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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감동과 충격의 인도네시아 교회 예배 풍경

▲ 인도네시아 GMS교회 어린이 예배. 사진: 오영철

내가 평생에 드렸던 예배에서 가장 인상적인 예배 가운데 하나였다. 인도네시아 제 2의 도시 수라바야(Surabaya)에 위치한 GMS(Gereja Mawar Sharon) 교회의 초등학생 예배였다.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이어진다.

6월 29일 토요일 1시에 시작된 4~6 학년 대상 예배는 시작 전부터 축제의 장이었다. 백화점을 임대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예배장소 앞에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로 붐볐다. 수많은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예배 전부터 각종 활동에 참여하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이런 분위기도 좋았지만 예배의 분위기는 이런 활동과 전혀 다른 차원의 감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예배는 어린이들로만 구성된 댄스팀으로 시작되었다. 댄스팀의 춤솜씨는 수준급이었고 청중들인 어린이들과 높은 교감이 만들어졌다. 이어진 순서는 찬양팀인데, 어른들도 일부 구성원으로 참여하지만 어린이 찬양팀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성을 담아 찬양했다. 주로 어린이들로 채워진 1500명 정도의 청중들의 표정은 진실된 예배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찬양 이후에 설교 시간이었다. 여성목회자의 설교는 어른들도 길다 싶은 약 40분 정도였다. 참여한 1000여 명의 어린이들은 40분 동안 거의 흐트러지지 않고 설교에 집중한다. 소수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지만 대부분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사모하는 마음이 40분동안 계속되었다.

더 놀라운 시간이 이어졌다. 선교사 파송 예배가 이어졌다. 홍콩과 대만으로 선교사로 가는 두 가정과 다른 지역으로 가는 두 가정을 파송하며 축복하는 시간이었다. 파송의 주체가 어린이 예배팀이었다. 파송을 받는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어린이들로부터 파송 받는다는 느낌이 없었다. 선교사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소개되고 같이 축복하여 주었다. 어린이들로 구성된 청중들이 하나님 앞에서 그들을 파송하는 모습은 전혀 어색하거나 가볍지가 않았다. 그들은 예배자이며 파송에 참여하는 선교 후원자들이었다.

이어 4시부터 시작된 중고등부 예배는 약 20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청소년들의 예배는 어린이들과 큰 차이가 없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7시부터 시작된 청년회 예배도 약 2000명이 참석하였는데, 참여대상자만 다를 뿐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열망이 흐르고 있다.

6월 30일 주일 예배는 2부 예배인 10시 예배에 참석을 하였다. 5500명 좌석이 거의 꽉 찬 예배는 하나님에 대한 사모함과 성령님의 임재하심을 소망하는 예배자들의 축제였다.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의심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가 와서 이 모습을 보았다면 초대교회 부흥 시절의 예배와 비슷하다고 할 것 같다. 이런 예배가 주일에 다섯번 드려진다. 1998년 개척된 GMS 교회는 2만 3000명의 성도들이 매주일 이렇게 뜨겁게 예배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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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명의 성도들이 출석하는 인도네시아 GMS교회는 주일에 백화점을 임대해 다섯번의 예배를 드리고 있다. 사진: 오영철

예배 후에 이 교회를 개척한 필립 목사에게 감사와 더불어 나의 감동을 전하였다.
“어린이들이 40분의 설교에 집중하고 말씀을 사모하는 모습에 큰 도전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한 필립 목사의 말은 더욱 충격이었다.
“우리 아이들은 지난번 집회에서 60분 설교에도 집중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갈구하였습니다. 사실 어린이들은 어떤 면에서 어른보다도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사모함이 있습니다.”

그의 의견은 어디서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그의 교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증언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언제나 그 어린이와 같은 사모함이 있었는가를 생각하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GMS 교회의 영적인 역동성과 헌신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그것은 중고등부 안에 10명에서 15명으로 구성된 150개의 셀그룹이다. 그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에 두 시간 정도 각 가정에서 모이는데, 모두가 학생들이 인도한다. 그 과정에서 회심과 변화가 일어나고 공동체성과 새로운 십대 리더십들이 세워지고 있다. 이 교회는 단지 예배의 문화적 코드나 다양한 활동 그리고 전체 예배에서의 영적 체험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한국교회가 생각하는 인도네시아 교회는 어떨까? 밀림의 토속적인 원시종교, 최대 이슬람 국가의 저항, 가난하고 미개발된 사회적 수준 속의 연약한 교회라고 여기고 있지 않을까 싶다. 부분적으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관점으로만 인도네시아 교회를 이해하면 우리는 한국교회의 부흥, 열정 그리고 풍성함을 그들에게 가르치고 나누어야 할 대상으로 그들을 여길 수 있다. 이런 일방적인 태도는 균형 잡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미성숙한 자세이다. 분명히 인도네시아에 한국교회가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인도네시아 교회가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한국교회는 배워야 한다. 하나님은 세계 교회의 주인으로 세계 각 교회에 그 지역에 상황에 맞는 아름답고 신기하며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하셨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 위치한 GMS 교회는 세계 교회와 선교가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것은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교회가 세계 기독교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는 과거 선교지라고 여겨졌다. 이들은 세계 정치 경제 군사 교육 분야에서 비주류인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교회의 모습을 보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남반구 비서구 교회들은 단지 기독교인 숫자가 많은 것이 아니다. 영적인 체험, 예배의 다양성, 젊은이들의 헌신, 문화적 적합성 등에서 서구 교회나 한국교회보다 훨씬 역동적이다. 비서구교회가 오히려 세계 기독교의 중심이 되어 이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성한 기독교를 이끌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은 매우 실제적이고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어떤 태도와 자세를 가져야 할까? 여전히 한국교회가 선교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오히려 현지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의 큰 일을 현지교회와 같이 경험하고 이해하고 배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놀라운 하나님의 일을 통하여 선교사 자신과 한국교회를 돌아보고 성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지에서의 놀라운 일은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더욱 분명하고 실제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GMS 교회는 이런 면에서 한국교회나 선교사가 배워야 할 교회이다. 하나님에 대한 예배의 열정을 가지고 40분 이상 하나님 말씀에 집중하는 초등학생들을 통하여 온전한 예배자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 흩어진 하나님의 교회는 우리들의 생각보다 훨씬 넓고 다양하며 역동적이다. 다양한 하나님의 교회를 겸손히 배우고 그들을 통하여 우리를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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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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