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영원한 것을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을 버리다”

이주안 집사(승리다문화교회)

일산의 한 교회 카페에서 이주안 집사를 만났다. 그는 세상에서 잘나가는 펀드매니저로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성공가도를 달렸다. 직장에서 신우회를 섬기며 직업윤리를 지키면서 그리스도인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시간을 내어 가족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자녀들에게 복음을 남겨주고 싶어 일주일에 한 시간은 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하는 좋은 아버지였다. 그러나 십자가복음 앞에 서게 되면서 허울뿐인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저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복음을 만나고 처음 들었던 생각입니다. 모태신앙으로 자라 바리새인처럼 살았습니다. 세상에서도 교회에서도 승리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이라고 교육받고 자라왔습니다.

교회에서도 만 35세가 지나고 안수집사 직분을 받았습니다. 3년 후 부교역자였던 목사님이 함께 개척을 하자고 해서 목사님 가정과 우리 가정이 교회를 개척해 13년을 섬겼습니다. 젊을 때부터 교회 일이라면 열심히 섬겼기 때문에 칭찬받았고 제 인생에 별 흠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착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를 개척한지 10년 정도 되었을 때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지만 영적인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우리 교회의 현실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목사님도 지치셨는지 목회를 내려놓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네, 다섯 가정이 모이는 작은 교회에서 이럴 바에는 각자 큰 교회로 흩어지자고 했습니다. 모두 자라지 않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한계를 느꼈던 것입니다.”

목사님과 동역한 개척교회  “10년 만에 중단하다”

그는 매우 갈급했다. ‘이런 상태로 신앙생활을 계속하면 되나?’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습관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자신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한 복음전도자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리고 그가 복음을 전하고 있다는 복음훈련과정에 참석했다.

“강의를 듣는데 내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 알게 됐습니다. 예전에 저는 사순절 기간이면 ‘주님, 죄의 무게를 좀 알게 해주세요. 죄의 무게가 안 느껴지니까 은혜를 실감할 수가 없어요’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복음을 만나고 보니 내가 얼마나 추악한 죄인인지 깨달아졌습니다.

상황만 되면 거짓말 할 수밖에 없고 상황을 모면하고 잘 보이게 하려는 시도가 끊이질 않는 나. 인정과 평판에 목을 매고 있는 나. 아는 사람이 야한 동영상 보내면 ‘나는 믿는 사람이니까 보내지 마라.’고 하면서도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스팸메일 같은 메일의 음란한 영상은 호기심을 내는 나. 내가 어떤 죄인인지 진리를 듣고 나니 깨달아졌습니다.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이제는 나를 구속하신 주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됐습니다. 이젠 죄의 무게를 알려주실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얼마나 죄인인지 아니까요.”

복음을 그렇게 깨달았지만, 영생을 얻기를 원했지만 모든 것을 버릴 수 없었던 부자 관원처럼 자기 삶의 터전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복음을 기쁨으로 만났지만, 강의 도중 선교사로 콜링 하는 시간에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좋은 직장을 잘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직장도 정리해야 하고 가족과도 상의해야 한다면서 분위기에 휩쓸려 할 것이 아니라 주님이 마음에 확실한 사인을 주시면 내가 그때 순종하겠다고 하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것은 훗날, 퇴직한 이후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했던 인생의 기로가 찾아왔다. 회사에서는 정식 임원의 길을 제시했다.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더 좋은 조건에 더 회사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 만약 그 제안을 거절하면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떠나는 것이다. 진정한 삶의 가치를 놓고 고민하던 그는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바로 순종했습니다. 모태신앙의 장점이 드러난 거겠죠?(웃음) 회사를 그만두고 복음훈련과정에서 권면해준 대로 로마서와 에베소서를 50번 읽기 시작했습니다. 말씀을 읽다 보니 주님이 로마서 10장 13~15절 말씀으로 계속 도전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그런즉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

주님인가, 세상인가? “주님을 택하다”

“복음을 전해야 하겠다는 마음의 부담이 계속 왔습니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50번을 다 읽을 즈음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회사의 상황이 어려우니 함께 일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뜻인가 생각하며 다시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그에게 다시 이전과 같은 삶이 시작됐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 회사에 출근해 세계 동향과 미국 증시를 살펴보고 한국 시장이 열리기 전에 오늘의 전망과 계획에 대해 회의를 한다. 9시에 장이 열리면 시시각각 변하는 증시를 살피고 장이 마칠 때쯤이면 거래처를 방문해 회사의 사정을 살피고 저녁에 돌아와 내용을 정리하고 퇴근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집에 가면 8시 뉴스, 9시 뉴스, 10시 뉴스 할 것 없이 모든 뉴스를 보며 세계의 동향을 살피다 잠이 든다.

“1년 넘게 일하는 동안 업무에서는 성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눌림이 계속 있었습니다. 기도하다 진정한 가치가 있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결정적으로 ‘영원한 것을 위해 영원하지 않는 것을 포기하는 자는 바보가 아니다’라는 한 선교사님이 남긴 말을 책을 통해 보며 더욱 확증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전에도 회사를 몇 번이고 그만두려고 했다. 신학을 하겠다고 처음 직장에 사표를 냈지만 수리가 되지 않았다. 때마침 모든 가족이 반대를 했다. “모든 일엔 때가 있고 각 사람의 역할이 다르다.”는 이유였다. 그는 그때 주저앉았다.

그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일찍부터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책임져야 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반드시 붙어야 하는 시험에 떨어지면서 절망 중 별 생각 없이 찾아간 교회 부흥회에서 주님을 만났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너를 구원했다.” 그는 주님의 위로를 받으면서도 도망쳐 나왔다. 계속 거기 있으면 다른 일로 자신을 부를 것 같아 두려웠기 때문이다.

“저는 주님이 부를 때마다 계속 물러섰습니다. 복음을 만나고서도 선교사로 부르실 때 도망쳤고, 로마서 말씀으로 도전했을 때도 회사로 도망쳤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었습니다. 쉰 살이 되기 전에는 결론을 내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선교를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선교 훈련을 받기로 했습니다. 선교훈련을 가장 세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훈련학교에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떨어졌습니다. 선교를 가겠다고 직장도 그만뒀는데 말이죠.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아른거렸습니다. 입장이 곤란해졌습니다. 새벽기도를 갔는데 주님이 ‘내게 맡겨라. 나를 따라오너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50년 동안 나는 불신자였구나. 그동안 내 뜻대로, 내가 내린 결론대로 살았구나. 주님이 나와 함께 계신다고 말했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고 안락했기 때문에 주님이 없으셔도 크게 지장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내 마음 안의 보좌’에 누가 앉아있는지 보았습니다. 주님이 앉아계신 적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내가 나의 주인이었습니다. 주님께 주권을 내려놓겠다는 고백을 드리며 주님이 불러주시는 각종 선교훈련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훈련을 받는 동안 주님은 그의 마음의 여지를 제하시며 그를 ‘무익한 종’으로 만들어가셨다.

“훈련을 받는 내내 주님은 ‘순종할거야? 불순종할거야?’를 물으시며 주님께 순종만 할 수 있게 훈련해주셨습니다. 공무원인 아내는 열심히 직장생활 하고 있으니 생활은 그렇게 하고 나만 열심히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의지 하지 않는 모든 것을 매주의 강의를 통해 드러내시고 오직 하나님만을 믿으며 사는 삶을 결단하게 하셨습니다.

▶ 해외 아웃리치에서 지체들과 함께 선교지 공사 현장에서 섬기는 이주안 집사

선교훈련을 받으며 “순종을 결단하다”

공동체 훈련을 받을 때였습니다. 펀드매니저는 모든 경제상황과 해외 동향을 분석해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이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할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생각의 패턴이 익숙해 사람을 대할 때도 그런 태도로 대했는데, 주님은 그것이 제 직업 때문이 아니라 교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사람을 판단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 훈련을 다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말씀으로 다시 일으키시고 인간의 제일 되는 목적을 다시 말씀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즐거워한다.’ 주님으로 충분한 자가 아니고서는 하나님을 영원히 즐거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내 모습이 어떠하든 주님으로 충분한 자가 되게 해달라고 구하게 됐습니다.
주님은 훈련을 통해 나를 허물고 주님을 세우셨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김무종이라는 선교사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종’. 이름이 너무 가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에세이를 쓰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나는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은데 할 수 없다고 고백해야 하는 어려움, 주님으로 충분하다는 고백은 바보 같은데, 난 바보가 아닌 것 같은 마음의 한 자락의 여지 때문이었습니다. 주님은 내 교만한 마음을 그렇게 다루어주셨습니다.”

선교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그는 다음 걸음을 주님께 구했다. 그러나 주님은 ‘평생 나랑 교제하자.’라는 이해할 수 없는 답을 주셨다.

선교사의 삶을 살기로 결단하다

▶ 해외 아웃리치 현장에서 다음세대 어린이들과 함께한 이주안 집사

“‘평생 교제하자니요. 주님.’ 사람들의 눈길이 또 스쳐 지나갔습니다. ‘주님을 위해 무엇을 드릴 수 있잖아요.’ 선교훈련까지 받고 와서 집에서 묵상만 하고 있자니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기도를 할 때마다 ‘그것이면 충분하지.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것이 주님의 영광이요. 기쁨의 자리’라는 확신을 심어주셨습니다. 낙도라는 섬에서 성도 한, 두 명을 위해 주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분들을 봤습니다. 선교사의 삶이었지요. ‘주님의 마음에 합하여 지내는 사람이 선교사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국내든, 해외든 주님과 마음을 같이하는 선교사의 삶을 살겠다고 결단하게 됐습니다.”

“제가 복음을 만나고 나와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신앙생활도 많이 하고 교회 직분도 맡아 섬기고 직장에서도 신우회 회장과 총무로 섬겼던 제가 술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상황이 되면 먹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직장에서 저와 같은 그런 사람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퇴사는 했지만 훈련을 받고 나서 신우회를 계속 섬겼습니다. 후배들을 찾아가서 매주 수요일에 복음을 전하고 로마서와 에베소서를 묵상하고 나누고 함께 점심을 먹으며 교제를 했습니다. 후배들의 모습을 보니 나와 너무 똑같습니다. 주식시장의 변동에 따라 후배들의 얼굴도 시시각각으로 변했습니다. 제가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알죠.

더욱 영원한 복음을 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때는 후배들이 진지하게 신앙에 관해 물어오기도 하고 교회를 아주 싫어하던 선배도 자녀가 교회를 다닌다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주님이 언젠간 그들을 만나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가 훈련을 받는 동안 13년간 섬기던 개척교회가 흩어지게 되었다. 그는 연약하고 정체되어 있던 둥지를 흩어 각자의 처소에서 복음을 전하게 하시는 주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목사님과 성도들에게 그 마음을 나누고 그들은 각자 부르신 곳으로 흩어졌다. 이 집사는 다문화교회로 부르심을 받아 새로운 걸음을 걷게 된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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