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종으로 부름을 받고 오직 하나님만 믿으며 사는 삶으로 주님은 우리를 초대하셨다. 성도가 한 명도 없는 교회로 부름을 받고 일 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주님은 두 명의 영혼을 인도해주셨다.
비록 성도는 두 명밖에 없지만 교회는 쉴 새가 없다. 신학스터디와 성경원어모임 등의 정해진 교회사역, 동역자들과 기도모임, 길거리 전도, 또 두 아이의 육아와 살림으로 인해 거의 24시간 공동생활체제로 남편과 내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느 것 하나 주님이 하신다는 믿음을 쓰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자리로 주님이 부르신 것이다.
어느 날 사소한 일로 마음이 좋지 않았던 남편은 뭔가 먹을 것을 찾으려고 냉동실 문을 열었다. 그때 4살 큰아이가 8개월 된 동생에게 올라탔다. 순간 남편은 눈앞에 꽁꽁 얼어있는 빵을 그대로 아이에게 집어던졌다. 남편은 “아빠가 동생 밀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라며 아이를 다그쳤다. 아이는 덜덜 떨며 나에게로 왔다. “엄마, 무서워요. 엄마, 위로해주세요.” 이 말은 아빠 손이 닿지 않게 위로 높이 안아달라는 뜻이었다.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새 일어났고 그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내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먼저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보았다. “응. 빙글빙글 돌다가 넘어질 것 같아서 식탁을 잡으려다가 동생한테 넘어졌어요.” 억울하게 혼난 아이의 마음과 받았을 충격을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아파왔고, 아이 양육을 믿음으로 하지 못한 남편에게도 화가 났다.
그날 밤 여느 때처럼 아이들과 잠자리에 들기 전 4살 아이가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오늘 예배 잘 드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아빠가 왜 하유한테 빵을 던졌어요? 엄마, 으앙. 아빠 싫어. 아빠 빵 가지고 집에 가라고 해! 으앙.” 아이를 향한 불쌍함과 안타까움이 넘쳐날수록 남편을 향한 정죄와 판단, 미움 또한 넘쳐났다.
나 또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갔다. 그곳에서 주님이 말씀하셨다. “너는 네 아이의 놀람과 상처만 생각하고, 누구보다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 할 네 남편은 조금도 생각하지를 않는구나.” 순간 남편이 얼마나 전심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믿음으로 걷고 있는지, 수치와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지체들 앞에서 매번 자신의 연약함을 깨트림으로 주님의 생명을 흘려보내지 기억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연약하고 자주 넘어지는 이 육아의 영역에서 남편이 얼마나 치열하게 믿음의 싸움을 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며 돕는 배필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는커녕 사탄에게 속아 발 빠르게 정죄하고 판단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기도하기 시작했다. “주님, 남편을 도와주세요. 훈육할 때도 주님의 사랑으로 구속되어 행할 수 있도록, 육아의 시간에 이 모든 상황을 주님의 허락하심으로 인정하고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주님의 도움과 은혜를 구했다.
그날 이후 남편은 아이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뜻대로 아이가 반응해 주지 않을 그때에도 믿음으로 훈육하며 주님의 지혜를 구하며 행하고 있다.
주님은 우리의 능력이 전혀 필요 없는 자리, 오직 주님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자리로 우리를 부르셔서, 도저히 살 수 없는 우리에게 이 복음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삶 속에서 경험하게 하신다.
‘이런 상황이 없었다면 또 얼마나 믿음으로 잘하고 있다고 속으며 착각하고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치열하고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로써는 불가능한 새 생명의 삶을 말씀과 기도를 통해 살게 하시는 이 영광을 맛본 이상 더욱 이 삶을 사모하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GNPNEWS]
양혜원 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