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하고 부족하지만, 구원의 기쁨과 감격의 믿음 공동체
이 땅에 발을 디디고 사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나 사모함과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실체가 있다. 어떤 이에게는 뚜렷하게, 어떤 이에게는 희미하게. 그러나 어느 누구도 심령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나는 존재의 목마름을 부인할 수 없듯이 이 실체에 대한 갈망 또한 그러하다. 그것은 바로 ‘초대교회’이다.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초대교회의 모습에 대해 궁금해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어떻게 교회로 모였고, 무슨 일을 하며 먹고 살아갔을까? 교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신앙생활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세 왕 이야기’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진 에드워드는 이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그의 책 ‘이야기 사도행전’에서 독자들을 생생한 초대교회의 일상으로 초대한다.
초대 교회의 등장은 매우 드라마틱하다. 오순절 성령이 임하신 후 사도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3천 명이 회개를 하고 세례를 받았다. 이들은 예루살렘에 살던 이들이 아니다. 오순절을 맞아 예루살렘을 방문한 사람들이었다. 돌아갈 가족과 집과 삶의 터전이 있는데 어떻게 모든 것을 버리고 예루살렘에 남았을까? 이 당시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로 결정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자신의 생명까지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진 에드워드는 초대교회가 가능한 첫 번째 이유를 사도들에게서 찾는다. 사도들은 예수님과 함께 살면서 예수님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사셨는지를 3년 반이나 옆에서 지켜본 자들러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과 성령의 강림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람들로 변해 있었다. 그들은 이제 땅에 속한 자가 아니라 하늘에 속한 자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들은 그저 주님이 명령하신 것을 거침없이 이행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사도성의 회복’은 다른 데 있지 않다. 자신들에게 실제가 된 하늘의 가치를 성령의 인도하심 따라 다른 이들에게 전하며 그대로 살아가는 증인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진 에드워드가 말하는 초대교회가 가능할 수 있었던 두 번째 요소는 바로 ‘진정한 교회로서의 공동체성의 회복’이다. ‘사도’와 같은 자들을 계속해서 일으키기 위한 주님의 방법은 ‘교회’라는 공동체였다. 12사도와 120여 명의 제자들, 그리고 3천 명으로 시작된 교회는 말 그대로 공동체였다. 자신들의 집을 모두가 함께 사는 공간으로 내어놓고, 함께 자고 먹고, 사도들의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방식인 나눔과 섬김을 배우는 삶 자체가 교회인 삶이 시작되었다. 결코 완벽하고 이상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 하기에 완전한 공동체, 곧 주님과 동행하며 주님을 경험하여 알아가는 공동체였던 것이다. 그들 자신이 ‘교회’였기 때문에 ‘교회에 간다’는 말은 이들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재정, 가족, 섬김, 나눔, 비전, 아니 삶 전체가 주님께 구속되어진 사람들이 함께 살게 되었다. 완전해진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명령하신 것을 순종해 가는 모든 과정에서 그리스도를 경험하고 배우는 공동체로의 회복. 주님이 이 땅에서 보고 싶으셨던 원형교회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연약하고 부족하고 문제도 많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주님을 향한 사랑과 구원의 기쁨과 감격 때문에 정리되어졌다. 기꺼이 자기를 포기하고 다른 이들을 품고, 그렇게 경험되어 알게 된 예수 그리스도를 때가 되면 전하는 자로 세워지는 공동체가 바로 주님이 꿈꾸시던 교회의 모습이다.
글을 읽어 내려가며 ‘아, 이랬겠구나!’, ‘와, 그렇지!’하는 탄성과 신음이 멈춰지지가 않았다.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살아야 한다고, 초대교회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면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가?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대답을 감히 세상에 외쳐본다. 그리고 주님께 고백한다. “아멘입니다. 아멘입니다. 아멘입니다” 초대 교회와 같은 원형 교회를 꿈꾸게 하시고 이 길을 걸어가게 하신 분은 주님이시다. 지금도 초대 교회의 행진은 우리를 통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 행진은 주님 오시는 날 마쳐지게 될 것이다. 할렐루야!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갈6:14)
안승용 선교사(변화와회복 선교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