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삶 사는 느낌”…더 잦은 절망, 극심한 분노도 호소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들 대부분이 정상 생활로 되돌아오기까지 적지 않은 분노, 불안, 상실, 죄책감 같은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를 인용, 연합뉴스는 10일 보도했다.
북한에서의 억류로부터 풀려나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보았지만, 곧바로 또 다른 ‘터널’로 빠져들어 갔다는 의미이다.
지난 2009년 중국과 북한 접경에서 취재 중 국경침범 혐의로 북한군에 체포됐다가 억류 5개월여 만에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유나 리 기자는 귀국 후 한동안 슬픔과 불안의 나날을 보냈다.
죄책감에 그녀는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자신의 석방에 대한 감사가 타인에 대한 의무감으로 바뀌면서 다른 사람에게 드는 적대감을 스스로 억누르게 되었다. 그녀는 “오랜 기간,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2014년 북한 함경남도 청진 여행 중 성경책을 몰래 유포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억류 6개월 만에 석방된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도 고향 오하이오로 돌아온 후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는 북한의 지하 기독교인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동기에서 그곳에 성경을 놔두고 올 계획을 미리 세웠다고 귀국 후 인터뷰에서 말했다.
가족에게 편지를 쓸 수 있었던 파울은 감옥에서의 무료함을 이기려고 지역 신문에 게재되는 ‘퍼즐’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받지 못했다. 그의 편지 상당수가 가족에게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귀국 후에야 알았다.
한국에서 영어교사를 하다 2010년 북한에 불법 입국한 뒤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몇 개월 복역했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는 귀국 후인 2015년 인터뷰에서 “불안 때문에 나는 거의 은둔자가 됐다. 북한에 있었을 때보다 귀국한 후 절망감을 더 자주 느낀다”고 말했다.
곰즈는 2017년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미국 당국은 사고사가 아닌 자살로 결론지었다.
북한에 2010년 11월부터 6개월 동안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 씨는 NYT에 “북한 당국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극심한 분노를 느꼈다. 내가 계속 피해자라는 느낌이었다. 내 일상생활도 힘들어졌다”고 귀국 후를 설명했다.
NYT는 북한에 장기 억류됐다가 9일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씨를 언급하면서, 이들이 앞으로 정상 생활로 복귀하기까지의 과정이 이들처럼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기도 | 주님, 하나님의 은혜로 북한에 오랜 시간 동안 억류됐던 미국계 한국인들을 풀려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나 석방된 미국인 대부분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환난 당한 자의 요새이신 주님께서 고통 가운데 있는 자들을 위로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직도 그 땅에 억류되어 있는 자들을 기억하여 주시고, 하나님을 떠나버린 북한 땅을 긍휼히 여기사 마침내 돌아오게 하실 주님을 기대합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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