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여덟 번째 이야기(8): 계 1:9-20
밧모라 하는 섬에서 고난 받는 자들의 한 형제요 예수의 환난과 나라와 참음에 함께 동참하고 있는 요한은 주의 날(주일), 성령에 감동되어(겔 11:1)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었다. 바로 그것은, “네가 보는 것을 두루마리에 써서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일곱 교회에 보내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이었다. 교회들은 극심한 핍박과 박해를 겪고 있었다. 로마제국 전역에서 자행된 말할 수 없는 극심한 박해로 인하여 거의 모든 성도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요한도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를 증언한다는 이유로 밧모 섬에 유배를 당했고 교회에서 이미 순교를 당한 성도들이 여기저기 있게 되었다.
요한은 음성을 알아보려고 몸을 돌이킬 때에 “일곱 금 촛대”를 보았다. 여기서 “일곱 금 촛대”란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를 말한다(계 1:11, 20). 촛대 사이에 인자 같은 이(단 7:13), 주님이 계셨다. 주님은 떠나지 아니하시고 고난 받는 교회 가운데 계시고 사랑으로 환난 당하는 교회를 품고 보호하고 계셨다. 주님은 일곱 별을 주관하고 계셨다(계 1:20). 주님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함께 하리라” 약속하셨고(마 28:20), 교회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않고 반드시 오리라” 약속하셨다(요 14:18).
“볼지어다(Behold!)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
요한이 본 인자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직유로 묘사된 영광스러운 주님의 모습은 종말을 안고 핍박가운데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큰 위안과 도전을 준다.
주님의 강력한 임재였다. 시각과 청각 이미지에서 흘러 나오는 특별 계시에 압도된 주님의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인자 같은 이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계셨지만 천상적인 실체를 가르킨다. 구약의 묵시문학에서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신 전형적인 표현은 “구름을 타고 오시는 분”으로(단 7:9-14, 시 68:4 표준새번역, 막 13:26) 바다에서 올라온 큰 짐승 넷(사자, 독수리, 곰, 표범=세상에서 일어 날 왕들)과 대응하여 묘사되고 있다(단 7:1-7). 주께서 요한에게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신 이유는 종말에 나타날 그 분이 누구이신지를 분명하게 알려주려는 의도이다. 그 분은 성도들이 사모하는 그 날에 다시 오실 종말론적인 분, 하나님이시다.
가슴에 “금 띠”를 띠시고 발에 “끌리는 옷”은 분명 대제사장이 입던 복장이다(출 25:6, 28:4, 겔 9:2, 단 11:5). 이는 왕의 권위와 권세를 상징한다. 그 분의 “머리와 수염”은 희다. 단 7:9, 인자의 모습과 동일하다. 위엄스럽고 영광스러운 모습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원하신 하나님이시며 온 우주의 심판자가 되심을 드러내어 주신다. 그의 눈은 “불꽃”과 같았다(히 4:13, 계 19:12). 사람들의 속, 깊은 곳까지라도 훤히 꿰뚫어 보시는, 전능하신 통찰력을 갖으신 분이시다(계 20:12). 그의 발은 “풀무 불에 단련한 빛난 주석”과 같았다. 그 분의 강함과 영광스러움을 묘사한다(겔 1:24, 단 10:8). 그 분의 음성은 “많은 물소리”와 같았다. 말씀하심이 위엄과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겔 43:2, 단 10:6, 계 14:2). 그의 입에서는 좌우에 “날선 검”이 나오고 그 얼굴은 “해가 힘있게 비치는” 것 같았다. 주님의 말씀이다. 날카롭고 예리한 강력한 말씀이다(히 4:12-13). 심판의 말씀이다(시 149:6, 사 11:4). 하나님의 말씀은 그 어느 누구도 어떤 세력도 대항할 수 없는 최고의 방어용이자 공격용 무기이다(계 19:15). 영원한 승리의 무기이다(계 19:13, 15). 그 분의 얼굴은 찬란한 영광을 드러내어 준다. 얼굴뿐만 아니라 그 분 전체, 전 존재에서 압도적으로 찬란한 광채가 흘러나온다. 주께서는 살아 계실 때 이런 모습을 보이셨다(마 17:1-2).
존 멕아더 목사는 그의 책, 『존 멕아더, 계시록을 해설하다』 에서 환상의 내용을 주께서 교회를 위해 계속하시는 사역의 7가지로 정리했다:
1) 그리스도께서 자기 교회를 힘있게 하신다(계 1:13a)
2) 그리스도께서 자기 교회를 위해 탄원하신다(계 1:13b)
3) 그리스도께서 자기 교회를 거룩하게 하신다(계 1:14-15a)
4) 그리스도께서 자기 교회에게 권위있게 말씀하신다(계 1:15b)
5) 그리스도께서 자기 교회를 다스리신다(계 1:16a)
6) 그리스도께서 자기 교회를 보호하신다(계 1:16b)
7) 그리스도께서 자기 교회를 통해 영광을 드러내신다(계 1:16c)
요한은 자신이 직접 본 인자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의 발 앞에 엎드러져 죽은 자 같이 되매”(계 1:17a)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요한이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인자 같은 이로 보이신 그 분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알았기 때문이다. 요한은 허깨비를 본 것이 아니고 주님이 하나님이심을, 영광스럽고 위엄스러운 천상의 실체이신 분을 환상을 통해 올바로 보았다. 주님을 본 사람들, 성경이 말하는 이들의 모습은 요한처럼 다 공통적인 반응을 보였다(사 6:5, 겔 1:28, 단 10:8-9). 두려움에 휩싸인 모습을 말이다!
그리스도 자신이 친히 요한에게 알려주신 대로 주님은 알파와 오메가이시다(계 1:17). 처음과 마지막 분, 영원부터 영원까지 전지전능하신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이시다(시 90:2). 온 우주를 통치하시는 역사의 주권을 가지신 분이시요 절대 주권으로 심판하시는 심판주이시다. 죽었다가 부활하신, 살아 계신 분이시요 세세토록 살아 있어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지고 계신 분이시다(계 1:18).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산 자의 하나님이시다(마 22:32). 죽음을 다스릴 권세를 가지신 부활의 하나님이시다(요 11:25). 참으로 경외심을 자아내는 주님의 위엄한 모습이 나이가 든 노 사도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 되었겠는가!
요한은 주님으로부터 마지막 명령을 받는다:
“그러므로 네가 본 것과 지금 있는 일과 장차 될 일을 기록하라”(계 1:19)
과거-현재-미래, 삼중 명령이다. 이는 대체적으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일어날 내용을 아우르는 주님께 받은 메시지이다. “네가 본 것”은 요한이 본 인자의 환상에 대한 내용이다(계 1:12-16). “지금 있는 일”은 현재 고난 가운데 있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 대한 말씀이요(계 2-3). “장차 될 일”은 장차 일어날 일과 주님 오심에 대한 재림에 관한 일이다(계 4-22).
“앙겔로이”(ἄγγελοι, 복수) 라고 기록된 “사자”(angels, NASB)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지만 필자는 날개 달린 천사라기 보다는 교회의 지도자(목사나 감독)를 의미한다고 본다. 히브리어 신약 성경은 이를 “מַלְאָךְ”(말랔, messenger)으로 번역해 교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맥에 따라서 4장 이후에 언급된 “사자”를 다른 측면에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네가 본 내 오른손의 일곱 별과 일곱 금 촛대의 비밀은 이러하니라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요, 일곱 촛대는 일곱 교회니라”(계 1:20)
그 분 안에 일곱 촛대(교회)가 있다. 일곱 촛대 안에 일곱 사자(messenger)가 있다. 종말에 거룩함으로 전쟁하여 승리하는 교회로 서야 할 사명이 있는 주님의 교회, 참된 주님을 닮은 사자들(messengers)이 거룩한 교회 안에 있을 때, 그리고 저들이 참된 선한 목자로 사명을 다할 때(요 10:10) 영적으로 잠자는 사자(死者)들을 빛으로 일깨워 일어나게 할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김명호 | 헤브론선교대학교 성경언어대학 교수. 복음과 기도의 기초 위에 성경의 원어 연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한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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