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테러, 기근, 질병, 명목주의, 기독교인들의 박해와 순교소식이 거의 매일 들려오는 중서부 아프리카. 이 척박해 보이는 땅을 복음과 기도로 섬기라고 주님은 나를 3년 전 아프리카 지부로 불러주셨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들은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급히 해결해 주어야 할 것 같은 긴박성이 느껴진다. 그러나 아무리 쏟아 부어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은 상대적인 박탈감이 밀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곳곳에서 아프리카 영혼들을 향한 목마름으로 기도하는 분들을 이곳저곳에서 만나게 하신다. 그중 한 곳이 서아프리카의 카메룬이다. 카메룬은 인구의 54%가 기독교인이지만 이 땅의 기독교는 자유주의와 명목주의에 물들어 있어 유명무실하다.
아웃리치 팀을 이뤄 이틀 동안 비행기를 타고 두알라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을 밟는 내내 경비가 삼엄하더니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멈춰서 여권검사를 받았다. 카메룬은 현재 정부군의 보코하람 소탕작전으로 보복테러가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었다.
팀과 함께 두알라 도파시교회를 방문했다. 카메룬 현지인을 비롯해 차드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박해를 피해 모인 성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심령이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일주일 동안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느헤미야52기도 모임이 예정되어 있었다. 3일 동안 현지인들과 하나가 되어 말씀 앞에 깨어지며 회개하고, 또 복음의 영광에 사로잡혀 한 성령 안에서 마음껏 주님께 나아갈 수 있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기도하는 것은 그리 문제되지 않았다. 통역이 없을 때는 현지인들이 시간마다 기도를 인도 했고 임산부, 젖먹이 어린아이와 함께 말씀 앞에 서는 엄마들, 나이가 지긋한 성도들까지 3일 내내 빠지지 않고 기도하려는 성도들의 모습은 뭉클함과 감격 자체였다.
현지 신학생, “하나님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3일 내내 들불이 번지듯 이 기도의 불길은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 복음신학대학교로 옮겨갔다. 우리가 들어간 때는 학생들이 기말시험을 앞둔 시점이었지만 학장님은 3일 동안 학교 수업을 내려놓고 느헤미야52기도를 학생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그곳에도 인근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온 지체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 땅을 복음으로 섬길 지도자들과 기도를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처음에 냉랭한 분위기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기도가 진행되면서 주님이 각 심령 안에서 일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 공간에서 각각 불어, 영어, 한국어그룹이 함께 기도했다. 비록 언어는 달랐지만 기도는 제한받지 않았다.
기도의 자리에서 영혼들의 변화가 일어났다. 신학교의 학생회장은 “나는 성공한 목회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큰 사람이 되는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유익을 구하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하며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하겠다고 결단했다.
이 일이 있기까지 현장선교사들의 순종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복음으로 회복하는 통로가 되는지 보게 되었다. 그동안 중서부 아프리카 땅을 품으며 “하나님 언제입니까? 언제 아골 골짜기와 같은 아프리카 땅이 소망의 문이 되겠습니까?” 하지만 주님은 척박함 속에서 성도들의 기도로 일하고 계셨다. 거친 광야와 같은 카메룬 땅에서 소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카메룬 뿐만 아니라 모든 열방이 주님을 볼 때까지 더욱 기도의 자리에 나를 드리기로 결정한다. 마라나타! [복음기도신문]
박희영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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