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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다리 같은 나를 부르셔서 하나님 나라의 육수로 만드셨어요

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88)

오늘의 메뉴는 콩나물국입니다. 120인분의 콩나물국을 끓이기 위해 먼저 육수를 준비합니다. 여러 요리에 쓰고 남은 무 꽁다리, 파 꽁다리, 버섯 꽁다리, 멸치 등을 넣습니다. 펄펄 끓는 솥단지 안에서 모양도 없이 이리저리 뒤섞여 끓고 있는 무와 파들을 보고 있노라면 꽁다리들이 나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올해로 71세를 맞은 할머니 권사입니다. 이 나이에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저를 사용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합니다. 주님은 저를 다음세대 선교사를 양육하는 기독학교 주방으로 불러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요리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젊었을 때 언니가 늘 반찬을 해다 주어야 할 정도로 저는 형제 중에 음식을 가장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식단을 짜고 요리를 해야 하는 자리로 부르심을 받고 보니 오직 할 것이 기도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음식을 준비할 때면 말을 잘 하지 못합니다. 기도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주님. 어떻게 하죠? 주님, 맛을 내주세요.” 그러면 주님이 지혜를 주셔서 시고 써서 먹을 수 없는 묵은지도 무르지 않고 아삭하게 하셔서 아이들 밥도둑 반찬이 되게 하십니다. 이렇게 무능한 제 안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시는 은혜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더 큰 은혜는 연합하지 못하는 제 실존 앞에서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에 이곳에 부르심을 받고 무엇을 해도 감사가 넘쳤습니다. 힘이 들어도 음식 재료가 부족해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저도 이들과 함께 달려간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벅찼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저의 본성이 드러났습니다. 복음 앞에서 저의 모습을 비추기보다 상대방의 잘못된 점을 보고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해야겠다고,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나의 옛 생명이 죽었다고 선포하고 믿음으로 살 것을 다짐해보지만 부딪치는 상황 앞에 무너지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기도하며 하나님께 매달립니다. 주님 제발 도와주세요. 그럼 주님은 제 마음속에 찾아오셔서 저의 모습을 보게 해주십니다. 그리고 지체를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동안 사랑 못해줘서 미안해. 앞으로 사랑할게.” 그리고 꼭 안아주면 지체도 저의 마음을 받아줍니다. 그럴 때면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되죠. 주님은 사랑 없는 저를 부르셔서 그렇게 십자가로 연합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꽁다리 같은 저를 부르셔서 뜨거운 십자가의 사랑으로 우려내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깊은 맛을 낼 수 있도록요. 꽁다리의 형체가 없어질 때까지 저를 드려 열방을 살리시는 먹잇감으로 사용해주시길 기도합니다.

김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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