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자국민 피해 대책보다 ‘일대일로’ 사업차질만 ‘우려’
지난달 24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주도 케타시(市)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입국한 중국인 2명이 작년 11월 한국인 원장과 또 다른 중국인 교사 11명과 함께 생활하며 선교활동을 해오다 경찰로 위장한 무장 괴한에게 납치돼 살해됐다고 중국 관영매체를 통해 14일 연합뉴스는 밝혔다.
지난 8일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가 자신들의 범행이라며 주장해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납치됐던 중국인 교사들의 선교 활동과 관련해 언론 보도가 사실인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중국은 파키스탄 정부와 함께 법에 따라 불법 선교활동에 대해 최선을 다해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루 대변인은 우선 “중국은 공민이 외국에서 생활하거나 여행을 할 때 현지법과 풍습 등을 존중하라고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해당 교사들이 살해됐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지금까지는 파키스탄 측에서 최종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처음 ISIS의 이 같은 범행은 중국이 파키스탄을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요충지로 여겨 이 사업에 타격을 주려는 것으로 해석했지만, 선교 활동과 연관된 주장은 완전히 다른 분석으로 중국 정부가 ‘동조’ 하는 기미를 보여 주목된다.
이슬람교 이외에는 그 어떤 종교도 용인하지 않는 파키스탄에서 다른 종교를 선교하다가 살해당했다면 현지 관습법을 어긴 개인의 ‘일탈’ 행위로 원인을 돌릴 수 있고, ISIS의 범행은 중국과 일대일로를 겨냥한 것이 아님을 강조할 수 있어 중국 당국이 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환구시보 역시 ISIS의 발표 이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납치 피해자들이 한국인 선교사가 운영하는 어학원에서 생활하며 불법적인 선교 활동을 해왔다고 보도해왔다.
또한 이 신문은 지난 11, 13일 사평(社評)을 통해 한국 선교단체가 아직 미성숙한 중국 청년들을 위험지역에 보내게 해선 안 된다며 그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이 중국과 파키스탄 관계를 해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양국 협력을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일대일로 사업 지역의 안전문제가 드러났고, 양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이 발생한 발루치스탄주(州)는 일대일로 사업의 요충지로, 지난 2014년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계획에 따라 중국 신장(新疆)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3000㎞ 길이의 도로와 철도, 가스관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개별 프로젝트로는 가장 많은 460억 달러(52조6460억 원)가 투자된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문제가 발생하면 일대일로 사업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 선교단체를 직접 지목하며 불법선교 문제를 부각하는 이유는 일대일로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라면서 “중국 정부도 직접 한국 선교단체를 거론하고 있진 않지만, 진상 파악에 나서는 등 상황의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도 | 하나님, 복음을 전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떠났던 중국인 교사 2명이 살해되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생명의 안타까움보다는 파키스탄에 투자되고 있는 사업과 외교로 강력하게 ISIS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한국에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영원히 이 땅에서 살 기회가 있는 것처럼 생명보다 사업을 중요시하는 중국과 테러 행위를 묵인하는 파키스탄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한편, 두 자녀를 잃은 가족들을 위로해 주십시오. 주님이 친히 유가족들의 소망이 되사 눈물이 변하여 기쁨이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이 두려움으로 파키스탄과 중국의 선교의 길이 막히지 않도록 붙들어 주시길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