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78)
출산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신없이 육아에만 전념하던 어느 날, 문득 그런 고백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 살기에만 급급해서 열방의 일이 저랑은 아무 상관없는 것 같아요. 하루 종일 집에만 갇혀 우울하기만 하고 온통 제 관심은 나에게만 쏠려 있네요.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고 많은 훈련도 받고 기도도 하던 때가 그냥 먼 얘기 같습니다.’
때마침 인도로 아웃리치를 가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놓고 가야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도착한 인도는 소망이 없어보였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은 어둡고 거리는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무질서 그 자체였습니다. 그들이 숭배하는 소와 원숭이가 거리를 활보하며 다녔습니다.
그 땅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각자 마음에 원하는 것을 우상으로 만들고 365일 쉬지 않고 우상을 섬기는 영혼들이 하나님을 알게 하소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공항에 마중 나오신 목사님의 휴대폰 사진으로 미리 아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보살핌과 많은 분들의 수고로 몰라보게 살이 올라 있었습니다. 빨리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엄마를 보자마자 품에 안겨 웃거나 울거나 할 줄 알았던 아들이 아무리 팔을 벌려 이름을 불러도 제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습니다. 전부를 잃은 것 마냥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주님은 당신의 마음을 제게 보여주셨습니다.
엄마를 몰라보고 남들에게 안겨 웃고 있는 사랑하는 아들의 모습이 하늘 아버지를 몰라 헛된 신을 섬기며 만족해 하는 열방의 모습 같았습니다. 습관처럼 고백했던 열방이 주께 돌아오는 날을 사모한다는 그 말이 이젠 제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왔습니다.
“이르시기를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찌어다 내가 열방과 세계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하시도다(시 46:10)”
아멘, 주님이 열방 가운데 찬양 받으실 날이 하루속히 오길 소망합니다. 마라나타!
강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