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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선교] ‘초슨’ 그들이 그렇게 부를 때, 주님의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사진: Unsplash의 Tobias Flyckt

청년 선교사들의 생생한 좌충우돌 믿음의 순종기를 담은 [청년 선교] 코너 기독교인 청년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복음과 운명을 같이한 20대 청년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 곳곳에서 매주 치열한 믿음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장으로 안내한다. <편집자>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10)

이제는 제가 A국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나 봅니다.

전에 영어교회에서 만난 이 나라 청년들과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만나서 같이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만난 청년들이 몇 분이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어린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떤 관계로 같이 모여서 축구를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열심히 같이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축구 분위기는 제가 한국에서 축구를 하던 분위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이곳에서 축구를 하시는 분들 복장을 보면 맨발이 대다수이고 공도 바람이 별로 없는 딱딱한 공으로 축구를 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거칠고 템포가 정말 빠르고 그냥 ‘골’을 넣기 위한 축구를 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축구를 할 때는 주위의 신앙이 있는 분들과 함께 축구를 했기 때문에 욕심이나 폭력적으로 하는 축구보다는 상대를 배려하고 감정적이지 않고 남 탓 하지 않고 여유롭게 ‘재밌기’를 위한 축구가 익숙했는데 이곳에서 처음 같이 경기를 뛰어보고 “와… 빡세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축구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가 이분들과 축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있을 때 선교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에 선교지에 와서는 ‘선생이 아니라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곳에서 청년들과 축구를 하면서 선생이 되어있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축구가 그나마 저의 자신 있는 부분이고 좋아하다 보니 같이 축구를 하면서 승부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왔는데 한국 망신을 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개인적으로도 내가 이곳에서도 통하나? 싶은 마음 때문에 저도 점점 이곳 청년들처럼 축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한국에서 하던 대로 좀 여유롭게 팀원들과 같이 재미있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르게 상대팀이 공격을 하고 사람 바로 앞에서 있는 힘껏 슛을 때리고 또 골을 먹히면 같은 팀에 사람들에게 눈치를 받고 하는 것을 경험하고 “아… 이곳에서 잘하고 이기려면 나도 인정사정 없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기회가 있다면 있는 대로 슛을 때리고 팀원 생각 안하고 드리블 돌파해서 골이나 넣으려고 하고 점점 현지화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인정사정 없이 승부욕으로 하니까 저도 골을 먹히면 속으로 남 탓하고 수비를 안한 사람을 탓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걸로 마음이 조금 상하기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거기서 그러면 안되지’ 하면서도 즐기게 되고 서로 친목을 다지기보다는 승부에 연연하게 된 저의 모습을 보게 되고 나서 이 말이 저를 깨워주었습니다. 나는 이들에게 배우러 온 사람이고 이건 단순히 운동이고 축구지만 이 단순한 것 하나에서도 스스로 우월의식을 느끼며 스스로 만족해하고 만족하지 못하면 결핍을 느끼는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축구를 하시는 분들은 저의 이름이 이곳 사람들이 발음하기가 어려워서 저를 ‘조선’ 영어 발음으로는 ‘chosen’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스펠링을 물어보고 받아 적은 것은 아니지만 저를 ‘초슨’이라고 부릅니다. 이것 말고도 한국 선수 이름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 ‘초슨’이라는 말이 저의 마음에 남았습니다.

정신없이 축구를 하다가도 저를 “헤이, 초슨!”이라고 부르면 내가 여기에 왜 있는지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는 이름이었습니다. ‘Chosen’ 선택된… 이 말을 그리고 조선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저에게는 주님의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내가 선택한 찬수야…’ 이렇게 말입니다. 그런 말을 듣고 하면 남들에게는 그냥 ‘평범하지 않은’ 이 짧은 시간이 저에게는 ‘특별하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어언 3달을 지내는데 아직도 언어 영역에서 그리 많이 나아진 부분은 없고 이곳에서 사귄 친구도 많지 않고 열매로 따지기에는 너무 초라한 저의 삶이 주님이 보시기에는 너무 특별한 삶이라는 게 저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는 또 이곳에서 무슬림 문화에 살지만 신앙을 가지신 분들의 모임에 정말 특별히 초대가 되었습니다. 진짜 일생에 다시 있을까 말까 한 기회라고 하시면서 저희를 특별히 초대해 주셨습니다.

부활절날 저희에게 정말 특별한 주일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예배는 단순했습니다. 같이 현지 언어와 아랍어로 된 찬양을 부르고 말씀 본문 여러 개를 읽고 각자 묵상한 다음 모두 나누고 기도하고 아잔 같은 기도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목회자나 교회 지도자 같은 분들이 없어서 예배의 형식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방식대로 기도하고 찬양하고 묵상을 하는데 이분들의 배경을 아니까 이분들의 믿음이 얼마나 귀한지 보게 되었습니다. 예배의 자리에서 히잡을 쓰면서도, 예배가 마치면 조심스럽게 다시 무슬림인 집으로 돌아갈 거면서도 말씀 앞에서 한없이 진지해지고 정말 깊게 묵상하는 이분들을 보면서 저에게도 가슴에 울림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복음기도신문]

신찬수 선교사(헤브론원형학교 용감한정예병 파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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