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주최 측이 기독교 단체의 광장 사용을 승인한 구청 처분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14일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 따르면 인천지법은 최근 조직위가 차준택 부평구청장을 상대로 낸 부평역 광장 사용신고 수리 처분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부평구 광장 사용 규칙은 행정기관 내부의 재량 준칙에 불과해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며 “수리 처분에 일부 하자가 있더라도 그것이 처분을 무효로 돌릴 만큼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조직위는 “내부 규칙을 따라 신고 기간을 지킨 사람이 불이익을 받았는데도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앞으로 규칙이나 조례는 무시하고 광장을 사용해도 된다는 것”이라며 “법리적으로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조직위는 지난해 9월 9일 부평역 광장에서 퀴어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행사를 30일 앞두고 광장 사용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부평구는 기독교 단체가 먼저 신고했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조직위는 부평구가 내부 규칙상 광장 사용 신청이 불가능한 시점에 기독교 단체의 신청을 접수·승인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공공장소 사용을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결국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부평역 광장 대신 부평시장 로터리 일대를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부평구는 “담당 공무원의 미숙한 업무 처리로 인해 오해가 생긴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광장 사용을 제한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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