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만큼 의도적인 막장이 난무하는 예술계가 또 있을까? <예술가의 똥>은 제목이 설명하는 그대로 만쪼니의 배설물을 통조림 캔에 담은 것이다. ‘창작’이 아니라, ‘생산’된 이 작품은 막장 예술이면서, 동시에 미술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부추긴다.
이탈리아의 현대 미술가 피에로 만쪼니는 예술가가 만든 것이라면 뭐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당시 미술계의 풍토에 집중했다. 도무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추상 작품이 고가에 팔리고, 점만 찍어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는 미술 시장의 요지경 행태에 주목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예술가가 만든 것이라면 무엇이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혹자는 통조림 공장을 운영하는 그의 아버지가 항상 도전적인 작품을 만드는 아들에게 “네 작품은 형편없어(Your work is shit).”라고 한 말의 대답이라고 보기도 한다.
예술가가 만든 것이면 무엇이든 작품인 미술계 풍토를 비판
아무튼 만쪼니는 인간의 손으로 창조되었던 전통적인 예술에 대한 도전으로 인간을 통해 생산된 작품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그는 총 90개의 배설물 캔을 만들었고, 캔 라벨에는 자신의 서명과 함께 판화에 붙는 에디션 넘버를 붙였다. “배설물 30g 신선 포장”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작품 가격 또한 당시의 금 시세에 맞췄다. 물론, 지금은 이 작품의 가격이 현재의 금 시세를 훨씬 웃돌게 되었지만 말이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전시실의 유리관 안에 소중하게 보관된 만쪼니의 <예술가의 똥>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바울이 배설물과 같다고 했던 세상 것에 우리가 얼마나 큰 가치를 부여해 숭배하고 있는가? 비록 예술로 고상하게 포장했지만 고작 배설물이나 만드는 무가치한 우리를 하나님이 얼마나 존귀하게 대해주시는가?
[GNPNEWS]
이상윤(미술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