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100)
저는 목사이면서도 기도를 흉내 내고 사람들이 볼 때만 하는 척, 홀로 있는 시간에는 기도 대신 나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기에 바빴습니다. 그런 제가 열방을 위한 기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도의 자리에서 저의 기도의 한계 뿐 아니라 믿음의 한계까지 드러났습니다.
곧바로 기도훈련학교로 달려갔습니다. 매시간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사역하며 그 삶을 살아내는 선교사님들의 강의를 통해 많은 은혜와 도전을 받았습니다. 기도할 때는 내 속에서 짐승 소리 같은 울음과 애통함으로 회개와 결단의 기도까지 이어져 제 자신도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마지막 과정인 해외 아웃리치를 나갈 때가 되었습니다. 어떤 나라를 가야하나?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기도로만 사는 삶이 과연 가능할까? 아오지 탄광, 추운 시베리아. 러시아를 보는 순간 어릴 적 그곳에 관한 정체불명의 이야기들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안타까움과 속상함을 가지고 더욱 작정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곳을 허락하셨습니다.
도착한 러시아의 ‘N’ 지역. 내가 무엇이기에 그 땅까지 부르셔서 기도케 하시는지 그저 감격뿐이었습니다. 기도의 삶을 흉내 내는 수준에서 벗어나지도 못하던 자를 진정 하나님의 마음을 품는 기도자로 바꿔주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미 그 땅은 선교사님들을 통해 많은 열매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왜 우리를 이곳으로 보내셨을까? 우리의 기도 때문에 하나님이 움직이시는 것 아니라 그의 일에 우리가 기도로 참여케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확한 주님의 말씀을 듣고 돌아온 후, 교회 일들을 수습하느라 정신없던 때, 그 땅에서 지금도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의 편지로 주님은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2주간의 혼신을 다 하신 기도와 섬김의 시간들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며 이곳 N지역에 복음의 원자폭탄을 투하 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얼마 안 있어 복음의 쓰나미가 되어 온 러시아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혼신을 다하지도 기도로만 살지도 않았는데…. 사랑해야 할 우리는 서로 상처내기 바빴는데, 원자폭탄이라니요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소망 없는 우리 가운데 주님만이 소망이심을 다시 알게 하시며 마음에 새겨진 이 땅을 잊지 말고 기도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아멘! 하였습니다.
주님이 부르신 자리라면 꼴찌라도 좋고 막일이라도 좋으니 빠트리지 마시고 꼭 끼워주세요!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못난 제게 놀라운 일들을 보여 주시고 행하게 하신 주님, 진정 사랑합니다.
임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