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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대인(大人)이 필요하다

사진: unsplash의 Jehyun Sung

대인(大人)은 말 그대로 큰 사람이다. 큰 사람은 키 큰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자면 대인이란 <그릇이 큰 사람>을 의미한다. 장차 다가올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승리를 위해서 인물란에 허덕이고 있다. 여당은 새롭고 젊은 지도자가 비대위원장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야권은 전직 당 대표가 감옥에 가도 그 흔해 빠진 <유감>이라는 말도 없었다. 기존의 정치 지도자 중에는 탈권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자칭 리더가 되겠다고 별의별 짓거리를 다 하고 있다. 과거 돈맛을 알고, 권력의 맛을 알기에 이 자(者)들은 국회의원직을 놓지 않고 기득권을 누려 보겠다는 것이다. 각 당에서는 신선한 인물을 찾는다지만 준비된 인물이 많지 않다.

사람은 처음부터 대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는 독불장군(獨不將軍)식의 인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볼 줄 알고 대의(大義)를 위해 자신을 죽일 줄 아는 통 큰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러니 사리사욕에 눈 어둡고 정치권을 사당화하여 보스 노릇을 하려는 사람은 이번만큼은 퇴출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대인은 함께 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줄도 알고, 예견과 통찰이 있고 나눌 줄 아는 덕(德)을 가진 자가 대인이다. 권모술수의 전문가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리더가 되려는 사람은 분명한 소명(召命)과 사명(使命)을 가진 자여야 한다. 거짓말과 희한한 법조문을 둘러대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전문가들은 마땅히 퇴출 되어야 한다.

문제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다. 부도덕하고 양심 불량의 사람도 내 편이면 무조건 후원하고, 감옥에 가 있어야 할 사람도 내 유익과 관련되면 두말없이 협력하고 지원하는 것이 오늘의 한국 사회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큰 지도자 대인(大人)이 없다. 그냥 선전에 능하고 임기응변을 잘 하는 사람이 세상을 이끌어가고,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대놓고 국민을 기만해도, 내 지방 사람이고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이니 그 사람이 펜이라는 식이다. 어느 당은 1/3이 전과자란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에도 대인이 있었다. 특히 자유대한민국을 세운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대인(大人)이었다. 또 박정희 대통령도 대인이었다. 그는 혁명으로 나라를 혼돈에서 건져 내었고, 말 그대로 민족중흥의 역사를 만든 주역이다. 그런데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은 모두 비판의 대상이었고 욕을 먹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런 비판과 욕을 개의치 않았고, 그 당시 조국에 부여된 소명을 위해서 굳건히 일했다. 나는 박정희 장군이 혁명하던 날 아침에 장도영 참모총장께 드리는 편지 사본을 여러 번 읽어 보았다. 거기에는 박정희 장군과 그와 뜻을 함께 하는 분들이 생명을 걸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승만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한·미동맹을 지켜냈다면, 박정희 대통령은 그 바탕 위에 5000년 동안 너무나도 가난했던 우리 민족을 오늘의 풍요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했다. 그러니 누가 대인인가? 나라를 위해서 생명을 거는 지도자가 대인이요 진정한 리더이다. 오늘날 조무래기 소인배들이 그들에게 온갖 욕을 퍼붓는 것은 자유대한민국의 발전과 성장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자들과 뜻을 같이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과거 한국 교회에도 대인들이 많이 있었다. 길선주, 주기철, 손양원, 한상동, 박형룡, 박윤선, 이원영 목사 같은 분들은 한국 교회 역사에 없어서는 안될 대인들이었다. 오늘날 대형교회 목회자라고 해서 대인이 아니다. 민족의 갈 길과 한국 교회를 이처럼 성장케 한 배경에는 큰 어른 곧 대인(大人)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한 분 교회사적으로 큰 지도자는 이영수 목사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아직도 부정적으로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반대하는 사람 쪽의 말만 듣고, 들은 풍월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사람의 인품과 인격을 잘 모르면서 비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36년이나 되었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총회를 좌지우지 했다느니, 총신을 좌지우지 했다느니 하지만, 나는 그 어른과 10여 년 동안 독대를 하면서 느낀 바가 크다. 그는 나보다 10살이나 위였지만 나에게만큼은 깍듯이 예를 갖춘 양반이었다. 그가 나와 독대하면서 내게 들려준 말은 지금도 나에게는 어록으로 남아있다.

그것은 「학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뱁새들 틈에 끼어 모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 어머님이 하신 말씀과 아주 유사하다. 어머니는 늘 내게 「양반은 결정적 순간에 절대로 술수를 쓰지 않는다!」는 유훈을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아무리 억울하고 어려운 일을 당해도 성도로서 자긍심과 자존심을 가져야 한다. 역시 그는 대인이었다. 이영수 목사는 내게 「정 총장님! 나는 관뚜껑을 닫은 후에 평가를 받으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때 내게 한 말이기도 하다. 그는 가장 비상한 머리와 지혜를 가졌지만 ‘반대자와 비판자들의 말을 끝까지 들었다’.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내가 학교 상황을 보고 하면 끝까지 듣고 난 다음 마지막 말은 “소신껏 하세요”였다. 한 마디로 그뿐이었다. 그는 설득할 줄 알고 통합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그가 일구어 놓은 업적을 40여 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야 돌아보니 한국 교회의 개혁주의, 보수주의 교회를 위한 그의 업적이 참으로 많았다.

나라든지, 교회든지 지금 우리에게는 대인(大人)이 필요하다. 멀리 보고, 전체를 보고, 민초들의 말을 들을 줄 아는 멋진 지도자가 그립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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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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