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를 낳고 기르기 좋은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14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사회가 ‘육아에 최적화된 멀티 인큐베이터 육아공동체’로 변화하도록 힘을 보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담임목사는 이를 위해 ‘양육 인지 감수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일상에서 성별의 차이를 이유로 생기는 차별이나 불균형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능력을 성 인지 감수성이라고 부르는 것에 착안한 개념으로, 출산과 양육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파악해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시정하고 사회 전체의 역량을 동원해 출산·양육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이 담임목사는 “아이들이 태어나서 성장할 때까지 전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함께 책임을 지자는 것”이라며 “사회가 같이 부모의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우리 품에서 양육해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양육 인지 감수성의 지향점을 설명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나오는 숫자의 3배 이상의 낙태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낙태만 막아도 단번에 해결이 된다”고 말했다. 자살·교통사고로 인한 죽음을 막는 것도 저출생 문제와 연결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담임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서울 시내 곳곳에 운영 중인 136개 기도처(기도 시설)를 아동이 방과 후 머물 수 있는 일종의 돌봄 교실·돌봄 학교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여의도 대성전 1층도 아이들의 놀이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양육 인지 감수성 체크리스트를 제작해 배포하고, 유명 인사들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홍보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저출생 대응책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지급한 출산 장려금을 올해부터 첫째 200만원, 둘째 300만원, 셋째 500만원, 넷째 아이 이후 출산에 대해서는 1천만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2012년 이후 5천16명에게 54억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출한 것으로 교회 측은 집계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공식 승인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동성 커플을 위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 기도가 이뤄진 것과 관련해 이 담임목사는 “우리 교회에서 동성애자들을 차별하지는 않는다”고 반응했다.
다만 그는 “성서적으로 동성애를 권장하지 않는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는 게 창조의 원칙이기 때문에 남녀가 만나 결혼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 여정 등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교회 차원에서 단체 관람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쪽 얘기만 너무 들었기 때문에 양쪽을 다 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역사관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있다. 이제 팩트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 확대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1958년 창립 이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여성 장로를 올해부터 장립(將立·장로로 선정된 자에게 교직을 줌)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20명 정도를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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