희도 고난당해야 하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하며 사자보다 훨씬 더 나쁜 사람들 손에 고통당하게 될 거라고. 그리스도께 충성을 서약하기 원하는지 지금 결정하자고 하는 그의 고백 앞에 아이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각자 고백했다.

감옥에서는 모든 것을 잃고 옷이 다 벗겨지고 근사한 가구나 꽃들, 아내나 자식들도 없고, 인생을 유쾌하게 할 아무것도 남지 않기에, 언젠가 모든 것을 잃어도 고통스럽지 않도록 이 땅에서 누리는 땅의 기쁨을 ‘포기’하는 훈련을 나름의 정한 방식으로 했던 경험도 나눴다.

또한, 그의 자녀가 서너 살 되었을 때부터 성경 한 페이지와 성자나 순교자의 생애에 관한 책도 한 장씩 읽어준 이야기. 특별히 폭스(Foxe)의 ‘기독교 순교사화’를 읽어주면서 자녀들에게도 읽어주라고, 순교자들이 어떻게 위기의 순간을 극복했는지 자녀들에게 가르치라고 권면하는 대목에서는 최고의 유산이 무엇인지를 묵상하게 된다. 감옥에 갇혀 자유롭게 말할 수 없는 그 때가 더욱 복음을 나눌 절호의 기회라고 하면서, 모스 부호(점과 획으로 단어를 만드는 의사소통)를 통해 감옥에서 복음을 전해 들은 사람의 회심한 이야기도 증거하고 있다.

책을 읽는 중,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언젠가 맞이하게 될 미래로 상상해 보기도 하고 쉽게 지나쳐 왔던 모스 부호를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익숙하지 않은 단어와 문장들을 눈여겨보며 숙연한 마음으로 다짐하게 된다. 고난이 온다할지라도 고난을 통과할 힘이 되신 주님을 더 의뢰하게 되기를. [복음기도신문]

양동원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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