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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터가 무너지면, 예수 그리스도께 달려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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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신도에 있던 선교센터 전경과 우크라이나 성도들과 복음을 나누는 김인애 선교사(왼쪽에서 두번째)의 모습.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06년 1월, 선교사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 외국에서 학업과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어느 선교지로 갈 것인지에 집중되어 있었다. 좋은 선교단체와 연결되어 해외로 나가려던 나를 주님은 인천 앞바다에 있는 ‘신도’라는 섬에 발을 묶어 놓으시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길로 나를 인도하셨다.

어느 날 중보기도학교 훈련을 받으며 파키스탄으로 아웃리치를 떠났다. 그 때 한 스웨덴 자매 선교사님이 우리 팀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해주셨다. 그 때 내 직임이 통역이었기 때문에 팀원 한 분, 한 분의 기도를 모두 통역을 한 다음 마지막으로 내가 기도를 받게 됐다.

“주님, 이 자매님이 나뉘지 않는 마음(undivided heart)으로 주님을 따르게 해주세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평범한 삶이 아닌 전심으로 주님을 따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 기도를 듣는 순간 막을 새도 없이 통곡이 터져 나왔다. 팀원 모두가 어리둥절해 했다.

아무도 그 선교사님이 나를 위해 무슨 기도를 해주셨는지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님은 나도 모르게 내 마음속 아주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두려움을 선교사님의 입술을 통해 드러내어 주신 것이다.

사실 파키스탄에 오기 몇 주 전, 아버지께서 나를 부르셔서 당신이 몸 담고 계신 선교단체에 들어오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제안하셨다. 선교사 자녀의 특권으로 단체의 태동부터 지켜보며 그 단체의 생리를 잘 아는 나로서는 그곳 만큼은 가고 싶지 않아 늘 고려대상에서 제외였다. 그냥 흘려듣기엔 뭔가 찜찜해 작정 기도도 하고 금식도 하며 하나님의 응답을 구했다.

그때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던 하나님이 선교사님의 기도를 통해 내 안에 있는 두려움을 툭 건드린 것이다. 그것은 부모님과 한 단체에서 같이 사역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해외 사역을 위해 그동안 준비해왔던 모든 것들을 다 내려놓아야 하는 단순한 포기가 아닌 내가 계획하고 원하는 삶을 살 것인지, 하나님의 손에 전적으로 맡겨진 삶을 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존재적인 두려움이었던 것이다.

두려웠지만 다른 길은 없었다. 선택의 여지없이 하나님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한 치 앞도 모르는 길을 따라온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옆에 있는 가족도, 섬기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을 만큼, 변하지 않는 내 자신을 붙들고 씨름하며 치열하게 걸어왔다. 땅에 씨를 뿌려놓고 아무리 기다려도 싹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모든 것이 부질없어 보이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도망가지 않고 버티는 것 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국, 주님이 승리하셨다. 길고 지루한 싸움 끝에 지독하게 변하지 않던 나를 끝끝내 박살내시고 주님이 내 전부가 되시는 기적 같은 일이 작년 한 해에 일어났다. 드디어 딱딱하던 내 심령에 예수 생명의 싹이 틔워졌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은 막막했던 그 모든 시간에 나의 하나님은 가장 위대한 일을 내 심령의 땅 속 깊은 곳에서 이루고 계셨다.

2015년 12월 31일 아침 시편 11편을 묵상하게 되었는데 거기 이런 구절이 있었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은 무엇을 할까” 1초도 되지 않아 내 영혼 안에 이런 고백이 터져 나왔다.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터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로 달려가지.”

10년 전에 드린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하신 나의 사랑하는 주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올려드린다. [복음기도신문]

                                                            김인애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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