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수천 명 발생…”기후 변화와 연관”
중미 카리브해에 있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주말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수천 명이 발생했다고 AFP·로이터 통신 등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정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48시간 넘게 쏟아부은 폭우로 도미니카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해 집들이 물에 잠기고 기반 시설들이 파괴됐다.
수도인 산토도밍고를 포함해 도미니카공화국 전역에서 불어난 물에 붕괴 사고가 이어지며 희생자가 속출했다.
산토도밍고 중심지에서는 19일 고속도로 터널 벽이 붕괴해 차 여러 대를 덮치면서 아홉 명이 숨졌다.
정부 당국은 빗물이 도로 하층 토양에 침투해 흙을 적시면서 콘크리트 벽의 기반이 무너져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고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
같은 날 산토도밍고에서만 별개의 사고들로 아홉 명이 더 사망했으며, 나머지 사망자들은 홍수에 떠내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 중 4명은 미국 국적이며 3명은 인근 국가인 아이티 출신이라고 AP는 보도했다.
긴급 상황실에 따르면 전국 32개 주에 경보가 내려졌으며 1만3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수도가 끊겼으며 전국의 학교에는 수요일까지 휴교령이 내려졌다.
주도미니카공화국 미국 대사관은 이날 기상 경보에서 열대 저기압으로 인한 이번 비가 도미니카공화국 전역에서 앞으로 24시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루이스 아비나데르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국가 역사상 “가장 심각한 폭우 상황”이라며 “광범위하고 상당한 수준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폭우가 기후 변화로 인한 것임을 강조하며 “기후 변화를 믿지 않았다면 이제 믿기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EFE 통신에 따르면 주말 동안 도미니카공화국 남부와 남서부에 내린 누적 강우량은 최대 431㎜이다.
카리브해 히스파니올라섬에 위치한 도미니카공화국과 그 인근에서는 매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허리케인 시즌이 이어지며 이 기간에 폭풍우가 잦은 편이다.
지난 6월에는 도미니카공화국과 이웃한 나라인 아이티에서 폭우로 50명 넘게 숨지고 이재민 수만 명이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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