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오영철 칼럼] 카렌 출신의 현대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사진: 오영철 제공.

성경의 선교 모델이 선교지에서 실현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선교사의 큰 특권이다. 오늘은 ‘짜뚜롱과 짜룬씨리’ 부부와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들은 한국에 노동자로 가서 일한다. 그들의 헌신을 보면서 사도 바울을 도왔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의 모습을 떠올렸다.

새벽에 일어나 묵상을 마치고 전화를 보니 페이스북 메신저로 송금확인증과 메시지가 도착했다. 짜뚜롱이 보낸 것이다.
“월정 헌금입니다.”
“저는 2000받. 아내는 1000받입니다.”
남편과 아내가 각각 1000받씩 아르헨티나 선교사를 위한 선교헌금을 이번달부터 시작했다고 알려왔다.

짜뚜롱은 한국에 도착해 공장 일을 하면서부터 매달 2000받을 헌금한다. 1000받은 신학교를 위한 헌금이고, 1000받은 선교헌금이었다. 한국으로 가기 전에 신학교와 선교를 위한 헌신을 도전하였는데, 약속대로 십일조 이외에 특별 헌금을 했다. 1000받이면 대략 30달러인데, 태국에서는 노동자의 3일치 일당이니 적지 않은 금액이다.

지금부터 약 한 달 전인 지난 2월 23일에 짜뚜롱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로 소식을 전했다. 아르헨티나 ‘노애미’ 선교사의 헌신과 실로암 신학생들의 선교헌금 작정에 관한 얘기였다. 그리고 가난한 국가가 된 아르헨티나에서 온 노애미 선교사의 상황을 설명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작년 2023년에만 물가가 200%나 올랐습니다. 태국보다 가난한 나라가 되었지만 그러나 노에미 선교사님은 헌신하여 치앙마이에서 사역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도전을 했다.
“만약 당신과 아내가 노애미를 위한 선교헌신을 한다면 이는 소수민족이 가난한 나라 선교사을 위한 선교에 참여하는 매우 중요한 상징입니다.”

약한 카렌 소수부족이지만 또 다른 가난한 나라 선교사를 후원하는 것의 의미를 전했다. 그리고 그 이상의 다른 의미가 있음을 설명했다.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경우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와 같은 참으로 아름다운 헌신입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지났지만 연락이 없었다. 그의 부인에게 직접 도전한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페이스북 메신저로 해서 그냥 넘어간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메시지가 온 것이다. 너무 감사하고 기뻐서 바로 연락을 했다. 부부가 같이 헌신한 것에 대하여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그의 부인인 짜룬씨리에게 질문했다.
“그런 선교헌금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그녀는 예상을 넘어선 대답을 하였다.
“기꺼이 자원함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땜짜이(เต็มใจ)’ 라는 그녀의 대답은 주저하지 않고 기쁨으로 하겠다는 말이다. 주저함이나 인색함이 아니라 자원함으로 하겠다는 그녀의 대답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한국으로 들어간 태국인들의 목표는 분명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한국에서 이방인의 삶은 불안하다. 짜뚜롱과 짜룬씨리 부부도 그런 흐름 속에서 한국에 들어갔다. 오늘도 둘은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 반까지 일하였다. 집에 와서 식사를 준비하고 저녁을 먹으려고 하니 밤 9시이다. 이제 잠시 쉬고 내일 아침에 식사를 하고 도시락을 준비하여 공장으로 갈 것이다. 빡빡한 삶이다.

브리스길라, 아굴라 부부와 짜뚜롱, 짜룬씨리의 삶의 모습은 비슷하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로마에서 추방되어 고린도로 이주하였다. 안정된 삶을 뒤로하고 새로운 곳에서의 삶은 불안하다. 그들은 새로 이주한 곳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들도 초기 정착할 때 빡빡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브리스길라, 아굴라 부부와 짜뚜롱, 짜룬씨리 부부는 또 비슷한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와 선교를 위한 헌신이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새로운 곳에서 바울과 함께 일하면서 놀라운 선교사역을 감당하였다. 자비량 텐트메이커로서 초대교회를 위한 큰 섬김의 본을 보여주었다. 짜뚜롱 가족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모교회에 온전한 십일조를 보낸다. 그리고 이번에 노애미 선교사를 위하여 선교헌금을 시작하였다. 자신의 목표가 단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선교 헌신을 주저함 없이 실천한다.

하나님의 선교는 많은 경우 약한 자를 통하여 이루어졌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추방되었고 소수자이며 평신도 텐트 메이커였다. 그렇지만 그들은 바울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한 위대한 선교적 삶을 살았다. 그들을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이방인이고 소수자이며 공장노동자인 짜뚜롱 부부를 인도하셨다. 그들은 그들보다 더 어려운 아르헨티나 선교사를 기꺼이 돕기 시작했다.

약한 자가 약한 자를 도움으로 하나님의 선교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성경에서 약자들을 사용하신 하나님의 선교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판 브리스기라와 아굴라 부부인 짜뚜롱과 짜룬씨리는 그 중에 한가지 예이다. 하나님 나라의 선교는 우리의 생각보다 크고 넓다. [복음기도신문]

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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