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최요나 칼럼] 혈기가 가지고 있는 ‘양날의 검’을 조심하라!

사진: Unsplash의 Karl Magnuson

소리전쟁 12

어느 시대에나 영웅은 늘 있어왔다. 특히, 나라가 어지럽고 압제 가운데 있을 때 난세는 ‘영웅을 필요로 하는 법’이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믿음의 용사들을 준비시키고 어려운 시대마다 놀라운 방법으로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분이다. 물에서 건짐을 받은 자 모세의 탄생과 성장 배경이 그러했다. 모세는 애굽 사람의 모든 지혜를 배웠고 그의 말과 하는 일이 능했던 사람이었다. 그렇게 왕자의 아들로 살아가던 모세는 나이 사십 세가 되었을 때 그 형제 이스라엘 사람을 돌볼 생각이 나게 되었다. 모세는 장성하는 동안 그의 나이 사십 세가 될 때까지 자신의 동족인 이스라엘 자손에 대해 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애굽의 화려한 궁궐 안에서 그들의 모든 지혜와 말과 여러 행사들을 완전히 알게 된 특권을 누리게 된다. 그렇게 평생 화려한 궁궐 안에서 살아도 될 모세에게 나이 사십 세는 그의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게 된다. 그가 가지고 있었던 자신의 동족을 돌아보려는 그의 ‘혈기’가 한순간 애굽 사람을 ‘살인’하는 결과를 가지고 온 것이다.

나이가 사십이 되매 그 형제 이스라엘 자손을 돌볼 생각이 나더니 한 사람이 원통한 일 당함을 보고 보호하여 압제 받는 자를 위하여 원수를 갚아 애굽 사람을 쳐 죽이니라 (행 7:23-24)

혈기를 다른 말로 열정, 원기 왕성 혹은 ‘에너지 넘치는’이라는 단어로도 표현이 된다. 모세를 오늘 우리가 쓰는 표현으로 각색을 하면 ‘열혈남아’ 혹은 ‘불꽃 청춘’ 정도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피 끓는 열정을 가진 모세의 혈기는 ‘살인의 도구’가 되었다. 모세는 사람을 죽이고 모래 속에 감춘 뒤 이튿날 다시 나가서 일을 볼 정도로 자신이 한 정당한 행동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같은 동족끼리 싸우는 것을 본 것이다. 어제는 애굽 사람이 자신의 동족을 치는 것을 보고 애굽 사람을 쳐 죽였는데, 이제는 같은 히브리 사람이 서로 싸우는 것을 본 것이다. 물론, 모세는 그사이에 끼어들어 잘못한 사람을 꾸짖지만, 그로 인해 모세는 자신이 사람을 죽인 일이 탄로나게 되었다. 때때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혈기는 우리의 눈과 귀를 막고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분별력을 상실하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모세는 바로의 낯을 피하여 미디안 땅에 머물며 도망자의 인생을 살게 된 다.

바로가 이 일을 듣고 모세를 죽이고자 하여 찾는지라. 모세가 바로의 낯을 피하여 미디안 땅에 머물며 하루는 우물 곁에 앉았더라 (출2:15)

요즘 시대 교회 사역자를 뽑을 때 가장 선호하는 0순위는 ‘열정이 충만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하나님을 참으로 만났다면, 진정으로 성령 안에서 거듭 났다면 그러한 인생에 반드시 변화가 따라오기 마련인데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열정’이 생겨나는 것이다.

보이는 세상에 ‘올인’하며 살던 사람이 이제는 보이지 않은 영원한 왕이 되시는 그분만을 주목하고, 그 길을 향해 걸어가는 ‘하늘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떤 분은 이렇게 말씀을 하기도 하신다. “열정이 있으면 다 있는 것이고, 열정이 없으면 다 없는 것이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예수님을 처음 인격적으로 만난 곳은 마산에 있는 ‘OO교회’에서 예배드리던 ‘채플(chapel)’ 시간이었다. 신입생들을 위한 채플 모임에서 ‘예수 영화’ 상영을 하게 되었는데 그 예수 영화와 복음의 메시지를 통해 나는 중생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하나님이 하시면 사람은 하루아침에도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 자연스럽게 주어졌던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열정’이었다. 복음에 대한 열정, 영혼에 대한 구령의 열정, 캠퍼스 전도에 대한 열정, 사역에 대한 열정, 예배와 기도에 대한 열정 그리고 민족과 열방에 대한 선교의 열정은 지극히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외적 표식’이어야 했다. 그리고 그 열정에 집어삼켜져서 캠퍼스 사역, 제자 훈련, 전도 여행 그리고 예배와 소그룹 인도 등 수년간 제자의 삶을 살며 민족 복음화, 세계 복음화 그리고 교회 사역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예수를 믿지만, 열정 없이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과 함께 판단하는 마음도 참으로 많이 가졌다. 그러나 그러한 열정에 집어삼켜져서 수년간 훈련받으며 지냈지만, 그 열정으로 인한 나의 고집과 교만과 이기심은 잘 제어가 되지 못했다. 그 모든 것이 다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덮어지기도 하고, 포장되어 사람들에게 드러나기도 했다. 진정한 나의 모습은 열정으로 충만한 모습이 아니었는데, 나는 그것이 나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었다.

“진정한 나의 모습은 열정이 어느 정도 식어지고 난 뒤에 나홀로 집에 있을 때였다!”

“진정한 나의 모습은 열정이 사그라지고, 아내와 자녀들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일상의 삶을 통해서 드러났다!”

“진정한 나의 모습은 열정 있게 무슨 모임과 예배를 인도할 때가 아니라, 매일 주 앞에 엎드려 그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맡겨진 일을 어떤 마음의 자세로 임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열정이 있으면 다 있는 것이고, 열정이 없으면 다 없는 것이다.”라는 말에 부분적으로 동의가 되지만 이제 나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열정이 있으면 다 있을 수도 있지만 다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열정이라는 것이 ‘양날의 검’이 되어 나 자신을 헤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이제는 열정이라는 마스크를 잠시 벗고, 나 자신을 멀리서 바라볼 줄 아는 안목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님이 말씀하지 않았는데도 내가 가진 그 열정에 압도되어 내가 주님보다 먼저 앞서서 행하는 실수를 범하기 때문이다. [복음기도신문]

최요나 선교사 | 총신대 신학대학원 졸. 국제오엠 이스라엘 소속. CCC와 YWAM 예배인도자와 순장으로 사역. 저서 <네가 나의 영광을 짓밟았다>(규장 간, 2020)에 이어 최근 그동안 우리가 놓치고 살아왔던 ‘하나님의 소리’를 갈구하는 마음으로 2023년 11월 <소리전쟁(엎드림출판사)>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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