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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어렵고 힘들 그때가 바로 하나님을 만날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김명숙 권사(영원간병회 대표)

요양보호사 편

병을 앓거나 가족 중 환자가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한 번 정도는 도움을 받았을 영역, 간병하는 분들의 손길이다. 이들을 가리키는 공식 용어는 요양보호사다. 맞벌이가정이 많고, 꽉 짜인 일상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가족의 간병을 맡을 수 없을 때, 이들의 도움은 너무도 소중하다. 17년째 이 요양보호사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믿음의 행진을 하고 있는 김명숙 권사(63.부산 영원간병회 대표)를 만났다.

아직 더위가 한창인 8월 말 부산을 찾았다. 사하구 당리동에 위치한 사무실은 겉보기에는 조용했다. 대화를 시작하자 휴대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대화를 마칠 때까지 무려 수십 차례에 걸쳐 전화가 걸려왔다. 한결같이 다급한 전화였다. 한 병원에서 요양보호사를 찾는 모양이었다. 김 권사는 이들을 여사님이라고 불렀다. 병원에서는 이들을 간병사라고 하며 약칭으로 ‘간사’라고도 호칭한다고 했다. 불리는 이름이 다양한 만큼 이들이 겪게 되는 처지와 상황도 다양할 듯싶었다.

그러나 한 병원에서 요양보호사를 요청하는 시간이나 날짜가 조금 애매한 모양이었다. 사람을 찾는다고 수소문하는 전화가 이어졌다. 여러 통의 전화에도 담당자가 쉽게 확정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러다 한 전화 통화에서 조금 언성이 높아지는 듯했다. 인터뷰는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 요양보호사를 섭외하고 배치하는 일이 쉽지 않네요.

“병원의 상황에 따라 우리 여사님들을 파견하고, 관리해요. 또 병원에서 받은 월급을 지급하는 일까지 제 몫이에요. 남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사람 관리가 제일 어려워요. 양쪽 상황을 다 만족시키기는 힘들어서 윽박지르는 경우가 많아요(웃음). 그래서 언제부턴가 제 별명이 ‘깡패’가 되어있더군요(웃음).”

– 듣기만 해도 만만치 않은데,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저는 어릴 적 일찍 부모님을 여의었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시부모님께 효도하며 살고 싶었는데, 두 분도 일찍 돌아가셨죠. 저와 연관된 사람들이 자꾸만 죽는 것 같아서 한때는 마음이 어려웠어요. 시어머니가 중한 병을 앓다가 돌아가셨는데, 가족 중에 아무도 안 돌보려고 하더군요. 이전에 간호조무사를 한 경험이 있어서 제가 섬기겠다고 했죠. 옛날에는 제대로 된 도구가 하나도 없어서 직접 똥, 오줌을 손으로 다 받아냈어요. 면을 포개어서 기저귀로 만들고 매일 씻고 삶는 수고를 했죠. 그때부터였어요.”

시어머니 돌보다 간병 일 시작

– 그럼 꽤 오랫동안 일을 하셨네요.
“네. 본격적으로 일한 지는 올해로 17년째예요. 저는 가방끈도 짧고 시집도 일찍 가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세월이 지나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이 어느새 의료분야에서 다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더군요. 한국에 전문요양병원이 막 들어서기 시작할 때, 친구 중 한 명이 저더러 간병회를 운영하면 어떻겠냐고 묻더군요. 전문 요양보호사라는 이름도 흔치 않을 때였죠. 사실 큰 식당 운영해서 밥 하는 게 좋고 저한테 맞지, 병원에서 일하는 건 진짜 싫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돼서 일을 시작했어요.”

– 요양보호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우리 요양보호사들은 한 명당 20명의 환자를 돌봐요. 일주일에 두 번 쉬고, 하루에 12시간을 꼬박 일해요. 환자들을 위한 대·소사, 식사 수발, 물리치료 등 육체적으로 힘든 모든 일을 하죠. 체력이 약해지고, 여러 가지 이유로 부대끼면 갑자기 말도 없이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협회로 옮겨서 일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참 제 마음이 어려워요. 그런데도 10년간 꾸준히 100명의 요양보호사들이 저와 함께 일했어요. 이 사람들 때문에 제가 어떤 일도 꿋꿋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요양보호사들을 뽑는 기준이 있나요?
“나이와 학력은 관계없지만,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면 좋죠.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면접을 본 후에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6개월간 이론 공부를 하게 해요. 그 후에 병원에서 일할 수 있어요.”

– 요양보호사들 중에 예수님을 믿는 분들이 있나요?

“대부분이죠. 돈만을 생각하면 정말 하기 힘든 일이에요. 환자들이 대부분 어르신이셔서 내 어머니, 아버지로 생각하며 전심으로 섬겨야 해요. 특히 어르신들을 목욕시킬 때 조심해야 해요. 작은 충격에도 뼈가 골절되거든요. 그런 의료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나요. 그런데 제게는 무슨 은혜인지 거의 일어나지 않았어요. 같은 업계에 있는 분들이 지나가면서 ‘김명숙, 당신은 교회를 다니니까 진짜 예수가 지켜주시는구나.’라고 말해요. 저도 정말 인정하죠. 저한테는 진짜 하나님 ‘빽’ 말고는 아무것도 없거든요.”

– 하나님을 ‘빽’이라고 말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네,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남편과 이혼 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협회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일도 익숙해지던 중 7년째 되던 해에 행정처리 미숙으로 어려움을 겪게 됐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저희 요양보호사들이 파견되어있던 세 병원이 한꺼번에 부도가 났어요. 일한 대가를 못 받았죠. 보험과 관련된 행정처리 문제도 쉽지 않았고, 병원이 그렇게 쉽게 부도가 날 수 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어요. 다 그만두고 싶을 만큼 제 인생에 큰 위기였어요. 통장에 돈이 넉넉히 있으면 몰라도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소개비를 조금 받고 협회를 운영할 뿐인데, 1억 원의 빚을 한꺼번에 떠안게 됐으니, 기가 막혔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때 복음을 만나게 됐어요.”

위기상황에 복음 만나

– 복음을 만났다는 의미가 뭔가요?

“복음은 제가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고 말하더군요. 복음을 만나보니까 저는 교회만 열심히 다녔지 하나님과 관계가 없었던 사람이었음을 알게 됐어요. 그때 정말 제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됐어요. 복음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죠. 일을 하면서 복음과 선교훈련까지 받으니까 진짜 힘들었어요. 집에만 오면 바로 뻗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주님을 알아가면서 어려움도 있었죠. 당시 훈련받는 선교단체의 선교사와 동역자들이 “주님이 하셨습니다. 복음이면 충분합니다.”라고 하는 말은 정말 듣기 힘들었어요. ‘내가 했는데, 왜 주님이 하셨다고 해?’ 그런 질문이 들었어요. 그런데 사건이 터졌어요.”

– 어떤 일이었나요?

“한 요양보호사가 환자를 돌보다가 환자가 다친 거예요. 환자 보호자가 막무가내로 병원에 배상을 요구했어요. 가끔 그런 일들이 있다고 전해는 들었지, 저한테 일어날 줄 몰랐어요. 아무리 병원에서 좋게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해도 안 되니까 대표인 저에게 이 일이 넘어왔어요. 보호자를 만나기 전날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를 드렸어요. ‘하나님, 저 말도 할 줄 모르고, 아무 빽도 없습니다. 주님밖에 없습니다.’

그 다음 날 보호자를 만났는데, 저를 보자마자 완강하던 그 사람이 갑자기 아무 일 없었던 걸로 하겠다고 말하는 거예요. 깜짝 놀란 병원 관계자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을 때, 제 입에서 툭 튀어나온 말이 ‘주님이 하셨습니다.’였어요. 그때 확실하게 알겠더군요. 하나님이 정말로 살아 계시다는 것을요. 그동안 저의 완강한 태도를 회개했어요. 그 후, 모든 순간 모든 일을 주님이 하신다는 것을 믿게 됐어요.”

– 이렇게 하나님을 만난 권사님 때문에 주위 분들도 조금씩 주님을 경험하게 되네요.

“네, 정말 은혜예요. 저희 요양보호사들에게도 이 복음을 늘 전하려고 해요. 한 달에 한 번, 요양보호사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이 있어요.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마음,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친절하게 하는 법, 손님들을 대하는 법 등을 가르치는 시간이죠. 그 시간이 끝나면 꼭 ‘내가 만난 복음’을 나눠요. 초반에는 사람들이 ‘아, 대표님이 또 예수님 믿으라칸다.’면서 웅성거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한 번, 두 번 나누다 보니 요양보호사들 중에서 삶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제게 찾아오더군요. 다 우리 교회로 초청해서 함께 다니고 싶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하잖아요. 근처 교회들을 출석하도록 교회를 알아봐 주죠.”

▶ 올해로 5년째 일을 하고 있다는 김미영 요양보호사가 환자의 침대 커버를 갈아주고 있다.

– 그러면 병원에서도 복음을 전하나요?

“그럼요. 제 개인의 경험을 전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하고 준비했어요. 그래서 주일 오전과 수요일 오후, 이렇게 일주일에 두 번 병원 근처 교회 목사님들께 예배를 함께 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 예배드리는 장소는 어떻게 마련하셨어요?

“병원 내 교회가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없어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해야 하니까 휴게실에서부터 물리치료실, 강의실 같은 곳에서 드렸어요. 처음에는 환자들이 오지 않을까 봐 제가 간식이나 휴지 같은 것들을 준비했었죠.”

비즈니스 영역 기도 모임 가져

– 주위에 권사님같이 비즈니스 영역에서 믿음으로 사시는 분들이 또 있나요?

“그럼요. 대표적으로 제가 속한 ‘비즈니스 미션’이라는 기도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그런 분들이죠. 줄여서 ‘비션 모임’이라고 불러요. 약 4년 전에 유통, IT, 요양, 전기, 자동차 등 전문 업계에서 종사하는 소수의 사람으로 시작된 모임이에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단순하게 회의하는 모임이 아니었어요.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정말 복음이면 충분한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됐죠. 우리는 정말 어려운 중에 만났어요. 한 차례 고비들을 지나고 최근에는 형편이 조금 나아졌어요. 이런 어려움과 기쁨의 과정들을 함께 겪으니 우리를 한 몸으로 부르셨다는 것을 실감해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써주셔서 감사해요”

– 모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면 좋겠네요.

“네, 그래서 말씀과 기도로 무장한 저희는 흩어져서 또 다른 비즈니스 영역의 사람들과 함께 이와 같은 기도 모임을 가져요. 처음 순종한 저희가 일종의 비션 팀 지부장이 된 셈이죠. 저희 부산에도 모이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아시죠? 말씀으로 기도하면 얼마나 큰일이 일어나는지. 장난 아닙니다. 이번 가을에는 전국 비션 집회를 가질 예정이에요.”

– 나이도 있으신데 활동하기에는 괜찮으세요?

“어디가면 알아줄 나이도 아니고, 부엌에서 설거지만 할 나인데요, 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써 주시는 것만으로 너무 감사하죠. 섬길 수 있을 때, 더 섬기려고요. 주님이 정말 이 일을 기뻐하시거든요. 남을 위해서 쓰는 건 아깝지 않은데 저를 위한 돈은 너무 아까웠어요. 그런데 최근에 주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너는 너의 것이 아니야. 주님의 성전이야.’ 그 말을 듣고는 정신이 퍼뜩 차려졌어요. 너무 제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했던 것을 돌아보면서 이제 운동도 조금씩 하고 좋은 것도 먹어요.”

–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영역에서 믿음의 싸움을 하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정말 어렵고 힘들 때는 ‘복음’이라는 말이 사실 잘 들리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그때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는 것을 꼭 말해 주고 싶어요. 그리고 주님을 만나는 것이 가장 큰 복인 것을 알게 될 것을 믿습니다.” [복음기도신문]

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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