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114)
집 뒤의 야트막한 뒷동산에 눈길을 끄는 소나무가 있습니다. 윗부분 가지만 보면 풍성한 한 그루 나무입니다. 그런데 시선을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몸통이 두 개의 줄기에서 나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너는 좌, 나는 우’ 하며 늘 푸름을 자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소나무를 ‘부부 소나무’라고 부릅니다. 아주 잘 어울리는 부부 같습니다. 함께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며 항상 푸르고 다정하게 살아가는 모습 같습니다. 전 이 나무를 볼 때마다 늘 닮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따라 창문 넘어 앞마당의 소나무가 가까이 다가와 서 있네요. 1994년, 집을 지을 때 산에 있는 작은 소나무를 옮겨 심었습니다. 그렇게 앞마당에 심은 나무가 오늘 유난히 커 보입니다. 해마다 15~20cm 정도 자라나 오늘 제법 큰 소나무가 되었습니다. 튼튼하게 자란 소나무를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난 것이 언제 저렇게 커졌나 싶습니다.
조금씩 자란 소나무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죽지 않고 잘 견딜 수 있습니다. 만약 양분이 많아서 웃자랐다면 태풍 바람에 꺾이거나 추운 겨울에 동해(凍害)를 입을 수 있죠.
사시사철 푸름을 뽐내고 있는 소나무가 오늘따라 눈길을 끕니다. 덩달아 그와 같은 믿음의 사람을 생각해 봅니다. 때를 따라 조금씩 자라난 믿음의 사람. 겉보기에는 자라는 것 같지 않지만 어느새 큰 믿음으로 성숙해져서 믿음의 그리스도인이 되어 있는 사람.
일시적으로 많이 자란 것 같은 믿음은 보이는 환경에 따라 고난에 이기지 못하고 넘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교만해져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믿음을 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충실한 생장을 하지 못하고 웃자라 베임을 당하는 도장지(徒長枝)처럼 꺾이는 믿음의 소유자가 되기도 합니다.
소나무를 보며 지금 나의 믿음이 어떻게 자라가고 있는가 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