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따갑게 내리쬐는 거리. 한 남자가 지그시 눈을 감고 피리를 불고 있다. 남자의 무릎을 베고 누운 여자의 두 다리가 온전치 않다. 낡고 빛바랜 주전자 속 언뜻 비치는 지폐 한 장, 햇빛을 향해 뒤집어져 있는 여자의 손바닥이 애처롭다. 여자에게 무릎을 내어주고 허공에 등을 세우고 앉아있는 남자는 누구에게 피리소리를 들려주고 있을까. 듣는 이 없이 자신의 귀에 되돌아오는 피리소리에 위로 받으며 그저 하루를 살 뿐이다.
이들이 입은 삶의 무거운 베옷을 벗겨주실 분은 어디 계신가. 그분은 십자가에 달리셨다. 죄와 하나 되어 생명을 잃어버리고 애곡하는 우리를 대신해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셨다. 그분은 허공을 떠도는 피리소리에 귀 기울이시고, 여자의 잠든 얼굴에 쏟아지는 값없는 햇살처럼 오늘도 구원의 은혜를 아낌없이 쏟으신다. 자, 일어나 춤을 추어라 내가 기쁨의 띠를 둘러 주리라. [GNPNEWS]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시편 3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